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넷추리》
교육열 소재에 멜로·추리·사극 등 결합
공감대 높은 소재+다채로운 장르의 재미
'일타 스캔들' 전도연. /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 전도연. / 사진제공=tvN


《김지원의 넷추리》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수많은 콘텐츠로 가득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속 알맹이만 골라드립니다. 꼭 봐야 할 명작부터 기대되는 신작까지 방구석 1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추천합니다.



한국의 교육열이 남다르다는 것은 이미 세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교육과 입시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도 한국인이 쉽게 공감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스카이'를 향한 학부형과 자녀들의 욕망을 그려내며 신드롬급 인기를 모았던 'SKY 캐슬'이 대표작.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사교육, 입시가 소재가 아닌 변형된 형태도 등장하고 있다. 스릴러, 멜로, 시대극 등을 섞어 복합 장르로 드라마를 구성하는 것. 익숙한 주제지만 신선한 재미를 시청자들이 느끼는 이유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일타 스캔들'은 방영 첫 주 만에 드라마 TV 화제성 부문의 1위로 단번에 올라섰다. 또한 티빙 일간 1위, 넷플릭스 일간 2위 등 주목받고 있다. 배경은 '사교육 전쟁터'지만 주된 내용 중 하나는 조카를 딸로 키우는 남행선(전도연 분)과, 남행선이 운영하는 반찬가게의 음식만 입맛에 맞는 최치열(정경호 분)의 티격태격 멜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고 할 수 있는 것. '일타 스캔들'을 집필한 양희승 작가는 "입시를 배경으로 한 사교육 일번지에서 일타강사와 반찬가게 사장의 유니크한 로맨스가 중심이다. 로맨스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애환도 담겨있다.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사진=tvN '일타 스캔들' 영상 캡처
사진=tvN '일타 스캔들' 영상 캡처
지난해 방영된 '슈룹'은 '조선시대 엄마'의 교육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중전 화령(김혜수 분)과 후궁들이 왕자들을 어떻게 교육시키는지 담겨 흥미를 유발했다. '슈룹'은 비영어권 TV 부문에 3위에도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초등생 학부형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린마더스클럽'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의 일간 1위를 차지했다. '그린마더스클럽'과 이요원은 각각 TV드라마 화제성,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엄마들의 뜨거운 자식 사랑만큼 교육열도 뜨거운 한국 사회. 사교육을 소재로 하여 그 '뜨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여러 장르가 결합된 듯한 복합적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을 살펴봤다. '일타 스캔들'(2023) | 넷플릭스, 티빙
'일타 스캔들' 포스터. /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 포스터. /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수학 일타 강사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남행선(전도연 분)은 핸드볼 국가대표의 길을 포기하고 현재는 '국가대표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조카인 남해이(노윤서 분)를 딸로 당당히 키우기 위해서다. 또한 몸이 불편한 동생 남재우(오의식 분)을 돌보기 위해서다. 사교육 없이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남해이를 자랑스러워하지만, 사실 남해이는 학원에서 최치열(정경호 분)의 수학 강의를 듣고 싶어한다. 최치열은 매년 자신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연평균 1조 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고 해 '1조원의 남자'로 불린다. 남행선은 어렵사리 말을 꺼낸 남해이를 위해 일타강사 최치열 수업에 수강 등록을 하려 전력질주를 마다하지 않고 학부모들이 입시정보를 나누는 스카이맘점넷 커뮤니티에도 들어간다.

입시를 주제로 한 다른 드라마들과 다른 독특한 점은 사교육 이야기를 배경으로 일타강사와 반찬가게 사장의 로맨스가 있다는 점이다. '입시 전쟁'보다 입시라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 긍정적이고 경쾌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전도연과 까칠하고 예민한 정경호, 10살 연상연하 주인공의 조합은 의외성을 가져다준다. '슈룹'(2022) | 넷플릭스, 티빙
'슈룹' 포스터. / 사진제공=tvN
'슈룹' 포스터. / 사진제공=tvN
'슈룹'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과 후궁들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 퓨전 사극.

주인공 김혜수가 연기한 화령은 다섯 아들의 훈육을 위해 '발로 뛰는' 중전이다. 세자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중전, 각자가 수집한 '교육 비책'을 왕자들에게 시키는 후궁들의 모습은 '입시 정보 싸움'에 치열한 현대 엄마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뿐만 아니라 아들을 위해서 헌신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엄마들의 모성애는 감동을 선사한다.

여기에 '슈룹'은 중전과 대비의 권력 다툼, 궁중 암투 이야기까지 더해져 추리극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그린마더스클럽'(2022) | 넷플릭스, 티빙
'그린마더스클럽' 포스터. / 사진제공=JTBC
'그린마더스클럽' 포스터. / 사진제공=JTBC
'그린마더스클럽'은 '녹색어머니회'로 대표되는 초등 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형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리는 드라마. 성적이 아이를 판단하는 모든 기준이 된다는 잘못된 사회 풍조를 꼬집기도 한다.

'그린마더스클럽'는 스릴러에 가까운 장르라고도 이야기됐다. 아동 학대, 아동 성추행 무고, 투신 사망, 마약성 약물 유통, 불륜 등이 자극적 소재가 등장한 것. 때문에 일일드라마에 버금가는 막장 전개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린마더스클럽'에는 초등학교에서 영재반이 폐지된다는 소식을 들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장면도 있다. 교육 입지가 부동산 가격까지 좌우하는 한국 사회의 면면을 담기도 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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