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섬게임' 고동완 PD 인터뷰
"17kg 증량 예상, 나도 2시간 만에 3kg 쪘다"
"트렌스젠더 풍자 출연 불발, 좋은 출연자라 생각했는데"
"'웹예능계 김태호PD' 조심스러워, 우상향 성장 목표"
'제로섬게임' 고동완 PD./사진제공=티빙
'제로섬게임' 고동완 PD./사진제공=티빙


"찜질방 천장에 돈을 매달아 둔 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서 착안한 게 맞습니다. 오마주라면 오마주죠. 돈이 눈 앞에 보여야 더 열심히 할 것 같았거든요."

1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티빙 오리지널 예능 '제로섬게임' 고동완 PD가 상금 연출 방식은 '오징어게임'을 오마주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제로섬게임'은 거액의 상금을 걸고 찜질방에서 펼쳐지는 국내 최초 몸무게 심리 게임으로, 몸무게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가진 10명의 참가자가 '몸무게 총합을 그대로 유지하라'는 미션을 놓고 벌이는 심리 서바이벌이다. 웹예능 '네고왕', '워크맨' 등을 흥행으로 이끈 고동완 PD의 첫 OTT 도전작이다.

고동완 PD는 유튜브 숏폼 콘텐츠를 만들다 OTT 미드폼 예능에 도전한 소감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했다. 10분짜리 콘텐츠를 만들면서 핵심적으로 생각한 게 10분 동안 계속 재밌어야 한다는 거였는데, 40분 동안 계속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며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긴장감과 재미를 가져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로섬게임' 고동완 PD./사진제공=티빙
'제로섬게임' 고동완 PD./사진제공=티빙
고 PD는 출연자들을 섭외할 때 몸무게 외 고려한 부분으로 '친분'을 꼽았다. 그는 "참가자를 섭외하는 데 3개월이 걸렸다. 그동안 40명 정도 만나서 미팅을 했다"며 "다양한 몸무게를 담기 위해 체중에 대한 기준이 있었고, 그다음에는 친분이었다. 서로 간에 친분이 있으면 촬영 전부터 연맹을 맺을 수 있고, 실력을 떠나 친분으로 정치질을 할 수 있기에 어떤 분과 친한지 리스트를 받아서 겹치면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섭외를 해놓고 막판에 불발된 분이 트렌스젠더 유튜버 풍자였다. 풍자는 예능적인 요소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이력도 있어서 좋은 출연자라 생각했다. 곽튜브도 괜찮다고 생각해 우선순위를 뒀는데 서로 친분이 있더라. 또 풍자는 SBS에서 '검은양게임'에 출연하고 있다는 걸 촬영 직전에 알아서 아쉽게 같이 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고동완 PD는 찜질방에서 몸무게 총 합을 유지하는 예능을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찜질방 요소가 몸무게 유지보다 먼저 나온 소재였다. 원래는 찜질방에서 연애 하는 프로그램을 하려고 했다. 찜질방은 먹고 놀고 자고 다 할 수 있는 공간이지 않나. 찜질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몸무게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인간이 가진 수치가 나이, 키도 있지만 몸무게는 컨트롤하기 힘든 요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유튜브 콘텐츠로 기획했다. 회차는 10부작이었지만 분량은 더 짧았다. 패널들을 섭외할 수 있는 비용도 없을 거로 생각했다. 유튜브 채널과 협업해서 제작하려고 미팅을 하는 와중에 티빙 쪽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론칭하려는 걸 듣게 됐고, 잘 협업하면 스케일 업을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제로섬게임' 고동완 PD./사진제공=티빙
'제로섬게임' 고동완 PD./사진제공=티빙
유튜브 콘텐츠와 OTT 작업의 차이점을 묻자 고 PD는 "나는 유튜브 콘텐츠의 편안함과 OTT 콘텐츠의 스케일 업 중간 역할을 가려고 했다. 그래서 많은 상황 자막보다는 담백하게 말 자막만 넣으려고 했고, 악마의 편집을 차단하려고 했다"며 "분량적인 차이가 가장 컸다. 유튜브 콘텐츠는 카메라 5대에 외장하드 하나면 프로그램 하나 만들 수 있었는데, OTT는 70명의 스태프와 큰 서버 용량으로 편집하다 보니 편집적인 요소에서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청률이나 조회수가 나오지 않는 OTT 콘텐츠라 반응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조회수나 시청률을 볼 수 없어 안타깝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청률이 안 나오니 우리가 준비한 최대치를 보여주자는 목표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게 되더라"며 "나는 원래 댓글 등을 통해 대중들의 반응을 캐치하고 그걸 후반 회차 편집을 녹이는데, 그걸 할 수 없어서 아쉽기는 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대안을 마련한 게 '피드백 요원'이었다. 그는 "일반인들을 모아 '제로섬게임' 보여주고 어땠는지 피드백을 받고 있다. 불편했던 부분은 줄이고 재밌다고 한 부분을 극대화 시키면서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드백 요원 섭외 기준에 대해 묻자 고 PD는 "남녀 성비, 연령대 성비를 다양하게 뒀다. 또 티빙 가입자 70%, 아닌 분 30%로 가입자 분들은 타 티빙 콘텐츠를 비교할 수 있고, 아닌 분들은 어떤 포인트로 티빙에 가입할 수 있게끔 하는지 중점을 뒀다. 심리게임을 본 사람 50%, 안 본 사람 50% 등 다 다양하게 고려해서 피드백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제로섬게임' 고동완 PD /사진제공=티빙
'제로섬게임' 고동완 PD /사진제공=티빙
지난 1일 공개된 '제로섬게임' 1, 2회에서는 서바이벌 최초로 '상금 올리기' 룰이 공개됐다. 최초 상금은 1억원이었고, 2시간동안 몸무게를 올려 '상금 올리기'가 가능하다는 게 룰이었다. 이에 10명의 참가자들은 2시간동안 총 17kg을 증량해 '2억 7000만원'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다.

