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TV조선 '미스터트롯' 기획한 서혜진 PD, MBN서 새 트로트 오디션
참가자 숫자·심사위원단 구성·오디션 방식에 포스터 디자인까지 유사
체감되는 변화 없는데 "다를 것" 자신
'미스터트롯2' 포스터와 '불타는 트롯맨' 포스터. / 사진제공=TV조선, MBN
'미스터트롯2' 포스터와 '불타는 트롯맨' 포스터. / 사진제공=TV조선, MBN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같은 엄마를 둔 자식들끼리 골육상쟁을 벌이게 됐다. '엄마' 서혜진 PD의 손을 떠난 TV조선 '미스터트롯2'와 새로 키운 MBN '불타는 트롯맨'의 이야기다. 노련한 '다 큰 자식'이냐, 파릇파릇한 '막 낳은 어린 자식이냐, 시청자의 선택이 주목되는 가운데, 결국 서 PD가 서로 다른 경쟁사에서 기획했다는 '자가복제'가 아쉬움을 남긴다.

오는 20일에는 MBN '불타는 트롯맨'이, 22일에는 TV조선 '미스터트롯2'가 하루의 간격을 두고 나란히 시작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트로트 가수 오디션. '미스터트롯'은 임영웅, 이찬원, 영탁 등 트로트 스타를 배출한 트로트 오디션의 원조 격. TV조선 프로그램이지만 기획자는 서혜진 PD다. 이들 스타를 발굴해낸 서 PD는 이제 경쟁사인 MBN에서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을 론칭한다. '불타는 트롯맨'은 서 PD가 TV조선 퇴사 후 설립한 크레아 스튜디오에서 MBN과 손잡고 선보이는 예능이다.
'불타는 트롯맨' 서혜진 PD./사진제공=크레아 스튜디오
'불타는 트롯맨' 서혜진 PD./사진제공=크레아 스튜디오
두 프로그램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큰 상황.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서 PD는 "오디션의 '국룰'은 달라지지는 않았으나 보셨을 때 '새로운 포장지를 내놨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새 것은 항상 헌 것을 이긴다"며 오히려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서 PD가 TV조선에 있을 적에 선보였던 '미스터트롯', '미스트롯'과 '불타는 트롯맨'은 심사위원단 구성부터 비슷하다. 심사위원단은 트로트계 대선배-트로트계 중견-대중가요 가수-유명 작곡가-개그맨 및 화제의 인물로 구성돼있다. '미스터트롯', '미스트롯'에서 트로트계 대선배는 진성, 노사연, 트로트계 중견은 장윤정, 작곡가는 조영수였다. '불타는 트롯맨'에서 트로트계 대선배는 남진, 설운도, 주현미, 트로트계 중견은 박현빈, 홍진영, 작곡가는 윤일상이다. 심사위원단도 동일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것.

게다가 '미스터트롯' 심사위원이었던 김준수와 박현빈은 서 PD를 따라가 '불타는 트롯맨'의 심사위원이 됐다. '미스터트롯1' 준결승전 레전드 미션에서 모두 '레전드 가수'로 출연했던 남진, 설운도, 주현미는 '불타는 트롯맨'으로 심사위원석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앞서 '미스터트롯'처럼 '불타는 트롯맨'에서도 '레전드 가수' 미션이 진행된다. 이번 레전드 가수로는 심수봉이 출연한다.
사진=MBN '불타는 트롯맨' 티저 영상 캡처
사진=MBN '불타는 트롯맨' 티저 영상 캡처
오디션 참가자들이 100명이라는 점도 똑같다. 모든 참가자들의 얼굴을 담은 포스터 디자인마저도 비슷하다. 애써 다른 점을 찾아보자면 티저 영상 속 '미스터트롯' 참가자들의 의상 콘셉트는 빨강, '불타는 트롯맨'은 파랑이라는 것이다.

근본적인 오디션 구조를 달리 할 수 없으니 '불타는 트롯맨'은 다른 외형적인 측면을 살짝 틀었다. '미스터트롯'과 차별화하기 위해 '오픈 상금제'를 도입한 것. 상금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참가자 역량에 따라 상금 액수가 커진다. 또한 예선부터 국민 투표제를 실시해 패자 부활을 시킨다. 하지만 '미스터트롯'의 스핀오프라고 해도 될 만큼 핵심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는 셈이다.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2' 티저 영상 캡처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2' 티저 영상 캡처
방송계 관계자들은 두 프로그램이 '트롯맨'이라는 단어 사용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미스터트롯'이 '트롯맨'이라는 단어를 먼저 사용해왔지만, '불타는 트롯맨'에는 제목에 아예 '트롯맨'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서 PD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스터트롯2'보다 우리가 더 잘 돼야 한다. 시청률도 잘 나왔으면 좋겠다. 광고주들에게 20% 나오면 자축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같은 엄마를 둔 자식들 중 누가 승자가 될지는 결국 시청자의 손에 달려있다. 다만 새 자식을 큰 자식과 제 손으로 비슷하게 키워놓고 '새 자식이 더 낫다'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유쾌하지만은 않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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