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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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여진구가 문가영과의 링크를 각성, 감정공유 로맨스의 시동을 걸며 설렘지수를 높였다.


지난 7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이하 ‘링크’) 2회에서 은계훈(여진구 분)은 18년 만에 자신의 감정을 침범한 사람이 노다현(문가영 분)이라는 사실을 각성했다. 자신의 의지와 별개로 노다현의 감정에 링크될 때마다 걱정하고 챙기는 은계훈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했다.


여진구는 노다현의 감정에 공감하고, 걱정하고 위로하지만 그러면서도 “내가 왜 이러지…”라며 혼란스러워하는 은계훈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노다현이 어쩌면 실종된 여동생일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새어 나오는 애틋하고 미안한 감정과, 수상쩍은 행동과 거짓말을 일삼는 노다현을 향한 의심이 뒤섞인 은계훈의 복잡한 심리가 여진구의 깊이 있는 연기와 만나 몰입감을 더했다. 설레는 로맨스와 아슬아슬한 미스터리 사이, 텐션을 조율하며 극의 흐름을 단숨에 바꿔놓은 노련한 연기로 진가를 발휘했다. 2회 만에 시청자와 감정 링크를 성공적으로 이끈 여진구에 뜨거운 호평이 쏟아졌다.


이날 방송에서 은계훈은 노다현으로부터 좋아한다는 고백을 느닷없이 받게 됐다. 물론 노다현의 고백을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노다현이 18년 전 실종된 쌍둥이 여동생 은계영일지도 모른다는 0.1%의 가능성이 은계훈의 AI 같던 감정을 헤집어 놨다. 한편, 시신이 든 냉장고를 반드시 되찾아야 하는 노다현의 엄마 ‘홍복희’(김지영 분)와 외할머니 ‘나춘옥’(예수정 분)은 이웃 간의 친목 도모를 핑계로 은계훈을 ‘춘옥전골’에 초대했다. 그러나 은계훈은 홍복희가 강권하는 술을 단호하게 사양했고, 억지스러운 제안엔 철벽 방어 태세를 보였다. 거짓말을 못 하는 성격 탓에 ‘춘옥전골’의 음식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평가하는 은계훈의 독설은 홍복희와 나춘옥을 기함하게 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은계훈에게 변화도 찾아왔다. 노다현의 팔뚝 멍을 본 은계훈은 자기도 모르게 감정을 섞어 반응했다. “그쪽이 무슨 상관인데요?”라고 쏘아붙이는 노다현의 반응에 그는 “상관있어! 누가 이랬냐구!”라고 급발진하며 버럭했다. 또 병원까지 노다현과 동행한 은계훈은 “도움을 청해요. 누구한테라도. 정 할 데 없으면 나한테라도”라는 따스한 말을 건네기도. 만약 여동생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난 그 누군갈 죽일 겁니다”라는 은계훈의 단호한 눈빛은 정당방위이지만 사람을 죽이고 유기한 죄책감 때문에 하루하루가 고통인 노다현에게 큰 위로가 됐다.


은계훈은 링크 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자연스럽게 노다현을 찾았고, 그가 눈앞에 보이면 비로소 안도했다. 그리고 18년 만에 불쑥 침범한 감정의 실체가 노다현의 것임을 깨달았다. 은계훈이 노다현과의 링크를 각성한 가운데 두 사람의 관계에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지화양식당’에 몰래 들어와 냉장고 문을 열고 놀라는 노다현.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찾는 게… 있어요?”라고 묻는 은계훈의 모습은 소름을 유발했다. 이어 “자, 이제 어떤 거짓말을 할까”라는 은계훈의 내레이션 엔딩은 그가 노다현의 진실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암시,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케 했다.


여진구는 영문도 모른 채 노다현의 감정에 끌려다니는 은계훈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노다현의 감정을 살피고 위로하며 조금씩 스며드는 은계훈의 마음이 여진구의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또 과거에 멈춘 엄마 장미숙(박보경 분)의 고통과 원망을 감내하며 죄인처럼 괜찮은 척해야 하는 은계훈의 안타까운 상황과 상처도 여진구의 묵직한 감정 표현으로 깊이를 더했다. 무엇보다 유쾌한 전개 속에서도 미스터리의 묘미를 놓치지 않는 노련함은 여진구이기에 가능했다.


18년 만에 느닷없이 시작된 링크 현상, 동생을 납치한 범인이 동네(지화동)에 있다는 무당 황선녀의 확신과 “이 동네에 있어. 정말이야”라는 과거 속 어떤 남자의 귓속말에 이끌려 지화동에 레스토랑을 차린 은계훈. 그런 은계훈을 의미심장하게 지켜보기 시작한 안경위, 냉장고를 두고 수상한 행동을 하는 노다현과 ‘춘옥전골’ 식구들의 시선 속 은계훈이 찾고 싶어 하는 진실이 과연 지화동에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링크’는 18년 만에 다시 시작된 링크 현상으로, 한 남자가 낯선 여자의 온갖 감정을 느끼며 벌어지는 감정공유 판타지 로맨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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