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제갈길' 방송 화면.
사진=tvN '제갈길' 방송 화면.
이유미가 경기 도중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정우는 이유미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직면했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 1회 ‘노력의 배신’에서는 똘기 충만한 멘탈코치 제갈길(정우 분)과 가시 돋친 쇼트트랙 유망주 차가을(이유미 분)의 첫 만남이 담겼다.

이날 방송은 제갈길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운명의 그날이 그려지며 시작됐다. 13년 전 제갈길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구태만(권율 분)을 비롯한 선배들이 폭력을 행사하며 기강을 잡자 반기를 들었고, 싸움 끝에 무릎 부상을 입은 채 시합에 출전했다. 이후 제갈길은 구태만과 시합 상대로 맞붙게 되자 KO승을 따내기 위해 뒤돌아 날라차기로 회심의 일격을 날렸지만, 탄탄한 라인을 지닌 구태만의 반칙까지 용인하는 심판으로 인해 결국 판정패를 받게 됐다. 더욱이 시합도중 십자인대가 파열되고, 판정비리 시위에 나선 아버지로 인해 3억의 빚까지 지게 된 제갈길은 그 길로 선수촌 태권도 훈련장을 찾아 난동을 피워 국가대표에서 영구 제명되고 말았다.

이후 제갈길은 선수촌에서 쌓은 불굴의 멘탈이 빛을 발하며 멘탈코치로 거듭났다. 그런 가운데 제갈길은 운명의 그날 이후 연락이 끊겼던 친구 차무태(김도윤 분)의 간곡한 부탁에, 실업팀으로 옮기며 입스(심리적 원인으로 평소 잘하던 동작을 제대로 못하게 되는 상태)가 찾아온 쇼트트랙 유망주 차가을과 첫 만남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차가을은 “슬럼프다 입스다, 우리한테 그건 그냥 감기 같은 거예요. 앓고 지나가는. 이겨내야 하는”이라고 제갈길을 향해 가시 돋친 돌직구를 쏟아내며 멘탈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낼 뿐이었다.

더욱이 제갈길은 자신의 인생을 뒤바꿔 놓고도 승승장구해온 구태만과 재회해 심중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국대 트라우마를 다시금 되새길 수밖에 없었다. 구태만은 1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권위의식으로 가득 차 있었고, 제갈길은 그를 향한 분노를 애써 삭히며 돌아섰다. 이에 결국 제갈길은 트라우마 때문에 국대 상담은 하지 않는다며 친구 차무태의 부탁을 거절했다. 특히 이때 “‘조금 더 나은 삶’이라는 게 노력여부와 크게 관계없다는 걸 알게 된 후 나는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조금 더 나답게. 느리지만 편안하게. 안될 게 뭔가, 와이낫”이라는 제갈길의 내레이션이 그가 겪은 상처와 심경 변화를 고스란히 깨닫게 했다.

이윽고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전 선발전 당일, 차가을은 4년간의 실패를 딛고 국가대표 자리를 차지하고자 열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차가을은 실업팀으로 옮긴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오코치(허정도 분)의 작전으로 여자부 500미터 예선에서 실격되고 말았다. 이어 국가대표 선발전 1500미터 결승, 차가을은 오코치의 작전임을 모두 알고도 묵묵하고 저돌적으로 경기에 임하며 1위로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을 손으로 밀어버리는 오선아(박한솔 분)의 견제로 인해 차가을은 벽으로 튕겨 나가고 말았고, 오선아의 스케이트 날에 허벅지를 찍히며 부상까지 입고마는 안타까운 상황이 펼쳐져 충격을 안겼다.

동시간 제갈길은 자신에게 상담을 받던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상담을 되돌아보며 먹먹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무거운 마음을 안고 장례식장으로 향하던 제갈길은 TV로 중계되는 차가을의 부상 장면을 목격하고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때 제갈길은 고통스러워하는 차가을을 보며, 묻어뒀던 감정이 몰려온 듯 부상을 당했던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방송 말미 “억압된 것은 어떤 형태로든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 버려 두고 왔던 과거의 내가 거기에 있었다”라며 차가을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오랜 상처를 직면하게 된 제갈길의 모습이 담긴 바. 앞으로 펼쳐질 제갈길과 차가을의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멘탈코치 제갈길’ 2회는 오늘(13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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