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피지컬: 100' 약물 복용 인정한 참가자 출연
형평성 어긋난다 지적
성희롱 악플에 PD "자제되어야"
각종 논란 有…스포츠맨십에 걸맞은지 의문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체급,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최고의 피지컬'을 가린다. 근력, 유연성, 지구력, 민첩성 등 각종 신체 능력을 다양한 미션으로 평가한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피지컬: 100'의 이야기다. 하지만 약물을 복용한 이와 그렇지 않은 이를 같은 선상에 두고 경쟁시키는 것이 맞냐는 비판이 나온다. 욕설에 성희롱 논란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피지컬: 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넷플릭스가 집계하는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TOP) 10'에 따르면 '피지컬: 100'은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5일까지 31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권 부문 2위에 올랐다. '피지컬: 100'은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캐나다 미국, 핀란드, 헝가리, 이탈리아, 노르웨이, 이집트, 케냐, 필리핀 등 62개 국가와 지역에서 톱10 안에 들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도 이 프로그램을 본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다.
'피지컬: 100' 출연자 포스터. / 사진제공=넷플릭스
'피지컬: 100' 출연자 포스터. / 사진제공=넷플릭스
몸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게 하는 미션들을 수행하며 한계에 도전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부 출연자들이 약물 복용 의혹을 받고 있다. 보더빌더들 가운데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스테로이드의 오남용 및 장기 복용은 심장비대증, 면역력 저하 등 부작용을 낳는다.

근육 성장에 도움을 주는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로이더'라고 부르는데, '피지컬: 100' 출연자 일부가 로이더로 의심받는 것. 출연자 A씨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비내추럴이 맞다"고 인정한 적도 있다. '내추럴'이란 스테로이드 같은 주사,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보디빌더를 뜻한다. '피지컬: 100'에서 설기관, 마선호는 다른 보디빌더들과 다르게 아예 '내추럴 보디빌더'로 소개된다. 외국인 출연자 플로리안은 WNC 내추럴 세계 대회 스포츠 모델 Tall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근육 강화제 사용으로 인해 불명예 전당에 등재돼 있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 중 하나는 여성의 남성화. '피지컬: 100'의 일부 여성 출연자들은 남성처럼 목소리가 저음이고 굵다. 이들의 과거 영상을 보면 일반 여성들과 목소리 톤이나 굵기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전부터 스테로이드 복용을 의심받아온 이유다. 약물을 복용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같은 기준에 두고 '최강 피지컬'을 뽑는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피지컬 100' 성희롱·약물·욕설까지…균형 잃은 '최고의 몸'[TEN스타필드]
남녀 성대결을 펼친 보디빌더 선수 춘리를 향한 성희롱성 악플도 문제가 되고 있다. 춘리는 온라인 개인 계정을 통해 "그 어떤 악플도 다 참을 수 있다. 여지껏 다 무시했었다. 하지만 진짜 참기 힘든 건 신체 특정 부위를 확대시켜서 왈가왈부하며 저를 도마 위에서 생선 썰듯이 썰어대는 글"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춘리는 또 다른 게시글을 통해 "빨간 줄 각오해라"고 경고했다. 또한 "피지컬: 100 PD님께서 저를 걱정하며 연락주셨다"며 "밝은 목소리로 전화 받았지만 사실 울화가 치밀었는데 PD님과 통화 후 기분이 좋아졌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장호기 PD도 성희롱성 악플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장 PD는 "젠더 갈등을 부추기거나 신체 부위에 대해 악플을 다는 것은 프로그램을 떠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댓글들이 나오는데, 자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출연자들의 과도한 비속어와 욕설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격한 운동이나 경기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육두문자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피지컬: 100'의 경우 재미를 가미하기 위해서라기엔 과한 수준이다. '씨X', '존X', '뒈X다' 등 저속하고 상스러운 출연자들의 불필요한 언사는 오히려 몰입을 깬다.

스포츠는 정당하고 공평하게 이뤄져야 한다. 나이, 성별, 국적, 체급을 불문하고 '최고의 몸'을 뽑는다는 '피지컬: 100'. 약물 의혹 출연자, 성희롱 논란에 방송에 부적합한 비속어 사용까지 '피지컬: 100'이 스포츠맨십에 걸맞은지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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