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무 자격도 없는 놈”
박진희, 子 향한 꾸짖음
양녕대군, 충녕대군 향한 질투에 자충수
사진= KBS '태종 이방원' 방송 화면 캡처
사진= KBS '태종 이방원' 방송 화면 캡처


주상욱이 이태리의 거듭되는 일탈에 참지 못하고 세자 폐위를 논할 것을 명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1TV ‘태종 이방원’ 30회에서는 양녕대군(이태리 분)과 충녕대군(김민기 분)이 세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견제했으며, 태종 이방원(주상욱 분)과 신하들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이방원은 세자 자리를 놓고 양녕과 충녕의 경쟁을 주도했고, 그 때문에 형제의 대립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충녕은 주위의 걱정과 만류에도 국왕의 자리에 앉겠다고 결심, 아버지에게 형보다 더 나은 국왕이 되겠다는 자신의 뜻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방원은 학문을 가까이하고 군왕으로서 자질을 갖추라는 자신의 명을 듣지 않고 주색(酒色)을 가까이 한 양녕을 궁궐 밖으로 내쫓았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하나 없듯 이방원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는 양녕을 또다시 용서했다. 비슷한 시각, 충녕은 대신들에게 주연을 베풀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소식을 들은 양녕은 질투의 불길을 키웠다.

원경왕후 민씨(박진희 분)는 충녕의 행보를 우려해 이방원과 독대 자리를 가졌다. 남편에 대한 원망보다 자식 걱정이 앞선 민씨는 “두 형제가 용상을 두고 다퉈서는 안 됩니다. 그럼 반드시 형제간에 피를 보는 일이 생길 겁니다”라고 서글프게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이방원의 생각이 바뀌지 않자 “피도 눈물도 없이 오로지 권력만을 생각하시는 게 바로 전하십니다”라며 인사도 없이 그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민씨는 그 길로 충녕을 찾아가 평범하게 살라고 했지만, 아들의 뜻을 꺾지 못했다. 굳게 결심한 충녕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삼군부 훈련장을 찾아 무장들의 고충을 들으며 그들의 마음까지 아울렀다. 양녕도 이방원에게 대신들과 함께 정사를 논할 기회를 요청하며 그간의 잘못들을 만회하려 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눠볼수록 능력의 벽을 실감하고 좌절했다. 이방원은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한편 하륜(남성진 분)과 이숙번(정태우 분)은 대신들이 자신들을 탄핵하기 위한 상소를 올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륜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길로 사직했지만, 이숙번은 도리어 대신들을 압박하다 결국 죄인의 수레에 실려 쫓겨나고 말았다.

방송 말미, 민씨는 양녕이 어리(임수현 분)를 궁궐로 다시 불러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는 참혹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철없는 행동만 일삼는 아들 때문에 분노와 슬픔이 솟구친 민씨는 “넌 아무 자격도 없는 놈이다. 군왕이 될 자격도, 내 아들이 될 자격도 없는 놈이다”라고 꾸짖었다. 그가 길을 나서려는 순간, 대문 밖에서 이방원이 싸늘하게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고, 그 옆에는 충녕이 차마 지켜보기 힘든 얼굴로 고개를 돌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방원과 민씨는 말없이 양녕의 처소를 떠났고, 양녕을 바라보는 충녕의 눈에는 측은함이 가득했다.

결국 이방원은 2품 이상의 모든 문관과 무관들에게 입궐할 것을 명했다. 궁금해 하는 유정현(임호 역)에게 이방원은 “세자를 폐하고 다시 세우는 일을 논의하겠소”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미 결심을 굳힌 듯한 이방원의 얼굴은 곧 이어질 조선의 격동을 예고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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