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용의자 된 최민식→활약상 없는 손석구…뒤늦게 휘몰아칠 '카지노'[TEN피플]
'카지노 전설'이 된 남자의 일대기 정리는 끝났다. 한인 살인사건의 진실과 사건을 둘러싼 이들의 또 다른 욕망도 드러난다.

지난달 '카지노' 시즌1이 8부작으로 마무리됐다. '카지노'는 가난한 집에 태어난 차무식(최민식 분)이 우여곡절 끝에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로 거듭난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작품이다.

15일 시작된 '카지노' 시즌2도 8부작으로 구성됐다. 시즌1에서는 차무식이 카지노의 전설이 되기까지 일대기를 상세하게 그렸다. 차무식은 어린 시절부터 머리 회전이 빠르고 설득에 능했던 캐릭터. 배짱도 두둑하다. 남들은 덜덜 떨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응하며 오히려 상대를 당황시킨다. 아버지는 범죄자에 약쟁이고,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맞고 살면서도 오직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인물. 어려운 가정형편에 단칸방에 살았던 차무식은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비상한 머리로 영어를 익히고,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카지노바를 번창시킨다. 합법과 불법의 빈틈을 이용하는 차무식의 모습은 한편으론 얄밉지만 한편으론 감탄이 나올 만큼 영리하다.
살인사건 용의자 된 최민식→활약상 없는 손석구…뒤늦게 휘몰아칠 '카지노'[TEN피플]
살인사건 용의자 된 최민식→활약상 없는 손석구…뒤늦게 휘몰아칠 '카지노'[TEN피플]
'카지노' 스틸. / 사진제공=디즈니
'카지노' 스틸. / 사진제공=디즈니
시즌1의 8부 동안 차무식에 관한 일대기를 상세하게 그린 탓에 장황하게 느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시즌2의 전개를 위한 빌드업은 탄탄하게 이뤄졌다. 시즌2의 시작점은 민회장(김홍파 분) 살인사건. 시즌1 첫 화에서 보여준 장면이다. 민회장은 차무식이 모든 것을 잃었을 때 함께 일하자며 손을 내밀어준 인물. 차무식은 민회장을 죽인 용의자로 몰린다. 시즌2까지 왔지만 전개에 큰 진전이 없다는 점에서 늘어진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에피소드마다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이 사건들이 모여 민회장 살인사건 용의자가 되어 차무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야기로 향한다. 후반부 휘몰아칠 전개가 기대되는 이유다. 한 번 시청은 어렵지만 한 번만 시청하면 마지막까지 '카지노'를 끊을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최민식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누구도 범접불가하다. 캐릭터 열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즌2에도 캐릭터마다 개성이 드러난다. 시즌1과 달리 숨겨뒀던 욕망을 꺼내놓는 캐릭터들도 있다. 이들은 이야기를 더욱 다이내믹하게 만든다. '호랑이 없는 굴의 주인 여우'가 된 차민식의 오른팔 양정팔(이동휘 분), 차민식에게 새롭게 위협적 인물로 부상하는 한식당 주인 진영희(김주령 분) 등이다. 코리안 데스크 오승훈 역의 손석구는 시즌2 초반부까지 여전히 활약상이 없다. 오승훈이 계속 수동적이고 답답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대세배우 손석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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