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일지'./사진제공=JTBC
'나의 해방일지'./사진제공=JTBC
이민기가 끝없는 통찰 끝에 존재가치를 자각했다.

이민기는 지난 28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15회에서 시간이 흘러 예전처럼 아등바등한 삶이 아닌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중 어느새 단단해진 자신과 마주하게 되며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훔쳐냈다.

극중 염창희(이민기 분)는 서울 강북으로 이사 후 군고구마 기계 사업이 잘 안되자 막막한 심정으로 들렸던 편의점을 인수한 후 인왕산에 관심을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던 상태. 3년 전의 철없던 모습과는 달리 차분하고 쓸쓸해 보이기까지 한 염창희는 대출금을 전부 상환한 날 편의점을 찾아와 축하 격려를 건네는 동기에게 예전에 구씨(손석구 분)가 산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던 ‘77억 인구 중 한 명’이라는 이야기를 빗대어 “아무것도 아닌 일 원짜리가 참 요란하게도 산다 싶드라”라며 지난 시간에 대해 덤덤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다음날 아버지 염제호(천호진 분)에게 전화를 걸어 어제 대출을 다 갚은 사실과 다음 주 정도에 내려가겠다고 안부를 전했고, 집을 나서 자전거를 타고 인왕산으로 향했다. 이때 염창희의 회상에서 어떤 이유로 무채색의 인생을 살아가게 됐는지 짐작 가게 했다. 무심하게 달리던 중 지난날 자신의 평범함을 극도로 지루해 해 격한 싸움을 펼쳤던 여자친구 지현아(전혜진 분)와 일을 떠올리는가 하면, 지현아에게 살다가 힘들면 언제든지 자신에게 돌아오라며 “이제 정말 서로 축복하고 헤어지자”라고 이별을 건넨 날을 떠올렸던 것.

이내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자전거에서 내린 염창희는 한참을 울다가 인왕산을 바라보며 “형. 난 일 원짜리가 아니고 그냥 저 산이었던 것 같아. 저 산으로 돌아갈 것 같아”라며 기나긴 터널을 지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아차린 오열 엔딩을 장식, 염창희의 마지막 해방 이야기에 궁금증을 높였다.

이날 방송에서 이민기는 8년간 열정을 쏟아냈던 회사에서의 퇴사, 어머니의 죽음, 여자친구와 이별을 겪은 뒤 끊임없이 자신을 통찰해오던 끝에 깨달음을 얻은 인생의 변곡점 순간을 절정의 눈물 연기로 펼쳐내며 보는 이들의 콧날까지 시큰하게 만들었다.

‘나의 해방일지’ 최종회는 29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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