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염정아 '불법주식'→문가영 '시체유기', 부도덕 범죄 여주 괜찮나
배우 염정아, 문가영./사진=텐아시아DB
배우 염정아, 문가영./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불법 주식부터 도청까지 서슴지 않고, 자신이 살해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두고 자수가 아닌 시체유기를 선택하는 여자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모든 캐릭터가 도덕적이고 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감과 응원을 얻기 힘든 캐릭터로 인해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클리닝업' 염정아 캐릭터 포스터./사진제공=JTBC
'클리닝업' 염정아 캐릭터 포스터./사진제공=JTBC
지난 4일 처음 방송된 JTBC '클리닝 업'은 우연히 듣게 된 내부자거래 정보로 주식 전쟁에 뛰어든 증권사 미화원 언니들의 예측불허 인생 상한가 도전기를 다룬 작품. 극 중 염정아(어용미 역)는 홀로 두 딸을 키우는 싱글맘으로, 미화원, 가정도우미, 편의점 아르바이트, 그리고 엄마까지 병행하는 '프로 N잡러'.

바람피워서 이혼한 남편 대신 두 딸을 챙기지만 삶은 나아지지 않고, 빚쟁이에게 시달리다 우연히 내부자거래 정보를 듣고 인생 한 방을 노리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응원을 부르기 충분했다.
사진=JTBC '클리닝업' 방송 화면.
사진=JTBC '클리닝업' 방송 화면.
그러나 문제는 염정아 캐릭터가 감정 이입하기에는 너무도 민폐라는 점이다. 그가 현재 갚고 있는 빚은 자신의 도박 빚에다가 돈을 빌려주지 않는 오빠에게 화가나 자동차 사이드미러를 박살 내고 긁어버리는 것. 여기에 슈퍼 주인이 초콜릿을 도둑질한 딸을 혼내자 과자를 슈퍼 바닥에 뿌리며 복수하고, 늦은 밤 딸들과 춤추고 뛰며 다세대 주택에서 층간소음까지 유발하는 것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에 주식 정보를 몰래 빼돌리는 것조차 마냥 곱게 보이지 않는다. 하고 싶지 않다는 순진한 안인경(전소민 분)을 끌어들이는 것도 모자라 자신은 돈이 없으니 계속 빌려달라고 요구하고, 5주만 투자하고 싶다는 인경의 말에도 멋대로 100주나 사버리는 등의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 불법 주식은 엄연한 범죄, '클리닝 업'이 대중들에게 설득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용미의 캐릭터가 중요함에도 비호감으로 전락한 캐릭터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링크' 포스터./사진제공=tvN
'링크' 포스터./사진제공=tvN
이는 문가영도 마찬가지다. 지난 6일 처음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링크 :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이하 '링크')에서 노다현 역을 맡은 문가영은 첫 회 엔딩에서 가족들과 시체를 유기하는 모습으로 충격을 안겼다.

그가 유기한 인물은 그를 스토킹한 회사 동료로, 선물 공세에도 문가영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뒤를 밟더니 집까지 찾아와 폭력까지 행사한 것. 이에 문가영은 정신을 잃었고, 눈을 떠보니 스토커가 피를 흘린 채 죽어있었다.

정당방위라고 생각했다면 경찰에 자수하면 그만. 그러나 문가영은 지구대가 만원이라는 이유로 자수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고, 시체를 목격한 엄마, 할머니 역시 딸의 자수를 권하기는커녕 능숙한 솜씨로 시체를 냉장고에 유기한다. 문가영 역시 이를 말리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채 냉장고를 회수한 여진구(은계훈 역)의 식당에서 시체를 꺼내올 궁리만 한다.
사진=tvN '링크' 방송 화면.
사진=tvN '링크' 방송 화면.
이러한 전개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휴먼 드라마라고 생각했던 드라마가 갑자기 스릴러가 된 것도 모자라 여주가 시체를 유기하는 것은 상상 이상의 전개이기 때문. 이에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시체를 유기하는 건 엄연한 범죄인데 이것을 코믹, 스릴러 요소로 설정한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물론, 모든 캐릭터가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하지는 않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폭력과 사기, 범죄 등을 저지르는 캐릭터들도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청자가 그 캐릭터에 이입될 수 있도록 캐릭터의 설정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는 거다. 이도 저도 아닌 어설픔에 도덕성을 상실한 인물의 모습은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킬 뿐 아니라 공감 역시 얻기 힘들다. 초반부터 '범죄'를 안고 시작한 두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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