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단심' (사진=방송 화면 캡처)
'붉은 단심' (사진=방송 화면 캡처)

‘붉은 단심’ 광기에 사로잡힌 박지연의 폭주가 브라운관을 긴장감으로 물들였다.

지난 6일 KBS 2TV 월화드라마 ‘붉은 단심‘11회가 방송된 가운데, 배우 박지연이 첫 정인(情人)이었던 박계원(장혁 분)을 향한 배신감과 증오심으로 걷잡을 수 없이 흑화(黑靴) 하는 대비 ‘최가연’을 열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최가연은 대비전을 떠나라며 박계원이 준비한 가마에 불을 붙였고, 무섭게 타오르는 불길을 사이에 두고 그와 대치했다. 자신 대신 유정(강한나 분)을 선택한 박계원에게 분노한 최가연은 “내가 이제 무얼 할 것 같습니까”라고 읊조리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서늘한 눈빛으로 박계원을 응시, 브레이크 없는 흑화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최가연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신묘한 능력을 지닌 승려 혜강(오승훈 분)을 찾아간 그는 자신의 소망은 대비로 조선에 군림하는 것, 즉 수렴청정임을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기우제 날, 피를 토하고 쓰러진 이태(이준 분)를 차갑게 내려다보는 최가연의 모습 위로 “주상을, 내 아드님을 죽여 다오”라는 섬뜩한 저주의 음성이 흘러나와 보는 이들의 소름을 유발했다.

최가연은 그 누구의 동의도 얻지 못한 수렴청정에 나섰다. 박계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도(御道)를 범한 최가연은 텅 빈 정전에서 박계원과 격렬하게 대립했다. 조선의 법도와 체계를 지키려는 박계원에게 비소를 보이며 적개심을 고스란히 드러낸 그는 “내가 좌상의 조선을 부숴보려 합니다”라고 선전포고해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금껏 박계원의 뜻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던 최가연의 폭주는 극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하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최가연의 심경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 배우 박지연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지연은 꽃처럼 우아하고 기품 넘치던 최가연이 박계원을 향한 분노와 애증에 잠식돼 180도 돌변한 모습을 디테일하고 치밀하게 표현해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박계원이 전부를 걸고 지키고자 하는 조선의 체계를 무너뜨리겠다고 선포한 최가연. 이처럼 두 인물이 첫 정인에서 정적(政敵)으로 관계의 변곡점을 맞이한 가운데, 최가연의 각성이 앞으로 어떠한 파장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KBS 2TV 월화드라마 ‘붉은 단심’은 살아남기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내쳐야 하는 왕 이태와 살아남기 위해 중전이 되어야 하는 유정(강한나 분), 정적인 된 그들이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며 펼쳐지는 핏빛 궁중 로맨스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신지원 텐아시아 기자 abocat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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