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불타는 트롯맨' vs '미스터트롯2'
'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 포스터./사진제공=TV조선, MBN
'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 포스터./사진제공=TV조선, MBN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새로운 포장지'라고 자신했으나 낯설지 않은 익숙함이 지배적이다. '승부수'를 위해 띄운 도전들은 '자충수'로 돌아왔다. 방송사의 인지도를 떠나 '미스터트롯2'에 참패한 '불타는 트롯맨'의 현주소다.

지난 20일과 22일,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2'가 베일을 벗었다. 수치적인 결과인 시청률로만 따지면 '미스터트롯2'의 압승. '미스터트롯2'는 첫 회만에 20%를 돌파한 20.2%를 기록했다. '불타는 트롯맨'은 MBN 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인 8.3%를 받았지만, '미스터트롯2'에게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불타는 트롯맨', '미스터트롯2' 로고./사진제공=MBN, TV조선
'불타는 트롯맨', '미스터트롯2' 로고./사진제공=MBN, TV조선
그러나 이는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연령층은 대부분 중년층이기에 TV조선의 인지도, '미스터트롯' 시리즈라는 이름값을 MBN, 그리고 '불타는 트롯맨'이 이기기란 쉽지 않은 싸움일 터. '미스트롯'부터 '미스터트롯'까지 대한민국에 트롯 오디션 열풍을 일으킨 서혜진 PD가 TV조선을 퇴사한 후 설립한 크레아 스튜디오에서 만들었다고 한들, 그것이 시청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또 있다. 시청률을 떠나 '불타는 트롯맨'은 프로그램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미스터트롯2'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내세운 카드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시청자들이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는 다양한 출연진의 면면과 그들의 노래 실력을 감사하기 위함. 그러나 '불타는 트롯맨'은 방송 최초 '오픈 상금제'를 내세움으로써 '트로트' 보다 '돈'에 더 포커스를 두며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렸다.
사진=MBN '불타는 트롯맨' 방송 화면.
사진=MBN '불타는 트롯맨' 방송 화면.
'불타는 트롯맨'은 오프닝부터 '오징어게임'을 오마주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천장에 매달린 투명 볼에 5만원 지폐들이 가득 담긴 모습과 그걸 바라보는 숫자가 적힌 트레이닝복을 입은 100인의 출연진은 이들이 돈을 위해 경쟁을 벌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지나치게 길게 끄는 오프닝은 지루함마저 자아냈다. 여기에 심사위원들의 버튼 하나당 10만원이라는 것을 강조하듯 버저를 누를 때마다 '+10만원' 자막을 써 몰입도를 저하시켰다.

여기에 비장의 무기로 내세운 MC 도경완은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빠가 아닌"이라며 MC 도경완으로서의 출사표를 냈지만, 기대에 미치지 않은 진행 실력을 보였다. 장윤정의 남편을 내세우지 않겠다고 했지만, "우리 아버지도 며느리 노래 3년은 안 듣는다"며 스스로 장윤정을 언급하기도.

여기에 노이즈마케팅의 수단으로 내세운 홍진영 방송 복귀는 젊은 층들의 호감도를 상실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불타는 트롯맨' 도경완, 홍진영./사진제공=크레아스튜디오
'불타는 트롯맨' 도경완, 홍진영./사진제공=크레아스튜디오
'미스터트롯2'은 익숙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새로움보다는 안전함을 선택한 것. 그간의 시리즈를 답습한 빨간 수트를 입은 출연진의 노래로 오프닝을 열고 대학부, 현역부 등으로 출연진을 나눠 그들의 노래에 집중했다. 이전 시즌에 비해 한층 뛰어난 실력들이 귀호강을 선사했고, 올하트도 쏟아졌다.

반면 '불타는 트롯맨'은 13명의 심사위원들이 한 조에서 올인을 받지 못한 이들 중 국민 투표단으로 한 사람만 살릴 수 있다는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첫 조에서 참가자들이 대거 탈락하는 사태를 맞았다.

결국 시청률도, 완성도도, 출연진의 실력도 '미스터트롯2'의 압승. '불타는 트롯맨'의 앞날이 밝지 않은 이유다. 서혜진 PD가 자신했던 '새로운 포장지'는 '보기 싫은 포장지'가 됐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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