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죽어 나가"
수심원 책임자, 1년 6개월 징역
사진=꼬꼬무 방송화면
사진=꼬꼬무 방송화면
외딴섬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비밀이 공개됐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외딴섬, 그리고 사라진 사람들 : 1997, 인간의 조건에서 투명 인간으로 살아야 했던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날 장성규는 한 방송국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고 설명한다. 수화기 너머로 한 남성이 “어젯밤에 섬에서 탈출한 사람”이라며 “그 섬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살려달라”고 말한다.

몬스타엑스 민혁은 “아이템도 없던 상황이라면 한 번 봤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전화 이후 방송국 PD와 섬에서 도망쳤다던 51세 이상길(가명) 씨가 만난다.

이상길은 “사람들을 짐승처럼 철창 안에 가둬놓고, 강제로 일을 시키고, 말을 듣지 않으면 무자비하게 때린다”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내놨다. 그가 말한 장소는 정신 요양 시설 ‘장항 수심원’.
사진=꼬꼬무 방송화면
사진=꼬꼬무 방송화면
방송국 PD는 경찰과 함께 수심원으로 갔다. 장도연은 “정말 이상한 것은 건물 입구와 창문에 쇠창살이 처져 있었다”고 전한다. 장성규는 “창살에 매달려서 한쪽을 쳐다보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홍석천은 “와. 쇠창살 장난 아니다”라며 놀랐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구타당한다”, “다쳐도 치료를 안 해준다”, “나를 촬영하지 마라. 또 맞는다”라며 겁에 질린 모습을 보였다.

이때 어디선가 나타난 한 남성. 남성은 “촬영 하지 마라. 그러니까 나가서 이야기하자니까 나가서”라며 방송국 PD와 경찰에게 윽박지른다. 이 남성의 정체는 수심원의 책임자 장 씨였다.

더 놀라운 점은 수심원이 진단서도 필요 없고, 가족들의 동의만으로 입원할 수 있었다는 사실. 수심원에 있던 이들은 가족의 동의로 ‘강제 입원’ 당한 것이다. 이상길 씨는 “의사를 만나본 적도 없다.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친혈육인데”라며 울분을 토했다.

수심원의 책임자 장 씨는 곧장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다만 장 씨에게 폭행, 뇌물 공여 혐의만 적용,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이유는 피해자들의 가족 누구도 이들을 도와주지 않았던 것. ‘수심원 사건’은 사회의 무관심 속 끝이 났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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