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우리는 오늘부터'와 '닥터로이어'의 임수향. / 사진제공=그룹에이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각각 '우리는 오늘부터'와 '닥터로이어'의 임수향. / 사진제공=그룹에이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월, 화는 발랄한 임산부로, 금, 토는 의료 범죄 전담부 검사로 살고 있는 배우. SBS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와 MBC 금토드라마 '닥터로이어'에 겹치기 출연하게 된 임수향의 이야기다. 방송사의 '겹치기 편성'에 난감해진 임수향이 난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3일 '닥터로이어'가 첫 방송됐다. 임수향은 이 드라마에서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게는 부드러운 정의로운 검사 금석영 역을 맡았다. 금석영은 아픈 동생을 위해서 하던 일도 제치고 달려오는 인물.
사진=MBC '닥터로이어' 영상 캡처
사진=MBC '닥터로이어' 영상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의료 사고 재판이 열린 가운데 피고인인 의사 박기태(김형묵 분)가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그리고 곧 그는 심정지 상태가 됐다. 이때 한이한이 등장했다. 한이한의 등장에 검사 금석영(임수향 분)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5년 전 금석영과 한이한은 악연으로 엮인 상황. 과거 결혼을 약속할 만큼 애틋했던 검사, 의사 커플이었던 것. 한이한은 금석영 동생의 심장 수술을 맡게 됐다. 하지만 한밤중에 수술실로 불려간 한이한이 갑자기 나타난 여분의 심장을 의문스럽게 쳐다보는 장면이 그려지며 긴장감을 더했다.

앞서 '우리는 오늘부터'는 임수향 출연작인 MBC '닥터로이어'와 겹치기 편성으로 논란이 됐다. 최근 열린 '닥터로이어' 제작발표회에서 이용석 감독은 주연 임수향의 겹치기 출연 논란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내가 편성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 캐스팅할 때 늘 생각하는 게 '배우의 연기력이 훌륭한가', '캐릭터에 적합한가', '현장에서 태도가 어떤가'이다"라며 "겹치기 출연 문제는 사실 내가 뭐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배우들이 먼저 결정하는 조건. 불행하게도 편성 변화로 인해 겹치게 된 건데, 누구를 비난하거나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딱 잘라 말했다.
사진=SBS '우리는 오늘부터' 영상 캡처
사진=SBS '우리는 오늘부터' 영상 캡처
이보다 앞서 지난 4일 '우리는 오늘부터' 첫 방송을 앞두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언급됐다. '우리는 오늘부터' 정정화 감독은 "다른 이슈로 작품이 흠집 나는 건 창작자로서 마음 아프다. 이 일로 상처받을 분들을 생각하며 저도 감독으로서 마음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누구의 잘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 드라마가 편성 안 된 상태로 사전제작하고 촬영이 끝나갈 때쯤 편성돼서 좀 겹치는 일이 발생했다. 첫 방송 시기나 요일이 다르니 우려하는 부분이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거기 드라마에서는 검사로 나온다. 시청자들이 임수향이 월화에는 이렇게 나오고 주말에는 또 다르게 나와서 헷갈린다고 할지, 좋다고 할지는 대중이 해줄 거라 생각한다. 그 답에 자신 있는 게 임수향은 이 나이 또래 배우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논란 있었지만 결과는 좋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MBC와 SBS 사이에 낀 임수향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우리는 오늘부터'에 출연하는 배우 임수향. / 사진제공=SBS
'우리는 오늘부터'에 출연하는 배우 임수향. / 사진제공=SBS
'우리는 오늘부터'와 '닥터로이어'에서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는 임수향. '우리는 오늘부터'에서는 의료사고로 인해 임신하게 된 혼전순결 오우리를 연기하고 있고, '닥터로이어'에서는 인간미 넘치면서도 냉철한 검사 금석영을 연기하고 있다.

임수향의 연기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방영 요일, 캐릭터가 다르다고 해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달라서 괜찮다'는 SBS의 자기합리화로 인해 불편할 마음을 드러낼 수 없는 건 배우이고, 두 작품 모두에 몰입할 수 없는 건 시청자다. '겹치기 방송'이 끝낼 때까지 임수향은 할 수 있는 일은 주어진 양쪽의 몫을 모두 최선을 다해 해내려 했다는 걸 연기로 보여주는 방법 뿐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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