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경진/사진=텐아시아  DB
배우 이경진/사진=텐아시아 DB
배우 이경진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기구한 삶을 고백했다.

이경진은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예능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 출연했다. 그는 결혼식 당일 파혼했던 일화를 꺼내놓으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실제로 이경진은 1986년 재미동포 치과의사와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피로연에서 파혼선언을 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이경진/ 사진 제공=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이경진/ 사진 제공=KBS 2TV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만났던 한 연인과의 이별을 꺼내기도. 이경진은 40대 전 한 사람을 만났다. 홀어머니 밑에 있는 아들과 만났는데 상대 어머니가 나를 질투를 했다. 그래서 바로 정리했다. 10년 후 그 사람의 어머니가 다시 잘해보라고 찾아왔는데 거절했다"라고 털어놨다.

이경진은 사랑에서만 상처 받은 것이 아니다. 그의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었던 것. 10년 전 유방암 투병을 했던 이경진. 그는 "암이라는 소리에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의사가 한쪽 가슴을 다 절제해야 한다고 했다. 죽여달라고 기도했다. (가슴 절제보다) 죽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우 고두심의 제안으로 다른 병원을 방문했고, 다행히 절제 수술 없이 항암 치료받았다"고 고백했다. 항암 치료에 머리털이 다 빠져버리고 피부까지 까맣게 변해버렸다고. 이에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33번의 방사능 치료를 받기도. 이후 한동안은 가발을 쓰며 연기자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이경진/ 사진 제공=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이경진/ 사진 제공=KBS 2TV
그는 오랜 시간 투병 생활을 하며 바뀐 식성도 언급했다. 이경진은 "아프고 난 다음 밥 먹는 타이밍을 놓치면 위가 멈추는 것 같다"며 "10년 전부터 식성이 바뀌었다. 씹는 게 힘들어지면 마신다. 배나 오렌지를 과즙만 먹고 버리더라도 그냥 먹었다"고 털어놨다.

이경진은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도맡아 했다. 어머니 때문이었다. 그는 "우리 어머니는 학구열이 높은 분이었다. 거기다 아들을 못 낳은 한이 있어서 쌍둥이 조카들이 미국 의대에 갔을 때 내가 학비를 댔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살아보니 미국에서 의대를 나오는 것보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으면 더 보람을 느꼈겠더라.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미국 사람이 됐다. 자식은 훌륭하게 자라면 부모 곁에 없다"고 말하며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해당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은 "결혼식날 파혼이라니" "앞으로는 꽃길만 걷기를 바랍니다" "지금 행복하니 정말 다행이네요" "이제라도 좋은 분 만나시길 바라요" "예능에서 자주 만나고 싶어요" "방송에 많이 나와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허영만의 백반기행' 이경진/ 사진 제공=TV 조선
'허영만의 백반기행' 이경진/ 사진 제공=TV 조선
이경진에게 있었던 고난은 이게 끝이 아니다. 앞서 지난 1월 TV 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해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가정사를 공개했다. 이경진은 "부모님이 아들을 낳으려고 딸을 2년 터울로 넷이나 낳았다. 아버지는 아들을 낳으러 간다고 하고 떠나셨다. 남아선호사상이 심하신 분이었다. 우리를 돌보지도 않고 버렸다. 그래서 엄마 혼자서 열심히 키우셨다"고 고백했다.

70년대에는 CF퀸으로, 80년대에는 브라운관의 꽃이라 불리며 많은 중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프로야구 최초로 연예인 시구를 맡기도. 또 당대 최고 배우들만 한단는 자동차 홍보 모델에 발탁되는 등 연예계를 주름잡았던 인기 스타, 이경진. 화려할 줄만 알았던 톱배우의 뒷배경은 씁쓸했다. 아픔과 상처를 원동력으로 삼아 지금까지 견뎌온 것.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 새롭게 합류하며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 이경진. 기구한 가정사를 이겨내고 다시금 일어선 그에게 많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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