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희순./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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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할 테니까 각오하시라"

박희순이 '힘을 뺀 쉬운 액션'을 선보였다. 다만, 힘을 빼는 게 연기적으로 더 어렵다는 함정이다.

16일 배우 박희순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모범가족' 출연 소감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박동하(정우 분)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물. 넷플릭스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와 드라마 '굿 닥터', '힐러', '슈츠'의 김진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극 중 박희순은 사라진 돈 가방의 행적을 좇아 동하를 추적하는 '광철'역을 맡았다. 그는 '광철'역을 통해 숨 막히는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박희순은 '마이네임'에 이어 '모범가족'을 통해 두 번째로 190여 개국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났다. 두 작품 모두 조직에 몸을 담은 역할이지만, 캐릭터가 가진 극 중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뒀다고.

"김진우 감독님께 이 작품을 하기 전에 농담으로 '대충 할 테니까 각오하시라'고 얘기까지 했다. 감독님도 흔쾌히 오케이 해주셨다. 작업하는 동안 서로 그랬다.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대충하자고. 힘 빼고 릴렉스하고 가자. 힘주지 말자. 열연하지 말자. 그런 얘기들을 계속해왔다.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배우 박희순./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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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액션 작품을 선보인 박희순. 그는 "'마이네임'에 비해서 이 액션은 너무 쉬웠다"고 밝혔다. 실제로 액션 연기를 위해 연습한 기간부터 차이가 났는데, '마이네임'은 두세달 연습했고, '모범가족'은 연습 기간이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고.

"'마이네임'은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훈련해서 괜찮았다. 하지만 '모범가족'은 훈련을 일주일도 안 했던 것 같다. 여름이라 덥고 습하고 그래서 힘들었지, 체력의 한계를 느낄 정도의 어려움은 없었다."

극 중 박희순이 맡은 ‘광철’은 악도 선도 아닌 입체적 인물로 그려진다. 마약 조직에 속해있고, 사람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자르는 등의 잔혹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을 느끼는 캐릭터. 동하 가족을 이용해서 마약을 판매하지만 어쩌면 그를 죽이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도 해석된다.

"악인이다. 손 발가락 자르고 마약 팔고 나쁜 사람인데, 가족만 생각하면 이 사람이 약해지거나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그게 딜레마면서 이 사람의 특징이기도 하고 이 사람의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다. 악역인데 언뜻언뜻 나오는 이 사람의 순수함. 이걸 표현하기 위해서 힘을 뺀다는 게 어려운 것 같다."
배우 박희순./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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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은 수월했지만, 연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작품. 그래서인지 작품에 대한 박희순의 애정이 남달랐다. 그는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나 개인적인 만족도 등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면 장면이 거친 화면에서 심리 표현이 잘 됐던 것 같다. 이 정도로 날것의 미장센을 보여줬던 드라마가 있었나 싶은 정도로 그 이미지가 음악과 잘 어우러져서 우리나라에서 찍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이국적이면서도 우리 삶을 잘 얘기하고 있었다. 시청자들이 빠른 화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에 비해 템포가 느릴 수도 있는데, 그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작품을 통해 듣고 싶은 평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작품 자체가 독특하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평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굉장히 한국적이지만 이국적인 느낌을 가진 작품"이라며 "얻은 것이 있다면 가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봤다는 것. 어려울 때 같이하는 게 가족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모범가족'이 공개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시점. 끝으로 박희순은 작품의 감상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며 "어떠한 선입견 없이 작품을 작품대로 감상하시고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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