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일타스캔들'·'모범택시2' 뜨거운 인기 속 아쉬운 전개
'일타스캔들', '모범택시2' 포스터./사진제공=tvN, SBS
'일타스캔들', '모범택시2' 포스터./사진제공=tvN, SBS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뜨거운 인기만큼 아쉬움 역시 크다. 정경호와 전도연의 달달 로맨스로 큰 호응을 얻은 tvN '일타스캔들'은 뜬금없는 러브라인과 중구난방 전개에 길을 잃었고, 2년 만에 금의환향한 '모범택시2'는 유치하고 허술한 완성도로 실망감을 안겼다.

'일타스캔들'은 11회부터 본격적인 최치열(정경호 분)과 남행선(전도연 분)의 로맨스가 시작됐다. 그동안 유부녀인줄 알았던 남행선이 해이(노윤서 분)의 엄마가 아닌 이모라는 사실을 알게됐기 때문. 희대의 '일타스캔들'은 그렇게 '일타로맨스'가 됐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로맨스가 탄력을 받아야 하는 상황 속 주변 인물들의 서사들이 개입되며 오히려 몰입도가 떨어지고 있다.
사진=tvN '일타스캔들' 방송 화면.
사진=tvN '일타스캔들' 방송 화면.
특히 김영주(이봉련 분)이 남재욱(오의식 분)에게 호감을 느끼고 고백하는 장면은 의아함을 자아냈다. 김영주는 남행선의 절친이자 동업가로 남재욱과는 가족과도 같은 사이. 1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했고, 둘 사이에는 이성적인 교류가 전혀 없었는데 높이 있는 물건을 꺼내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갑작스레 사귀자고 고백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김영주가 남자를 좋아하는 캐릭터고, '금사빠'라는 설정이 있지만 아스퍼커 증후군이 있는 친구의 동생을 "영업 방향을 논의하자"라는 핑계로 포장마차에 데려가는 건 보는 이들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는 문제. 굳이 개연성을 헤치는 이러한 전개를 넣어야했는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사진=tvN '일타스캔들' 방송 화면.
사진=tvN '일타스캔들' 방송 화면.
여기에 최치열과 남행선의 로맨스 대신 '쇠구슬 살인사건'이 후반부의 큰 축을 맡는 상황. 계속해서 두 사람의 로맨스에 끼어들며 싸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지동희(신재하 분)가 쇠구슬 진범으로 밝혀지며 오싹함을 안겼다.

'일타로맨스'에서 쇠구슬범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속 호기심과 긴장감을 자아내는 까불이 같은 역할일 터. 그러나 초반부터 많은 시청자가 지동희를 진범으로 의심했기에 놀라움보다는 반전 없는 엔딩이었다. 여기에 오히려 지동희의 존재가 너무 주목되면서 로맨스를 헤치는 꼴이 됐다. 로맨스와 스릴러와 학원물 등 모든 것들을 섞으려다 탈이 난 셈이다.
'모범택시2' 스틸. / 사진제공=SBS
'모범택시2' 스틸. / 사진제공=SBS
'모범택시2'는 시즌1 당시 많은 팬층을 보유했던 만큼 첫회 시청률부터 12%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블랙 코미디 장르인만큼 시즌1 당시에도 코미디 요소는 있었지만, 통쾌한 사이다 액션과 탄탄한 에피소드, 권선징악 스토리의 매력이 컸던 '모범택시'. 그러나 시즌2는 첫 에피소드부터 엉성한 완성도를 보였다.

잡혀있던 권도기(이제훈 분)가 아무렇지도 않게 탈출해서 택시를 타는 것부터 길을 잃은 최주임(장혁진 분)과 박주임(배유람 분)을 찾아내는 장면, 옥상에서 총만 들고 쏘지 않다가 죽는 반장 김형서(박성근 분)까지 너무나도 억지스럽다.

2년을 기다린 만큼 촘촘하지 못한 전개는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통쾌함과 배우들의 케미는 여전하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한 상황. 아쉬운 완성도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전 시즌에서의 영광은 더 큰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 자명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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