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국민의힘, 정치적 압력 행사하고자 하는 의도 보여"


국민의힘이 KBS가 공영방송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KBS는 야당이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꼬집었다.

KBS는 28일 입장문을 내 해외 선진국 공영방송 수신료 사례를 짚으며 "공영미디어 KBS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하는 방안이 언급됐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공영방송 수신료 폐지가 세계적으로 대세화 되고 있다. 국내도 KBS를 외면하고 시청을 안 하고 있는데, 시청료를 납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KBS는 "박성중 의원의 지적처럼 세계 공영방송사들은 미디어 환경과 기술변화에 따라 재원 모델을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과정에서의 수신료 폐지는 수신료의 자율 납부가 아닌 세금 등 보다 강제성이 높은 공적 재원 유형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박 의원은 간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 의원은 여러 차례 해외 선진국에서 수신료가 폐지되는 이유로 TV 시청가구가 줄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어 수신료가 폐지되고 있는 것처럼 밝힌 바 있다. 또한 KBS를 시청하지 않는데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같이 징수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BS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로 꼽히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증거로 밝혔다. 또한 "지난주 지상파 방송 3사 TV 시청률 순위 20위권 내 매일 약 13∼14개의 KBS 프로그램이 상위에 위치하고 있다"며 KBS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KBS는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더욱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집권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해외 선진국의 수신료 폐지 사례를 KBS에 대한 정치적 압력의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히려 1981년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회에 의해 동결된 공영미디어의 공적 재원과 1988년 이래로 미디어 환경변화에도 낡은 공영방송 제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를 보다 건설적으로 논의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하 KBS 입장문 전문.

어제 국회의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과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아래와 같이 KBS의 입장을 알려드립니다.

박성중 의원이 언급한 해외 선진국들의 공영방송 수신료 폐지와 관련된 주된 배경은 사실과 다릅니다.

프랑스 수신료 폐지법안의 경우, 주민세 폐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수신료는 주민세가 공동 부과되고 있는데 프랑스 정부가 2023년 주민세를 폐지하기로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수신료를 다르게 부과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높아진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속에서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구매력을 촉진하기 위해 국민 개인이 수신료를 납부하는 대신 올해 10월부터 전체 수신료 액수와 동일한 예산 규모를 부가가치세(VAT)를 통해 조성한 정부 예산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입니다.

박성중 의원의 지적처럼 세계 공영방송사들은 미디어 환경과 기술변화에 따라 재원 모델을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과정에서의 수신료 폐지는 수신료의 자율 납부가 아닌 세금 등 보다 강제성이 높은 공적 재원 유형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박 의원은 간과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스위스는 TV 수상기 보유 여부에 따라 수신료(fee)를 부과하는 방식에서 TV 수상기의 보유 여부와는 무관하게 가구당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TV 수신료에서 공영방송사들을 위한 목적세 형태로 재원 모델을 변경했습니다.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북마케도니아, 루마니아 등은 정부 예산으로 공영방송사의 재원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이는 각국 의회와 정부가 미디어 환경변화와 더불어 거대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자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자국 공영미디어들의 역할을 보다 안정적으로 보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과 같이 오히려 기존의 가구 직접 징수방식에서 전기 및 가스요금에 부과하는 방식으로 징수방식을 바꾸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2016년 한국과 동일하게 전기요금에 공동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이탈리아는 수신료 징수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크게 낮추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독일의 경우 수신료를 별도로 징수하는 기관인 바이트락서비스(Beitragsservice von ARD, ZDF und Deutschlandradio)의 직원이 975명이고, 징수비용만 약 2,300억원(2021년 말 기준)이 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탈리아 징수방식의 변화는 오히려 유럽 내에서 매우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도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7월 7일 영국 하원 내 커뮤니케이션 및 디지털위원회에서는 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행한 바 있습니다. 이때 공영미디어들의 재원 모델 원칙으로 유럽방송연맹(EBU)이 제시한 네 가지 원칙, 즉 1) 장기적인 관점에서 디지털 시대에 공영방송의 역할을 안정적이고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는지 2) 정치와 상업적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일 수 있는지 3) 국민들과 시장으로부터 공평하고 정당하게 징수될 수 있는지 4) 시청자들에게 설명 가능한 재원 조달 모델인지에 따라 현행 수신료제도부터 완전히 상업화되는 재원모델까지 12가지 방안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유럽 47개국 64개 공영방송사의 재원 유형은 공적재원이 79%, 상업 및 기타재원이 21%이며 이중 20개국의 공영방송은 여전히 수신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체 재원 중 수신료의 비중은 59.5%에 달합니다(2020년 기준).

