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유퀴즈'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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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자의 가족과 연기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76회에서는 '인생 드라마' 특집을 맞아 61년 차 배우 김혜자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드라마 '전원일기', '사랑이 뭐길래', '엄마가 뿔났다', 영화 '마더' 등에 출연하며 '국민 엄마' 수식어를 얻은 김혜자는 실제로도 1남 1녀를 자식을 둔 엄마. 이날 자식들에겐 어떤 엄마냐소 묻자 김혜자는 "(나는 엄마로서) 빵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 미안한 게 연기밖에 몰랐다. 대본이 나오면 그거 갖고 내 방에 틀어박히는 거다. 우리 아들이 커서 '엄마가 대본을 갖고 있으면 엄마 앞에 장막이 쳐진 것 같았다'고 하더라. 딸은 아프다는 연락이 와서 배를 문질러줬더니 한참 있다가 '하지 마. 나 불편해'라고 하더라. 내가 얼마나 배를 안 문질러줬으면"이라고 회상했다.

살림에도 전혀 재주가 없다고. 김혜자는 "내가 부엌에 안 들어갔으니 제일 무서운 역이 부엌살림 잘하는 주부였다. 난 부엌에 들어가면 이방인 같다"고 밝혔다

1998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도 회상했다. 김혜자는 남편에 대해 "참 좋은 사람"이라며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실 때도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데 어떡하나' 그랬다. 내가 '나 다 해요. 이제 다 할 줄 알아요. 걱정마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진=tvN '유퀴즈'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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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혜자는 "'전 어쩌면 나쁜 생각도 많이 해 천국을 못 갈지도 모르는데 죽으면 천국 문 앞까지는 데려다 주세요'라고 기도한다. 우리 남편은 너무 좋은 사람이라 물론 천국에 가 있다. ''미안해. 자기 살았을 때 너무 잘못했지'라는 말을 꼭 해야 하니 문 앞은 가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면서도 스스로 한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혜자는 "우리 남편이 나보다 11살이 많다. 그래서 나를 맨날 어린 아이처럼 봤다. 다시 만나면 내가 누나처럼 잘해줄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 다 죽었는데"라며 "무슨 풍습인지 모른다. 남편 보내던 날 관에서 꺼내서 그냥 흙에다 넣고 딱딱해지게 밟더라. 정말 몸부림치면서 밟지 말라고 울었다. 아플 것만 같았다"고 해 뭉클함을 안겼다.

다작을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널브러지기 때문이라고. 배역 하나에 온 힘을 다 쏟아내다 보니 자주 할 수 없고, 가사일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혜자는 "나는 앞으로 무슨 역이 주어질까 생각만 해도 설렌다. 그러니까 어떡하냐. 연기를 해야지.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생에 감사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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