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그린마더스클럽' 방송화면 캡처
/사진=JTBC '그린마더스클럽' 방송화면 캡처


《류예지의 듣보드뽀》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JTBC 수목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이 자극적인 연출로 비판 받고 있다. 초등학생 아역 배우들에게 정신 이상을 보이는 연기를 요구했기 때문. 아역 배우들이 보호 못 받는 환경속에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린마더스클럽'이 지나친 사교육에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의 얘기를 다루지만 정작 출연진은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그린마더스클럽' 10회에서는 이은표(이요원)와 변춘희(추자현) 아이들이 이상증세를 보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은표의 아들 정동석(정시율)은 영재 발굴단 프로그램 출연 이후 동네의 유명인사가 되자 부담감을 느꼈다. 또한 동석은 자신의 말과 공감해주지 않는 동네 친구들은 물론 공부만을 강요하는 엄마에게 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동석은 쇼핑백을 뒤집어쓴 채 식탁 밑으로 들어갔다. 달래주려는 엄마의 토닥임에도 손을 물어버리며 이상 증세를 보였다.

많은 시청자는 해당 장면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동석을 연기했던 정시율 군은 2013년생으로 올해 나이가 겨우 10세. 자아가 생기기 전 연기로 인해 혹시나 정 군이 정신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
/사진=JTBC '그린마더스클럽' 방송화면 캡처
/사진=JTBC '그린마더스클럽' 방송화면 캡처
그린마더스클럽이 아역 배우 학대 촬영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같은 회차에서 자신이 1등이라고 믿고 있는 유빈(주예림)이 그려졌다. 유빈은 할머니에게 거성대 영재원에 붙었고 경시대회 대상도 탔다고 말한다. 또 곧 장관상도 받을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해 변춘희를 당황케 한다. 상상 속에 빠져 거짓을 사실로 믿는 '리플리 증후군' 증세를 보이는 것. 유빈을 보며 변춘희는 불안감을 가진다.

주예림 양 역시 2011년생으로 올해 12세. 어른들 앞에서 태연하게 거짓말을 이어가는 모습이 한창 성장하는 아역의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쳤을리는 만무하다. 해외에서는 연기가 아역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철저하게 관리를 한다.

미국의 경우 아동의 나이에 따라 근무시간 및 촬영 현장의 체류시간까지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한 작품의 연출이 아동청소년 배우들의 정서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을 때는 현장에서는 물론 이후로도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그린마더스 클럽' 관계자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아역분량을 분리해 촬영했다"며 "해당 아역배우의 부모님과 심리상태에 대해 함께 상의한 후 촬영했다. 또한 부모님 역할의 연기자의 배려있는 연기 지도 하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별도 촬영을 하고 부모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 극의 역할을 바꿀 수 없다. 성인 배우가 배려있는 연기 지도를 한들 아역 배우에겐 정신 이상 증세를 표현해야 하는 숙제가 남기는 마찬가지다.

아역 배우가 현장에서 어떤 충격을 받았고 연기 뒤에 받은 보살핌이 정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는 노릇. 수면권, 휴식권, 학습권만 보장한다고 해서 기본적 인권이 다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학습권 휴식권 등이 보장된 뒤에도 많은 연기 잘하는 아역이 성인 배우로 성공하지 못하고 연예계에서 사라져 갔다. 실력있는 아역들의 연기를 오래 보고 싶다면 현장에서는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지 고민해볼 시점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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