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사진제공=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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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속상하고 아팠습니다. 다행인 건 나이가 좀 있어서, 좀 더 젊었다면 너무 많이 아팠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많은 분들이 나라는 사람에게 어떤 것들을 도움받기를 원하는지 성찰하고 반성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본의가 아니었어도 대중이 불편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너무나 송구스럽고 죄송합니다."


오은영 박사가 14일 서울시 상암동 ENA 본사에서 열린 '오은영 게임'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불거진 '결혼지옥' 아동 성추행 논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개 숙이며 이렇게 말했다.

오은영은 최근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과 관련한 논란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인 만큼, 프로그램 논란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 아동 행동교정 전문가에서 성인까지 범위를 넓히면서 문어발식 방송이라는 비난과 함께 '쇼닥터'라는 말도 쏟아졌다.

오은영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만큼, 영향력에 대한 책임감과 고민 역시 크다고. 오은영은 "어떤 분은 오은영 말이 꼭 정답이냐고, 그 사람이 신이냐고 한다. 절대 그렇지 않다. 내 말이 정답은 아니다. 나 이외에도 각자의 영역에서 실력을 갖춘 분들이 너무 많다"며 "난 내가 배워왔던 지식과 경험을 더해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할 뿐이다. 진단을 하는 건 전문의 입장이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그 사람의 삶에 맞춰서 이야기한다. '나는 저렇게 생각 안해' 라고 해도 그 순간에 조금 더 사람을 이해해보고 생각해본다는 거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은영./사진제공=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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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게임'은 오은영 박사가 지금까지 숨겨둔 비장의 무기, '놀이'를 꺼내는 특급 프로젝트. 아이의 발달을 신체, 언어, 정서, 인지, 관계 5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 영역이 고르게 발달할 수 있는 놀이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금쪽같은 내새끼' 등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을 이끈 오은영. '놀이 처방' 솔루션인 '오은영 게임'을 기획하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놀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놀이가 아이들의 고른 발달에 너무나 중요한 자극이 된다는 걸 모른다. 놀이 안에는 모든 육아가 다 들어있다. 관찰, 이해, 상호작용, 심지어 학습도 제대로 된 놀이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놀이는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되는 필수 자극이고 소통"이라며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게 놀이라고 하면 다들 놀란다. 그래서 놀이의 개념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놀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공유해야 할 것 같았고, 부모와 함께 집에서 적용할 수 있는 놀이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ENA와 연이 돼서 이야기하게 하게 됐고, ENA 역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선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은영 게임'이 '오징어게임'의 패러디 아니냐고 하는데, 패러디는 아니다.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길 바라는 마음에는 오은영게임이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사진제공=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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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게임'은 오은영의 '놀이 프로젝트'의 일환이자 시작이다. 그는 "놀이 프로젝트는 4~5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거의 완성 단계다. 연령에 맞는, 발달에 도움이 되는 놀이 수백개의 콘텐츠는를 매주 제공할 예정이다. 비용 부담 없이 대방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놀이 처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묻자 오은영은 "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의료계는 연령을 기준으로 성인은 내과, 미성년자는 소아과로 나누지만, 정신과는 다르다. 소아나 청소년 영역은 질환도 문제도 전혀 다르다. 발달을 보는 영역이라 전문의가 된다음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도 따야 한다. 소아청소년 정신과는 임신부터 100세 넘은 어르신까지 다 본다. 발달을 보는 의사"라며 "내가 올해로 32년차다.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치료제를 발견하는 것도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회복하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증상과 질환을 가진 건 역시 사람이라 난 인간을 사람을 보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정신과를 선택했다. 많은 분의 증상과 마음을 보다보니까 인간의 시작은 다 아이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걸 느꼈다. 아이 때부터 부모와의 관계가 편안하고 좋으면 한 인간이 인생을 살아나가는데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겠다 싶어서 소아청소년 정신과를 더 전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아달',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금쪽 처방들을 하면서 아이를 이해하고, 문제점을 찾아보고, 때로는 부모가 노력할 점을 처방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처방이라고 하면 문제가 있는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거라 생각한 사람이 많더라. 처방은 대부분 놀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놀이 처방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오은영./사진제공=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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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내새끼'와의 차별점을 묻자 오은영은 "난 아이를 이해하는 건 인간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금쪽같은 내새끼'는 아이의 문제를 전문가적인 눈으로 진지하게 파악하고 소통하는 거라면, '오은영게임'은 우리네 가정의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쉽게 따라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쪽같은 내새끼'는 기획 단계부터 절대적으로 일반인 아이로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엎어졌다가 다시 하게 됐다. 방송국 입장에서도 일반인 가정과 자녀가 출연하면 누가 볼까 싶었던 거다. 그래도 현실에서의 어려움을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이라 일반인 가정과 아이를 강조했다. 반면 '오은영게임'은 모든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고른 발달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라 연예인 가족이 투입됐다"고 덧붙였다.
오은영./사진제공=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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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현장 분위기는 예상대로 흘러갔을까. 오은영은 "생각한 것보다 어메이징이었다. 아이들을 대할 때는 예상못한 일이 일어난다. 어린 아이들은 느끼는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하란다고 하지 않는다. 첫 회에 나갔던 100명의 어린이와 함께하는 운동회는 걱정도됐다. 아이들 연령대가 만 나이로 3~6세여서 안전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며 '오징어게임'은 규칙을 어기면 탈락이지만, '오은영게임'은 탈락이 아니다. 설명을 다시 듣고 재시도를 여러번 했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훨씬 더 잘해내더라. 아이들은 어른이 잘 가르치면 배운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신동엽은 정말 최고의 MC다. 미리 대사를 생각을 하고 오는 게 아니다. 분위기를 보고 하는 건데, 진짜 머리가 좋은 것 같다. 많은 출연자 아이들이 편안하도록 진행을 잘하고, 나를 편안하게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이민정은 배우이자 여신이지 않나. 실제로 보면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란다. 그런데 그 여신이 털털 여신이다. 아이에 대해 궁금한 게 많고, 성격도 좋다. 여신도 엄마가 되면 비슷해지더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오은영 게임'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방송이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지만, 좋은 내용을 잘 사용하면 도움이 되지 않나.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시즌2가 만들어지면 더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소망했다

"저는 제가 받은 걸 나눠야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어떤 아이가 편안해진다면, 그 가정이 조금 더 편안함을 느낀다면, 어떠 한 개인이 안정감을 느낀다면, 거기에 한 방울 힘이 된다면 무조건 할 겁니다. 따끔한 충고도 해주세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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