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박은빈, 자폐 스펙트럼 연기 '호평'
시청률 '껑충', OTT에서도 높은 순위 기록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배우 박은빈의 도전이 또 통했다. 드라마 '연모'에서 남장여자인 왕을 연기한 데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천재 변호사를 연기한 그는 자칫 어색하고 불편해 보일 수 있는 인물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완성하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목소리부터 시선 처리, 몸짓 하나까지 우영우 그 자체를 만들어낸 박은빈의 노력이 결실을 보아 사랑스러움을 뿜어낸 것. 이에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급상승세를 기록하며 '명작'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지난달 29일 처음 방송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우영우(박은빈 분)가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은 작품.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배가본드', '자이언트' 등을 연출한 유인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백상예술대상 대상과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한 영화 '증인'의 문지원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무엇보다 '우영우'는 원톱 주연작으로, 우영우를 연기하는 박은빈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다. 그간 드라마 '무브 투 헤븐', '굿닥터' 등에서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인물이 조명된 바 있지만, 여전히 이들을 연기하는 데는 많은 고민이 뒤따라야 했기 때문. 그러나 박은빈은 걱정이 무색할 만큼 우영우를 희화화 없이 있는 그대로 그려내며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연구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연기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우영우의 진심을 제일 먼저 알아주고 우영우의 진심과 박은빈의 진심을 더하고자 했다는 박은빈. "캐릭터의 모방보다는 이해를 먼저 했다. 자폐 스펙트럼의 네 가지 진단 기준을 보며 공부했고, 작가님과 감독님도 오래 준비한 지문들을 표현하고 구체화하려 노력했고,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교수님들의 자문 등을 통해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선에서 만들었다"는 박은빈의 노력은 작품에 녹아들어 사랑스럽고 씩씩한, 성공을 응원하고 싶은 특별한 우영우를 만들어냈다.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그의 매력은 작품을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우영우는 한 번 본 책은 모조리 외워버리는 천재적인 기억력으로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법무법인 한바다에 입사한 수재이지만, 종종 반향어(다른 이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를 구사하고, 특정한 움직임을 반복하고, 고래에 집착하는 '남들과 다른' 인물이다.

그렇기에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사람에게 변호를 맡길 수 있냐는 의심과 편견에 부딪힐 수 있지만, 우영우는 사람들의 차별도, 호의도 인정하면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다른 시각으로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치매 남편에게 다리미를 휘두른 70대 여성을 살인미수로 기소한 검찰과 살인미수 집행유예를 받아내라는 파트너 변호사에게 형사법이 아닌 민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상해 사건의 집행유예를 끌어내겠다고 한 것. 이는 살인미수 집행유예가 확정될 시 남편에 대한 모든 재산을 받지 못해 70대 여성의 생계가 어려워진다는 생각까지 했기 때문이다.

결혼식 도중 벗겨진 웨딩드레스로 파혼 위기에 몰린 신부 측 아버지가 호텔 측에 보상금으로 10억 원을 받아내라는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신랑 측 조부로부터 결혼과 동시에 320억 원 상당의 강남구 도곡동 땅을 주겠다는 언약이 있었음을 알아내 320억 원 손배소로 판을 키우는 능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을 거부하며 손배소를 취하할 방도를 알려달라는 신부의 부탁에 "재판 중 소를 취하한다고 말하면 된다"는 '쉬운 방법'을 알려주기도.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박은빈의 빛나는 호연에 0.9%였던 1회 시청률은 2회서 1.8%로 두 배나 껑충 뛰었다. 이는 ENA 채널 드라마라는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놀라운 상승세다. 여기에 넷플릭스에서도 지상파 드라마를 모두 제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 뒤를 이어 국내 랭킹 2위를 유지 중이다.

박은빈이 아닌 우영우는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을 그려내며 새로운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한 박은빈. 사회의 편견을 깨부수며 변호사 데뷔전을 치른 우영우가 앞으로 또 어떤 감동과 힐링, 통쾌함을 선사할지, 박은빈이 만들어낼 우영우의 행보에 기대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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