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김혜수 주연 '슈룹' 종영
잇따른 고증 논란에도 김혜수 열연 빛나
'슈룹' /사진제공=tvN
'슈룹' /사진제공=tvN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작품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김혜수의 존재감은 처음부터 끝까지 빛났다. '장희빈' 이후 20년 만에 사극 드라마를 선택한 김혜수의 선택은 역시나 옳았다는 걸 '슈룹'을 통해 증명해냈다.

지난 4일 종영한 '슈룹'은 우산의 옛날 말로,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담은 작품. 김혜수 원톱 주연을 내세운 '슈룹'은 첫 회부터 희로애락을 오가는 김혜수의 폭발적인 열연으로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 매회 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했다.
사진=tvN '슈룹' 방송 화면.
사진=tvN '슈룹' 방송 화면.
마지막 회에서는 아들들과 며느리, 손자들에게 완벽한 우산이 되어준 김혜수(임화령 역)의 모습이 담기면서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혜수는 세자 배인혁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고, 대비 김해숙의 눈을 피해 세자빈의 임신이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회임 사실을 숨겼다. 윤상현(무안대군 역)의 아이도 지켜냈고, 진짜 자신으로 살기 위해 조선을 떠나는 유선호(계성대군 분)도 따스하게 품었다.

그간 늘 우산이 되어줬던 김혜수는 어느덧 자신에게 슈룹을 씌워줄 정도로 성장한 세자 덕에 비를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김혜수의 슈룹은 다시 원손에게 씌워졌다.
'슈룹' /사진제공=tvN
'슈룹' /사진제공=tvN
'슈룹'은 김혜수의 열연으로 시청률 14%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지만, 방송 내내 잡음 역시 끊이지 않았다. 가장 큰 논란은 중국 색채가 뭍은 오류 고증 오류 논란이었다. '슈룹'은 가상의 인물을 설정했지만, 엄연히 '조선'이라는 국명을 사용하고 있었기에 고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2회서는 자막에 사자성어 '물귀원주'가 중국식 간체자로 쓰여 논란이 일었고, 중전이 임금의 침전을 찾는 장면에서는 '태화전'이라는 현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5화에서는 김혜수가 본인을 한국에서는 쓰지 않는, 중국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본궁'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하면서 중화풍 논란이 거듭됐다.

여기에 또한 중전이 왕자들을 출산하고도 궁궐 내 입지가 흔들리고, 세자 자리를 두고 다른 왕자들이 경쟁하는 상황 등은 조선시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는 지적까지 이어졌다.
사진제공=tvN '슈룹'
사진제공=tvN '슈룹'
드라마 속 역사 왜곡에 민감한 상황에서도 '슈룹'이 역풍을 피할 수 있었던 건 눈썹의 잔털까지도 연기했던 김혜수의 열연 덕분이었다.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처절하게, 때로는 카리스마 있게 얼굴을 달리하는 그의 섬세한 감정선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기 때문. 김혜수가 없는 '슈룹'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존재감 그 이상의 결과를 해냈다.

'슈룹'을 통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김혜수. '믿고 보는 배우'를 넘어 김혜수라는 이름 자체에 지닌 힘을 보여준 그가 앞으로 또 어떠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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