17kg 증량을 예상했냐고 묻자 고 PD는 "촬영 전에 제작진끼리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2시간 동안 10명이 미친 듯이 먹었는데, 내가 3kg대까지 쪘다. 그때 10명이서 20kg 가까이 찌더라"며 "원래는 3억원 정도로 정해놓고 시작하려고 했는데, 살을 찌운 만큼 올리는 룰은 어디에도 없던 룰 같아서 괜찮을 거 같았다. 나는 5억원까지 가길 기대했는데 예상과 비슷하게 나오더라"고 밝혔다.

'제로섬게임'의 첫 번째 탈락자로 박서휘가 선정된 가운데, 과로사(전재환), 김명선, 김병선(코미꼬), 김한슬, 딕헌터(신동훈), 리안, 오관우, 이규호, 전율이 남은 상금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을 이어간다.

이에 고 PD는 "제작진끼리 처음 녹화할 때 우승자 맞추기를 했는데, 내가 걸었던 인물이 박서휘였다. 그런데 첫 번째로 탈락하더라. 이것 만큼 우리 프로그램이 공정하다는 걸 인증할 수 있는 게 있을까"라며 웃었다.

남은 회차의 관전 포인트는 묻자 고 PD는 "내가 생각해도 이 회차는 재밌다고 생각한 게 있다. 그게 6화, 7화, 12화"라며 "출연자들도 가장 몰입해줬고, 룰도 공들였다. 아직까지 반응이 좀 덜 하더라도 6화까지 보면 뒤가 궁금하도록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6화까지는 한 주에 2회차씩 공개됐는데, 7화부터는 한 회차씩 나온다. 계속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로섬게임' 고동완 PD./사진제공=티빙
'제로섬게임' 고동완 PD./사진제공=티빙
늘 신선한 포맷을 기획하는 고 PD의 연출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내가 하고싶은 건 회사 이름 '아웃오브더박스'(OOTB)와 같다. 틀을 깨는 생각, 남들이 안하는 생각을 하고 싶었다"며 "비슷한 콘텐츠라도 기획이 신선한 프로그램을 하고자 하고, 잘 안 되더라도 신선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만족하고 희열을 느낀다.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시도를 통해 성장하고 좋은 아웃풋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장성규가 '웹예능계의 김태호PD와 유재석이 되자'고 했는데,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은지 묻자 고 PD는 "둘이 술 먹으면서 했던 이야기긴 하지만, 너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본인을 주식에 빗대어 표현한다면 어떤 주식일까. 그는 "나는 오름과 내림이 있지만 결국에는 올라가는 '우상향' 차트 모양과 비슷한 것 같다. 잘 될 때도 있고, 이슈가 터져서 내려갈 때도 있지만, 또 하나의 계기로 올라가려고 노력할 거다. 결과적으로는 내리막이 아닌 오르막으로 계속해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워크맨' 때보다 입소문이 적은거로 봐서 이슈는 안 되고 있는 게 느껴져요. 그래도 저는 '제로섬게임'을 통해 1인 미디어를 벗어나 다중 출연자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OTT 재미도 많이 느꼈어요. 저는 10분 깜냥이라고 생각했는데, 40분짜리도 못 하지는 않다는 걸 알게됐죠. 그래서 앞으로는 1년에 장편 콘텐츠를 2개 만들자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중간중간 저의 장점인 1인 미디어 사업도 하고요. 사업 계획이 하나에서 두개로 넓어지게 된 계기가 된 셈이죠."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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