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웨이브 '청춘블라썸' 영상 캡처
사진=웨이브 '청춘블라썸' 영상 캡처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청춘블라썸'에서 이하민(서지훈 분)의 죽음으로 과거에 멈춰있던 한소망(소주연 분), 이재민(김민규 분)이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됐다. 갈등을 겪었던 윤보미(강혜원 분), 최진영(윤현수 분), 강선희(오유진 분)는 좌충우돌 의도치 않은 사건 속에 진심을 깨닫고 상대방을 이해하게 됐다. 마지막회는 각자의 서툰 모습 때문에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받았던 10대들의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지난 2일 방송된 '청춘블라썸' 마지막회에서 소망은 재민과의 '사제 스캔들'로 교생을 그만두기로 한다. 사실, 스캔들로 논란이 된 사진은 형 하민의 죽음 이후 부모님의 이혼으로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던 어머니가 재민을 찾아와, 새로운 가정에서의 임신 사실을 밝히며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던 날이었다. 재민은 그 순간 정말 혼자가 된 기분이었고,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하민을 대신해 소망으로부터 위로를 받았다.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담임 선생님은 "사정 설명을 하면 징계는 막을 수 있다"고 만류했다. 하지만 소망은 "이게 하민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에요"라며 재민을 지키기 위해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기로 했다.

소망이 수업에 들어오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아이들은 "소망쌤 오늘은 왜 안 들어오냐"고 물었다. 국어 선생님은 "학생과 정분난 선생을 누가 학교에 그냥 두겠냐"며 소망이 그만둔 사실을 알렸다. 재민의 "소망 선생님 그런 분 아니다"는 항의에도 불구하고 국어 선생님은 소망에 대한 험담을 이어갔다. 그리고 국어 선생님이 비 오는 날 나타난다는 '전교 1등' 학생 괴담을 다시 꺼냈다. 재민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 괴담 속 남학생은 6년 전에 자살한 저희 형이다. 소망 선생님은 저희 형 유일한 친구였다"라며 그동안 감춰온 비밀을 공개했다. 재민은 "그러니까 함부로 말씀하지 마라. 소망 선생님도, 저희 형도"라고 말한 후 교실을 박차고 나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소망과 이야기 도중, 하민이 죽은 날 어린 자신과 선희가 나눴던 대화를 떠올린 재민은 충격에 빠졌다. 어린 재민은 "넌 형 없었으면 좋겠단 생각 안 해봤나. 난 집에 오빠 없었으면 좋겠다"이라는 선희의 말에 "나도 가끔은 형이 없었으면 좋겠다. 형이 있어서 엄마랑 아빠가 나한테 아무 기대도 하지 않으니까 좀 외로운 기분이 든다"라고 답했었다. 그 때 선희가 "어떤 교복 입은 사람이 울면서 우릴 쳐다보고 있었다"라고 말해 재민은 의아해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기억을 떠올리고 선희를 찾아간 재민은 "그 때 그 사람이 입은 교복, 우리 학교 교복이었냐"라고 물었고, 선희로부터 "응, 우리 학교 교복이었던 것 같다"라는 답이 돌아오자 자책감에 무너져 내렸다.

재민이 등교도 하지 않고 사라지자 소망은 하민의 추모공원에서 재민을 찾았다. 재민은 "형이 들었던 것 같다. 형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제가 했던 말을..."이라며 하민이 죽은 건 모두 자신 때문이라고 괴로워했다. 소망은 "그래, 하민이가 그렇게 된 건 너 때문이다"라고 말한 뒤 "그리고 하민이에게 자기 욕심을 강요했던 부모님 때문이다. 하민이를 이용하려고만 했던 친구들 때문이고, 하민이가 가장 힘든 순간에 그 애의 손을 놔버렸던 나 때문이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소망은 "모두의 탓이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며 "우리 오랫동안 같이 기억하고 같이 미안해하자"라는 자기 고백과 재민을 향한 위로가 섞인 말로 재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이 서로 눈물을 흘리며 하민을 추억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좋아하는 진영과도, 절친 선희와도 관계가 서먹해져 우울해하던 보미는 다른 남학생에게 고백을 받았다. 보미가 거절의 제스처를 취하자 남학생은 "그딴 찐따랑도 사귀어 놓고 난 안 되냐"라며 보미의 손목을 낚아챘다. 순간 남학생의 머리 위로 커피와 캔이 떨어졌고, 보미는 평소 진영이 마시던 커피인 것을 확인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계단을 올라갔다. 하지만 진영이 선희와 즐겁게 대화하며 내려오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는 질투심에 발길을 돌렸다.

계약 연애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줄곧 보미를 피하던 선희는 보미의 계속된 진심에 결국 마음을 풀었다. 선희와의 대화에서 보미는 "선희만큼 재민이를 좋아할 자신이 없었다"고 말하며 "근데 진영인 그렇지 않았다. 나 너랑 진영이 같이 있는거 보고 질투했거든"이라는 말로 자신의 진심을 고백했다. 선희로부터 진영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전해 들은 보미는 당장 진영에게 달려갔다. 진영은 "그때 함부로 말해서 미안하다. 너와 이재민 사이 혼자 오해했다"라고 사과했다. 보미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이제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은..."이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찰나 막차가 도착하며 이야기를 전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서연고 빌런 박창현(김태정 분)은 "처음부터 형 같은 건 없었던 척, 사랑받고 자란 외동인 척, 잘난 척이란 척은 다 해놓고 진짜 모습을 들켰는데 너 같으면 안 죽고 싶겠냐"며 재민에 관한 막말을 쏟아냈다. 보미가 "니가 아무리 재민일 깎아내린다고 해도 선희가 널 좋아하진 않는다"고 분노했다. 창현은 "넌 이재민 관심 끌려고 쟤랑 사귄 거 아니냐"라며 진영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그러자 보미는 "나 진영이 좋아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라고 말했고, 선희와 합세해 창현을 '참교육'했다. 한바탕 몸싸움 소동이 벌어진 뒤 보미와 선희는 교무실에 불려갔다. 그러나 진영의 절친들 김태진(이재성 분), 박의준(신준항 분)이 사건 현장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둔 덕분에 정상 참작으로 인정됐다.

교무실 밖에서 보미를 기다린 진영은 드디어 "좋아한다. 나도 널 좋아한다고. 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라며 자신의 진심을 고백했다. 그리고는 보미를 향해 손을 내밀었고, 보미는 떨려 하면서도 진영의 손을 덥석 잡았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커플이 된 두 사람은 대망의 커플댄스 대회를 맞았다. 보미가 "가짜로 사귈 땐 서운할 일도, 화낼 일도 없었는데 요샌 툭하면 싸우는 거 같다"라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진영은 "지금 우리한테 중요한 건 니가 나를 좋아한다는 거고,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거니까"라고 서로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미술실을 찾은 소망은 고등학생 시절 모습으로 돌아가 하민의 환상을 만났다. 하민은 "넌 그렇게 있는 힘껏, 네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소망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소망 또한 "이제는 너를 보내줘야겠지. 잘가 여름"이라는 말로 진짜 이별을 고했다.

'청춘블라썸'은 10대들의 달콤 쌉싸름한 첫사랑과 남다른 성장 스토리를 MZ세대 대표 청춘 스타들이 높은 싱크로율로 연기해냈다. 여기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미스터리 같은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애절하면서도 진하고, 또 풋풋하기도 한 두 가지 맛 청춘 로맨스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간지럽히며 잠들어 있는 연애 세포들을 깨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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