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BJ통신≫

'트젠' 유튜버 풍자, '빼고파' 출연 논란
"여자 게스트로 출연하는 게 맞냐"
사진= KBS2 예능 ‘빼고파' 방송 화면 캡처
사진= KBS2 예능 ‘빼고파' 방송 화면 캡처


≪서예진의 BJ통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BJ, 유튜버, SNS스타 등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방송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온라인 스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여성 예능에 왜 아저씨가 나와요?"

유튜버 풍자가 KBS2 예능 '빼고파' 출연을 알리자 시청자 게시판에 불이 났다. 트렌스젠더인 풍자가 '여성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자 이를 불편하게 여긴 일부 시청자가 항의에 나선 것.

'빼고파'는 13년 차 유지어터 김신영과 다이어트에 지친 언니들이 함께하는 좌충우돌 다이어트 도전기를 그린 예능프로그램. 지난 2일 방송 말미 예고편엔 풍자가 등장, 다음 회차의 게스트 출연을 알렸다.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선 불이 붙었다. 지난 5일부터 "여성 프로그램에 왜 남성이 등장하냐"는 항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남성으로서의 삶을 살았고 현재도 남성의 신체를 가지고 있는 분이 겉모습만 여성들을 닮으려 노력한다고 여자 게스트로 출연하는 게 정말 맞는 거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사진= KBS2 예능 ‘빼고파' 방송 화면 캡처
사진= KBS2 예능 ‘빼고파' 방송 화면 캡처
일부 시청자가 불편을 느낀 이유는 풍자가 트렌스젠더이기 때문. 지난 18일 방송분에선 남성 뮤지컬배우 김호영이 등장했다. 이어 고은아의 소개팅 상대인 남성 테니스 코치가 게스트로 등장했지만, 별다른 논란은 없었다.

여성 예능이라고 해서 제작진이 게스트에 성별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은 것. 이에 일부 시청자는 풍자의 출연 역시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진= KBS2 예능 ‘빼고파' 시청자 게시판 캡처
사진= KBS2 예능 ‘빼고파' 시청자 게시판 캡처
풍자는 69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다.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트렌스젠더라는 사회적 시선을 이겨내고 다양한 웹 예능을 거쳐 공중파 예능프로그램까지 진출해 맹활약 중이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터키즈 온 더 블럭' 출연분 조회수 500만을 기록, 지난 2월엔 스튜디오 와플 채널의 '바퀴 달린 입'에 이용진과 함께 고정 멤버로 발탁됐다. 이후 SBS '검은 양 게임',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등에 출연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오는 14일 첫 방송하는 채널S '나대지마 심장아'에 고정 패널로 출연 소식을 알려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화제성과 예능감을 두루 갖춘 예능인으로 거듭난 풍자. 지난 2일 출연한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그는 자신을 향한 악플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성별'을 둘러싼 차별과 혐오에서 오는 상처는 그대로 남아있는 모양이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술 취한 여성분을 화장실에서 만난 적 있다. 내적 친밀감이 높았나 보다. 나를 변기로 끌고 가더니 '같은 여자니까 서로 보여주면 안 돼요? 너무 궁금한데?'라고 하며 가슴을 만지더라. 모양이나 기능에 대한 질문도 서슴없이 한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나는 비밀이 없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부분이 없어지는 듯한 느낌."

트렌스젠더. 즉, 성(性)을 바꾼다는 개인적 선택을 사회가 어디까지 받아들이는지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하지만, 성적 지향점과 무관하게 이들이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할 인격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나와 다르단 이유로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비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있지 않다. 풍자를 유튜브에서 공중파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비난이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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