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 감독, 정성화 /사진=SBS 파워 FM '박하선의 씨네타운' 보는 라디오 방송화면 캡처
윤제균 감독, 정성화 /사진=SBS 파워 FM '박하선의 씨네타운' 보는 라디오 방송화면 캡처
배우 정성화와 윤제균 감독이 욕심을 넘어 진심을 담은 작품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16일 오전 방송된 SBS 파워FM(서울·경기 107.7MHz) '박하선의 씨네타운'에서는 코너 '씨네초대석'으로 꾸며져 영화 '영웅'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과 배우 정성화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성화는 "제가 뮤지컬 '영웅'을 아홉시즌 째 하고 있는데 아직도 긴장된다. 영화는 괜찮았다. 윤제균 감독님이 편하게 해주셨다. 뮤지컬은 앞에 있는 관객의 피드백이 바로 온다. (못하면) 나를 미워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은 "원래 제 성격이 눈물도 웃음도 많다. 영화 보면 다 비슷하게 들어가 있다. 영화도 많은 관객이 무거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안에 유머도 있어서 재밌게 보실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성화는 "제가 생각했을 때 우리 영화는 착하고 냉철한 영화다. 감독님이 딱 그렇다. 현장에서 사람도 좋으시고 배우들 편하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히 원하시는 게 있다. 그걸 안 맞추면 그걸 착하게 다시 시킨다. '너무 좋았는데 한 번 더하자'고 하셨다. 열세 번, 열네 번"이라면서 "우린 화를 낼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윤제균 감독, 정성화 /사진=SBS 파워 FM '박하선의 씨네타운' 보는 라디오 방송화면 캡처
윤제균 감독, 정성화 /사진=SBS 파워 FM '박하선의 씨네타운' 보는 라디오 방송화면 캡처
윤제균 감독이 연출하고 정성화가 주연을 맡은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 동명의 오리지널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오는 21일 개봉한다.

윤제균 감독은 "여러분도 많이 보셨을 텐데 '댄싱킹'이라는 영화가 2012년도에 개봉했다. 그때 제가 제작했는데, 정성화 배우가 조연으로 출연했다"며 "그때 공연하고 있다고 해서 보러 오라고 하더라. 감독님이랑 저랑 스태프 몇분이 가서 봤다. 공연을 보고 오열했다. 그때부터 언젠가는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제균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만약에 정성화가 출연 안 한다고 했으면 무릎을 꿇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제균 감독은 "사실이다. 정성화의 뮤지컬 공연을 보신 분들이 영화를 봤을 때 정성화보다 잘할 수 있는 배우가 우리나라에 있는가 스스로 생각했을 때 없었다. 대안이 없었다. 해주셔서 감사한데, 거절하셨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든 꼭 같이하자고 무릎을 꿇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정성화는 "거절할 일이 전혀 없다. 제 영화 필모그래피를 보면 주인공 역할을 맡아본 게 한 번도 없었다. 조연이나 비중 있는 악역을 했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화배우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롤이었다. '죄송하다. 안될 것 같다'고 절대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저 좀 시켜달라'고 한다"며 웃었다.

정성화는 "시켜주셨을 때 목숨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뮤지컬 영화가 처음이고, 영화를 잘 못 하면 14년간의 저 혼자뿐만 아니라 뮤지컬을 공연해온 분께도 누가 된다. 안중근 의사를 소개하는 영화지 않나. 갑자기 책임감과 무게감이 눌려오더라. 그냥 준비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윤제균 감독, 정성화 /사진=SBS 파워 FM '박하선의 씨네타운' 보는 라디오 방송화면 캡처
윤제균 감독, 정성화 /사진=SBS 파워 FM '박하선의 씨네타운' 보는 라디오 방송화면 캡처
정성화는 "그때 감독님이 '네가 안중근 의사가 됐는데 살을 좀 빼달라'고 하시더라. 그때 제가 86kg였는데, 어느 정도 빼야 하냐고 했더니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사람들이 네가 안중근이라고 여길 수 있을 정도'로 빼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계속 뺐다. 제가 첫 촬영 때 체중계 올라가니까 72kg더라. 중간에 쓰러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정성화는 "사람이 절실하면 빠진다. 빨리 살 빼는 데는 방법이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방법으로 하면 된다. 적게 먹고 운동"이라면서 "그만큼 이 작품에 대해 절실함이 있었다. 현장에서 감독님도 알아주셨다. 우리가 모두 독립운동하는 기분으로 찍었다"고 했다.

정성화와 윤제균 감독은 영화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고. 정성화는 "극 중 '장부가'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고음이다. 첫날 열세 번 찍었다. 이건 오케이라고 하고 집에 갔는데 '성화야 미안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다시 찍지 않을래? 라고 하셨다. 그런데 제가 촬영 끝나고 살이 쪘다. 다시 빼서 찍었다. 그때 72kg에서 78kg가 됐다. 1년이 지났나. 편집하고 믹싱을 하시다가 제게 '성화야 한 번만 더 찍지 않을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윤제균은 감독은 "사실 2020년 8월에 개봉할 예정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본의 아니게 후반 작업이 길어졌다. 감독 입장에서는 완성도를 더 극대화할 시간을 벌었다. 시간이 있으니까 완성도를 더 몰아붙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성화는 "이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이 '조연을 했던 사람이 주연을 해도 괜찮을까?', '뮤지컬 영화인데 괜찮을까?'라고 우려를 하셨다. 그 두 가지가 여러분께 장점으로 보일 수 있게 정말 최선을 다했다. 부디 동지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윤제균 감독은 "저 뿐만 아니라 옆에 계신 성화 씨, 많은 배우들, 뒤에서 수많은 스태프들이 진심으로 가진 만든 영화다. 진정성을 가지고 전 세계 시장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자고 했다. 절대 쉬운 길은 가지 말자며 진심을 가지고 만들었다. 많은 분의 응원과 격려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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