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조성하 종영 인터뷰
"수위 높은 대사 편집 돼, 이보영에게 치욕감 줄 수 있어"
"최창수, 너무 지질하고 저렴해…공감 안 됐다"
"이보영 첫인상? 친해지기 힘들 것 같았다"
"수위 높은 대사 편집 돼, 이보영에게 치욕감 줄 수 있어"
"최창수, 너무 지질하고 저렴해…공감 안 됐다"
"이보영 첫인상? 친해지기 힘들 것 같았다"

"저는 조직 생활을 못해봐서 집사람한테 많이 물어봤죠. 회사에서 최창수 같은 인물이 있냐고 했더니 어딜가나 한 명씩 있다고, 최창수 같은 사람이 제일 흔하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지난 2월 26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의 배우 조성하가 직장 내 사내정치에 대해 모르는 점은 현재 교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에게 조언을 구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행사'는 광고대행사 VC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보영 분)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 조성하는 탄탄대로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VC기획 기획본부장 최창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27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성하는 "첫회 시청률 4.8%로 시작해서 16%까지 우상향해서 올라왔다는 건 시청자들이 쉬지 않고 큰 사랑을 줬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보이는거다 보니참여한 모든 관계자들이 힘을 받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게 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감사하다"고 인기리에 종영한 소감을 전했다.
인기를 체감하냐고 묻자 조성하는 "제일 반응이 직접적으로 오는 건 우리집이다. '대행사'를 1회부터 16회까지 가족들과 거실에 다같이 모여 함께 봤다. 재밌다고 이야기해주고 좋은 평들을 해줘서 크게 힘을 받고 배우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왜이렇게 비아냥 거리냐고, 왜이렇게 얄밉냐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해준다"며 웃었다.

조성하는 얄밉지만 귀여운 빌런 캐릭터를 위해 목소리 톤의 변화도 줬다고. 그는 "악당이면 휘젓고 뒤엎어야하는데 시도는 하나 매번 뒤집지 못하고 싸움을 걸지만 줘터지는 캐릭터라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하고 같이 공감할까 고민했다"며 "비열함이나 야비함들을 잘 살리기 위해 목소리 톤을 좀 더 들어올렸다"고 말했다.
연기하기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는 2회에서 고아인에게 "왜 이렇게 욕심이 많냐"며 윽박지르는 장면을 꼽았다. 조성하는 "당시 대본에 수위 높은 대사가 있었다. 현장에서도 수위 고민을 많이 했고, 편집에서도 고민을 한 것 같더라. 결국 방송에서는 그 부분이 편집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방송 시간대가 늦긴 하지만, 어린 친구들이 볼 수도 있어서 편집한 것 같다. 고아인에게 치욕감을 줄 수 있는 수위였다. 말로 이야기하기도 좀 그런 대사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창수 캐릭터에 공감은 하지 못했다. 조성하는 "공감할 게 별로 없더라.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이사람의 말투, 문장들이 너무 저렴하고 없어보이고 지질해보였다. 살면서도 연기하면서도 제일 지양하는 부분이 지질함인데, 너무 지질해서 다가가기 힘들었던 역할이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조성하는 어떤 선배일까. 그는 "나는 후배들하고 밥 많이 먹는 선배다. 되도록 밥 한끼 더 사주고 싶은 마음이다. 내 옆에 있으면 밥은 굶지 않는다. 그건 자신할 수 있다. 어렸을 때 그렇게 밥 사주는 선배가 고맙더라. 능력이 되면 무조건 밥을 사고 싶다"며 "집에서는 안 좋아하죠"라며 웃었다.

짐을 들고 로비에서 퇴사하는 장면을 찍을 당시를 묻자 조성하는 "감독님이 코로나에 걸려서 못나오는 바람에 원격으로 촬영으로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를 하면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보영, 손나은 등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도 말했다. 조성하는 "이보영은 첫인상만 보고 친해지기 힘들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호의적이고, 많은 것들을 먼저 베풀줄 아는 배우더라. 촬영이 끝나면 배우들하고 같이 조촐하게 치킨에 맥주 한잔을 먼저 제의해주는 좋은 리더십을 가진 배우라 생각보다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나은은 자체로도 매력있지만, 현장에서 자기가 주어진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한다. 강한나 캐릭터가 쉬운 역할이 아니다. 연기하기 어려운 역할 중 하나인데, 충실히 해내려고 연습을 해가지고 오는 것들이 보이더라"고 덧붙였다.

1990년 뮤지컬 '캐츠'로 데뷔한 조성하는 자신을 '신인배우'라고 칭했다. 그는 "작년 초부터 쓰기 시작했다. 경력 좀 됐다고 우쭐해서 고민을 덜할까봐 작품에 임할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자, 나를 채찍질 하자는 느낌으로 신인배우라고 각인하고 다니는 거다. 또 믿을 신(信)으로,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자는 중의적인 뜻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질한 건 하지말자는 주의였는데. 이번에 지질맨으로 사랑을 많이 받아서 지질 끝판왕을 도전해봐야하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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