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마약 투약' 비아이 MC로 내세운 예능 'WET!', 논란 되니 채널 가리기 급급
 비아이./사진=텐아시아DB
비아이./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 집행 유예를 선고받았지만,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B.I)의 활동에 자숙은 없었다. 앨범을 발매하고 팬미팅 투어를 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방송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나 방송 출연이 비아이 혼자만의 의사로 결정되는 건 불가능. 결국 비아이를 앞세운 방송가의 '결정'이 그를 카메라 앞에 세운 꼴이다.

지난 24일 새 예능 'WET! : World EDM Trend (이하 WET!)' 측은 "오는 11월 30일 처음 방송되는 'WET!'에 비아이가 MC로 발탁됐다"고 밝혔다.

'WET!'은 총상금 1억 원을 두고 국내 DJ 레이블들이 경쟁하는 형식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비아이는 진행자로서 25일 진행되는 녹화에 참여한다. 첫 방송은 내달 30일 예정이다.

제작진은 비아이를 MC로 섭외한 이유에 대해 "실력 있는 한국 DJ들이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도록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돼 주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며 "해외 영향력을 가진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로서 역량이 뛰어난 뮤지션이라 MC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비아이./사진=텐아시아DB
비아이./사진=텐아시아DB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대중은 크게 분노했다. 왜냐면 비아이는 지난해 9월 마약 투약을 시인하며 1심 선고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기 때문. 2016년 대마초와 LSD를 사들이고 일부를 투약한 사실이 2019년 뒤늦게 알려진 그는 당시 마약 의혹을 부인하다 경찰 조사에서 대마초 흡연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그룹 아이콘에서 탈퇴했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전속 계약도 해지됐다.

비아이에게 더 큰 비난이 쏠리는 이유는 자숙 없는 뻔뻔한 행보 때문. 그는 사건이 종결되지 않았음에도 아이오케이 사내이사로 선임돼 산하 레이블 131을 설립했고, 에픽하이와 이하이 앨범 피처링과 작사 작곡 참여는 물론 프로젝트 앨범과 솔로 앨범까지 발매했다.

집행유예를 받은 뒤도 마찬가지. 지난 5월에는 글로벌 앨범 프로젝트 'Love or Loved (L.O.L)' 선공개 싱글을 발매하며 온라인 팬콘을 열었고, 지난 8월 아시아 팬미팅 투어를 시작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에 합류해 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4일에는 내달 18일 컴백 카운트다운을 알렸다.
사진=지난 7월 'WET!'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
사진=지난 7월 'WET!'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
이러한 마이웨이 행보 속 방송 복귀 역시 예정된 수순이었다. 'WET!' 측은 이미 지난 7월 23일 반얀트리 호텔서 풀 파티를 진행, 비아이를 DJ 라인업에 올려 출연시킨 바 있다. 이는 프로그램의 프리쇼 형식으로, 비아이는 공식 SNS에 "함께 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기대가 된다"는 영상까지 남겼다.

이에 비아이를 MC로 발탁한 방송사와 제작진의 의중 역시 의심스러운 상황. 마약에 대한 경각심은커녕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앞세워 대놓고 홍보하는 꼴이니 말이다. 비난이 거세지자 방송사가 갑자기 뒤로 숨는 것 역시 헛웃음을 자아낸다.
사진=보도자료 배포 2시간 만에 채널 표기 지운 'WET!'
사진=보도자료 배포 2시간 만에 채널 표기 지운 'WET!'
보도자료 배포 당시 'WET!' 측은 방송사를 채널S, 웨이브로 표기했으나 2시간 만에 돌연 "채널 관련해 사전 협의 중인 부분이 있어 본문 및 포스터에 표기를 제외했다"는 말과 함께 방송사를 지웠다. 자신들의 선택이 부끄러운 건 아는 모양일까.

웨이브와 채널S 모두 SK 그룹 소속. 채널S는 SKT의 자회사인 SKB(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 미디어에스가 보유한 채널이고, 웨이브는 SKT의 인적 분할로 탄생한 ICT 전문 투자사 SK스퀘어의 자회사다. 결국 비아이를 옹호하는 건 이익만을 좇는 대기업인 셈.

노이즈 마케팅에도 정도가 있는 법.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집행유예 선고 1년 만에 프로그램의 대표 얼굴로 내세우는 건 몰상식한 행동이다. 섭외에 응한 비아이도 문제지만, 섭외를 제안한 제작진의 의중에 더욱 비난이 쏠리는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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