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오은영 예능, 출연자들 진정성 연이어 논란
'오케이 오케이' 오은영./사진=텐아시아DB
'오케이 오케이' 오은영./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의 마음에 공감하고, 아이들의 문제적 행동에 대한 원인과 솔루션을 제시하며 '육아 전문가'로 큰 호응을 얻었던 정신건강의학과 오은영 예능의 진정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육아를 넘어 부부 문제, 전 연령대 고민 상담까지 영역을 넓히다 보니 출연자들의 태도와 상황에 연출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 이에 상담을 해주는 오은영에 대한 신뢰도 역시 반감되고 있다.
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오은영이 방송 최초로 금쪽이를 바꿔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의뢰인은 삼 남매를 키우는 워킹맘과 황혼 육아를 도맡은 할머니였다. 워킹맘은 "프리랜서로 활동하다 보니 애 셋 키우면서 하기가 쉽지 않더라. 2년만 딱 봐주시기로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막내가 4살이라 떼를 심하게 부린다. 훈육이 안 돼서 그런 것 같아 걱정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나 영상을 본 오은영의 입장은 달랐다. 떼쟁이라고 소개된 32개월 금쪽이는 그 나이 또래 아이들과 비슷한 성향이라는 것. 오히려 오은영은 "엄마로 금쪽이를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엄마와 할머니가 애증의 관계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고된 독박육아를 무보수로 강요하는 건 불효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금쪽같은 내새끼' 프로그램상 이례적인 일이었지만,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의뢰인이 홍보를 위해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쪽이 엄마의 직업이 쇼호스트인데, 방송 직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요즘육아 #금쪽같은내새끼 #황혼육아 삼대모녀 데이트, 금쪽같은내새끼 솔루션으로 엄마랑 화해했어요!"라는 제목의 일상 영상을 게재하면서부터다.
사진=채널A '애로부부' 방송 화면.
사진=채널A '애로부부' 방송 화면.
여기에 금쪽이 엄마가 지난 3월 채널A 예능 '애로 부부'에도 나온 적이 있다는 게 밝혀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당시 '애로 부부'에서 자신을 7년 차 주부, 세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했던 김경미는 남편과 정관수술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아이 셋을 시부모님이 봐주고 있다고 밝혔다. 쇼호스트로서 "이제 막 나도 날개를 달고 날아가고 싶다고"라는 김경미. 그의 5개월만 '금쪽같은 내새끼' 출연의 진정성이 흔들리는 이유다.

이는 MBC '오은영의 리포트 2-결혼 지옥'도 마찬가지. 당시 첫 회에 출연한 안무가 배윤정은 방송이 끝나자마자 전후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의아함을 자아냈다. 11살 연하 서경환과 결혼한 배윤정은 산후우울증을 털어놓으며 "결혼 생활이 재미없고, 죽고 싶었다. 내가 힘들고 필요로 할 때 남편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MBC '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결혼지옥' 방송 화면.
배윤정이 종일 집안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데 남편은 육아를 위해 재택근무 중이라면서도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모습은 분노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배윤정은 방송 후 돌연 남편 편들기에 나섰다. 자신의 SNS에 남편과 다정한 사진을 올리며 "우리 부부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 평소에 굉장히 다정한 남자"라고 강조했다.

죽고 싶었다며 이혼 위기까지 털어놓더니 오은영의 조언 몇 마디에 다시 행복한 부부로 돌아갔다는 배윤정, 서경환 부부에게 화제성을 위한 과도한 연출이 아니냐는 지적이 붙는 건 당연한 결과. 이렇게 쉽게 해소될 갈등이었다면 방송에 출연할 일이었을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요리연구가 백종원, 동물훈련사 강형욱에 이어 상담 전문가로 방송에서 맹활약 중인 오은영. 시대가 자신을 필요로 했다는 그의 말이 맞다고 해도, 출연자들의 진정성이 없는 한 제대로 된 상담은 불가능하다. 의사가 '꾀병'을 부리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 자기 얼굴에 침 뱉는 '불화' 홍보에 기획 의도가 흐릿해진 오은영 예능. 자극보다는 진정성을 되찾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때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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