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무명 탓 '진로' 고민했던 강훈 "몸 아끼지 않고 촬영, 간절해"[TEN인터뷰]
"확 올라가지도 않고 천천히 오랫동안 연기 생활을 하고 싶어요. 지금도 너무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죠. 사실 '옷소매 붉은 끝동' 하기 전까지는 조금은 저 스스로와 협상을 보고 있었어요. 계속 배우를 해야 할지, 아니면 스스로 타협을 봐야 할지 말이죠. 그런데 '옷소매' 이후에 캐스팅도 되고 과분하게도 많은 작품을 하고 있어요. 몸이 힘들어도 행복하죠. 이 행복이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이 직업을 너무 사랑해서 꾸준히 연기하고 싶습니다"

2009년 데뷔 이후 연기 13년 차에 '2021 MBC 연기대상'서 신인상을 탔던 강훈. 이후 tvN '작은 아씨들'까지 합류하며 라이징 스타로 활약 중이다.
오랜 무명 탓 '진로' 고민했던 강훈 "몸 아끼지 않고 촬영, 간절해"[TEN인터뷰]
‘작은 아씨들’에서 강훈은 종호 캐릭터를 맡아 작품은 물론, 인경(남지현 분)과 인주(김고은 분), 도일(위하준 분) 등 캐릭터들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차분한 말투와 부드러운 표정으로 잔잔한 분위기를 담아낸 외면과, 자신만의 신념으로 인경을 향한 뚝심을 보여주는 내면까지, 강훈은 종호 캐릭터의 안과 밖을 조화롭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강훈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어르신 팬들이 생겼다고. SBS 새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 촬영 중인 강훈은 "촬영장에서 어르신 팬이 '작은 아씨들' 재밌게 봤다며 사진을 찍자고 하셨다. 드라마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사진은 못 찍어드렸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분이 처음이었다. 사극 분장을 했는데도 알아봐 주셔서 감사했다"고 벅찬 심정을 전했다.

이어 "대본을 읽을 때도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결과도 너무 좋게 나와 감사하다. 사랑을 받는다는 게 느껴진다"며 "주로 인경이와 촬영을 해서 다른 선배들이 찍는 건 잘 못 봤었다. 드라마로 보게 되니 상상 그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오랜 무명 탓 '진로' 고민했던 강훈 "몸 아끼지 않고 촬영, 간절해"[TEN인터뷰]
'빌런설'에 대해서는 "왜 나를 의심하는지 모르겠다. 난 그냥 끝까지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나의 극 중 존재를 가지고 내기를 했더라. 그래서 '왜 나를 의심해?'라고 답장을 보냈었다"며 "아마 '옷소매' 때 싸한 면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난 오히려 한결같은 사람이구나 싶었다"고 해명했다.

작품 내내 붙어있었던 배우 남지현과의 케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2018년 남지현이 주연으로 나왔던 tvN '백일의 낭군님'을 즐겨봤다던 강훈은 "지현이랑 같이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촬영하면서도 좋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 낯가림이 심한 나를 위해 편하게 해주더라. 힘을 많이 받았다"며 "현장에서 스태프들에게도 잘하더라. 모든 사람한테 진심으로 대한다. 밝지 않았던 적이 한번 없다. 연기할 때는 인경이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지현 배우와 다시 한번 작업해보고 싶다"고 우정을 드러냈다.
오랜 무명 탓 '진로' 고민했던 강훈 "몸 아끼지 않고 촬영, 간절해"[TEN인터뷰]
그러면서 종호가 인경을 계속 좋아한 이유에 대해서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인경이의 정의감이 좋았던 것 같다. 종호의 사랑은 오래되고 깊다고 생각한다. 유학 가서도 유튜브로 인경이를 보고 있었고 그리워했다"라며 "그래서 인경과 처음 만나는 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안녕?'이라는 대사였는데 이 단어에서 오는 감정이 중요할 것 같더라"라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극 중 종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경을 향해 직진한다. '인간 강훈'은 어떨까. 그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계속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면에서는 종호와 비슷하다. 싱크로율이 6~70% 정도 되는 것 같다. 근데 난 돈이 없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종호는 여유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다. 나도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걸 좋아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고 덧붙였다.
오랜 무명 탓 '진로' 고민했던 강훈 "몸 아끼지 않고 촬영, 간절해"[TEN인터뷰]
또 "그동안 짝사랑을 많이 했다. 상대의 마음을 천천히 기다려주는 편"이라며 "편하고 설레는 걸 둘 다 추구한다. 싸우려고도 하지 않고 좋게 좋게 지내려는 편이다. 계속 설렐 수는 없지만 편함에서 오는 잠깐씩의 설렘이 좋다"고 설명했다.

'작은 아씨들' 종영과 동시에 2개의 작품에 합류하게 된 강훈. 강훈은 현재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와 SBS 새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를 촬영 중이다. 대만 인기 드라마 ‘샹견니’의 리메이크작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던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강훈은 ‘정인규’역을 맡아 풋풋한 열여덟 소년의 사랑을 보여줄 예정이다. ‘꽃선비 열애사’에서는 한량 스타일의 꽃선비 ‘김시열’ 캐릭터를 연기한다.
오랜 무명 탓 '진로' 고민했던 강훈 "몸 아끼지 않고 촬영, 간절해"[TEN인터뷰]
그는 "내가 상상했었던 것들이 지금 좀 펼쳐지고 있는 것 같다. 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몸을 아끼지 않고 촬영하고 있다. 그동안 쉬는 기간들이 너무 길었다 보니 간절함이 더 많이 남아있어서 치열하게 연기하고 있다. 잠을 못 자도 현장에서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극이 끝난 후 현대극으로 출연하게 됐는데 호평받은 것 같아 기쁘고 행복하다.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끝내고 싶다. '옷소매' 이후로 휴식 시간이 없었는데 드라마가 다 끝나면 가까운 제주도라도 다녀오고 싶다. 숨도 좀 쉬고 스스로 고생했다고 말해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