일본 NHK의 수신료 인하는 TV프로그램의 인터넷 동시 전달에 따른 수익을 고려한 2018년 총무성의 결정 그리고 월 1,260엔(약 1만4,340원)인 지상파 수신료와 월 2,280엔(약 2만5,949원)인 위성 수신료 중 위성 수신료 납입자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2020년 10월 지상파 수신 계약자에 한해 1,225엔(약 1만 3,942원)으로 인하를 결정한 것입니다.

박 의원은 여러 차례 해외 선진국에서 수신료가 폐지되는 이유로 TV 시청가구가 줄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어 수신료가 폐지되고 있는 것처럼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KBS를 시청하지 않는데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같이 징수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해외 사례를 볼 때, 박 의원은 관련 국내 기사에 대한 사실 여부나 맥락을 확인하지 않았거나 공영미디어 KBS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KBS 관련 국회 소관 상임위의 집권 여당 간사께서 헌법재판소가 1999년 “수신료는 조세도 아니고 서비스의 대가로서 지불하는 수수료도 아니다 실제 방송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공영방송 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소요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으로서 일반 재정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조세와 다르다”(98헌바70결정)고 결정한 것을 모를 리 없기 때문입니다.

KBS는 이미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영미디어입니다.

KBS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사이자, 전 세계 8개 공영미디어로 구성된 글로벌 태스크 포스(GTF for public media)의 아시아 대표 공영미디어입니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함께 성장해 온 KBS는 부족하지만 어느덧 해외 주요 공영방송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리더십을 가진 대표 공영미디어로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주요한 자산 중 하나입니다.

KBS는 2021년 시사저널 조사에서 ‘언론매체 신뢰도’ 1위, 시사IN 조사에서도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1위였으며, 매 분기 조사하는 KBS 미디어신뢰도 조사에서도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이 포함되었던 2022년 2분기 KBS 미디어신뢰도 조사에서는 KBS가2018년 4분기 조사 이래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등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KBS 텔레비전의 주간 도달률은 68.5%로 영국 BBC(71.6%), 독일 ARD(67.3%), ZDF(62.1%), 프랑스 텔레비전(67.6%)과 유사한 수준이며, 지난주 지상파 방송 3사 TV 시청률 순위 20위권 내 매일 약 13∼14개의 KBS 프로그램이 상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KBS는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더욱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적 압력은 이사회나 사장 선임뿐만 아니라 재원을 통해서도 이뤄진다는 점은 우리보다 공영방송 제도가 진일보한 유럽 내 유럽평의회 장관협의체의 권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입니다.

집권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해외 선진국의 수신료 폐지 사례를 KBS에 대한 정치적 압력의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1981년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회에 의해 동결된 공영미디어의 공적 재원과 1988년 이래로 미디어 환경변화에도 낡은 공영방송 제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를 보다 건설적으로 논의해주길 기대합니다.

해외 선진국들의 의회와 정부는 경쟁이 심화되는 미디어 환경에서 공영미디어를 강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의회와 내각은 2년여의 논의 끝에 공영방송사인 라디오 뉴질랜드(RNZ)와 TV뉴질랜드(TVNZ)를 합병하여 더 큰 공영미디어를 설립하는 방안을 지난 6월 23일 결정하였으며, 수신료 폐지법안을 하원에서 의결한 프랑스 역시 2025년까지 프랑스 텔레비전, 라디오 프랑스, 프랑스 미디어 몽드 등 여러 공영미디어들을 글로벌 미디어 기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단일 회사로 합병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보다 진전된 정책논의를 기대합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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