/사진=디즈니 플러스 '카지노' 시즌 2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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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복귀한 최민식이 복수를 위한 빌드업을 시작했다.

지난 8일 공개된 디즈니 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시즌 2 6회에서는 필리핀으로 복귀한 차무식(최민식 역)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1년 동안 자리를 비우며 정팔(이동휘 역)과 상구(홍기준 역)에게 맡겼던 카지노 운영을 재정비했다. 필리핀 카지노에서 활동 중인 에이전트들을 모두 불러 모아 수수료를 높여주고, 다른 에이전트들을 소개해서 데리고 올 경우 그 에이전트가 올리는 수익금에 대한 성과급도 지불하겠다고 약조했다.

그동안 고생했다며 현금으로 보너스까지 즉시 지급했다. 특급 대우로 에이전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다시 자신의 카지노를 활성화하려는 차무식의 통 큰 전략이었다. 빠르게 카지노의 안정화를 꾀한 차무식은 본격적으로 복수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미 자신에게 민회장(김홍파 역) 살인 혐의를 덮어씌운 진범이 호텔 지분 문제로 분쟁이 있었던 건설사 2세 최칠구(송영규 역)라고 확신했던 상황이다.

그와 삼겹살 가게 사장 진영희(김주령 역) 사이에 고액의 돈이 오고 간 사실도 알고 있었기에 상구를 시켜 삼겹살 가게의 CCTV를 확보했다. 자물쇠를 열어 문 앞에 고이 두고, 어떠한 흔적도 없이 CCTV만 가져온 것은 "쥐도 새도 모르게 언제든 너를 제거할 수 있다"는 진영희를 향한 경고이기도 했다. 차무식의 압박은 최칠구와 조윤기(임형준 역) 영사에게도 가해졌다. 그의 보복을 피해 한국으로 급하게 귀국한 이들에게 감시를 붙여놓은 것.

새롭게 바꾼 전화번호를 알아내 안부 인사를 가장한 협박 전화도 잊지 않았다. 서서히 그리고 은밀하게 숨통을 조여오는 차무식으로 인해 세 사람은 공포와 불안에 휩싸였다. 차무식은 확보한 CCTV를 통해 진영희의 남자친구이자 아길레스 시청 공무원이었던 호세가 최칠구와 조윤기를 만나는 모습을 확인하고, 사건의 배후에 필리핀 정재계 인사가 연루되었음을 간파했다.

차무식은 빅보스 다니엘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내부 공모자를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미 자신을 체포하는 데 가담했던 필리핀 중앙 수사국 NBI 수사팀장 테렌스와 그의 팀원들을 모두 해고해버렸던 차무식이다. 김소정(손은서 역)과 필립(이해우 역)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차무식을 특정하고 수사 중이던 필리핀 최초의 코리안 데스크 오승훈(손석구 역)은 임기가 끝나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끈질기게 추적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미 필리핀에서 가짜 범인을 잡아들여 종결한 사건이었기에 살인 교사범을 찾아내 법적 처벌을 받게 하기는 쉽지 않았다.

정범이 없는 상황에서 살인 교사범에게 처벌을 내렸던 판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오승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자료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제출하며 방법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었을까. 드디어 정범이 없이도 살인 교사범에게 대법원에서 징역 20년 형을 선고한 판례가 생겼고, 이를 본보기 삼아 더욱 수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무식-정팔-상구, 일명 '차무식 패밀리'의 달라진 관계성이다. 끈끈한 의리로 뭉쳐 카지노를 함께 운영해왔던 그들 사이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 정팔은 그동안 차무식이 아무도 모르게 막대한 재산을 축적하고 있었단 사실을 알고 배신감을 크게 느꼈고, 그를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예전 같지 않았다.

친구 태범(김영성 역)과 함께 불법 자금 은닉 혐의로 체포된 그는 다시 한번 차무식의 도움으로 풀려났지만, 고마워하는 마음은 인사치레에 불과했다. 태범이 사례금으로 주겠다는 20억을 거절하고 중간에서 가로채지도 말라는 차무식의 지시도 무시한 채 몰래 사례금을 챙기려 들었던 것. 더 이상 형님에 대한 신뢰도, 지키고 싶은 의리도 없어진 정팔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구 역시 달라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소정과 필립이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했던 그는 빅보스 다니엘의 오른팔이자 차무식의 절친한 친구인 존이 돈 가방을 챙겨가는 것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았다. 차무식이 얼마나 무서운 인물인지 잘 알고 있었고, 함께 동고동락한 그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였기도 했다.

하지만 차무식이 한국에 가서 자리를 비웠던 1년 동안 그를 대신해 직접 카지노를 운영해왔던 자신의 노고를 무시한 채 에이전트들에게 파격 제안을 하면서 다독이자, 마음을 바꿔 먹었다. 언제든 자신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과연 살인 사건의 중요한 목격자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그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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