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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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심이 아들 김정환과 함께 제주도를 방문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채널A와 LG헬로비전 공동제작 시사교양 '고두심이 좋아서'에서는 고향인 제주도를 방문한 고두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고두심은 "제주도에 와서 넉넉하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다니는 게 너무 좋다. 얼마 만에 혼자 여행해 보는 거야"라고 말했다. 이어 "바다를 보니까 엄마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네. 엄마하고 그때 바닷가 걸을 때가 생각나네"라고 덧붙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고두심에게 오랜 세월 지칠 때마다 위로가 되어줬다고. 뭍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거칠고 투박한 현무암 돌담길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을 평대리를 찾은 고두심이다. 그는 "현무암을 보면서 옛날에 엄마에 대해서 시 한 편 써놓은 것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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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심은 아들이자 배우 김정환과 함께 세화오일장을 찾았다. 고두심과 김정환은 돌아다니면서 후한 인심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 김정환은 엄마와 함께 가고 싶은 마을 종달리를 방문했다. 김정환은 "마을이 진짜 예쁘다. 요즘 젊은 사람들한테 가장 핫한 곳"이라고 말했다.

김정환은 "산책하고 싶은 세 곳 중 한 곳이래요"라고 설명했다. 고두심은 "정말 산책하고 싶을 것 같다. 자연스러움이 많이 묻어있고 많이 변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고두심은 자신을 위해 이런 곳을 알아 온 아들이 기특하다고 했다.

산책 후 고두심과 김정환은 제주를 오롯이 담은 제주 집밥을 먹었다. 고두심은 밥을 먹으며 가게 주인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고두심은 "걸을수록 그리고 만날수록 정이 가는 동네"라고 했다. 김정환은 "많이 발전된 곳이 아니어서 정말 예쁘다"고 감탄했다.

고두심과 김정환은 한 서점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서점에 비치된 방명록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서로를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지는 방명록이었다. 김정환은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걸 꼭 반대로 이야기해주고 싶었어요. 내 엄마로 만나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고두심은 "누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내 아들딸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맙지"라고 했다.

이후 고두심은 김정환과 함께 동생의 집을 방문했다. 고두심은 "김정환이 여기서 엄마 찾아 삼만리. 맨날 울고불고 하던 곳"이라고 말했다. 김정환은 "엄마 보고 싶어요. 저 서울 갈래요 그때 그 말이 정말 가슴 아픈 말인데 참"이라고 털어놨다. 고두심은 "학교에 너 보러 갔더니 선생님이 너 데려가라고 하더라. 멘탈이 잘못될 수 있다고 하더라. 네가 조금 내성적이잖아. 맨날 엄마 보고 싶다고 계속 일기장에 쓰니까 걱정이 된 거지"라고 설명했다.
사진=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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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은 11살 어린 나이에 1년 6개월간 제주에서 홀로 지냈다. 고두심은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지금까지도 후회와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고. 김정환은 "그래서 사실 제가 다시 제가 와서 살고 싶은 게 있다. 제가 봤던 제주도의 모습들이 제 자식이 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다음 날 아침 고두심은 아들 김정환을 위해 아침 밥상을 차렸다.

김정환은 엄마 고두심과 함께 가고 싶었던 곳인 법환 포구를 방문했다. 김정환은 "저는 이렇게 바다를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이를 들은 고두심은 "누구야"라고 물었다. 김정환은 "우리 아버지"라고 답했다. 이어 "바다만 보면 생각이 많이 난다"고 덧붙였다. 고두심은 "변하긴 변했지만, 바다는 그냥 있고 너의 기억도 그냥 있고"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고두심과 1998년 이혼한 전 남편이자 김정환의 아버지다. 김정환은 "저는 그게 좀 많이 궁금했었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저는 마지막 모습을 머릿속에 남겼기 때문에 괜찮은데 엄마는 괜찮은지 그걸 한번 물어보고 싶었어요"라고 물었다. 고두심은 "네가 애썼지, 장인어른 하고"라며 "괜찮지는 않지. 괜찮지는 않지만 내가 정말 좋아했다. 내가 진짜로 좋아한 남자였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하고 평생 예쁘게 살아봤어야 했는데 먹먹해지고 그냥 그렇게 뭉클하다"고 답했다.

김정환은 "유품을 정리하는데 이게 아빠가 항상 가지고 다닌 것"이라며 상자를 꺼냈다. 고두심은 "다 내 얼굴이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내 사진이네. 왜 이렇게 가지고 다녀. 미워서 갔으면서"라고 했다. 김정환은 "이제는 엄마가 저한테 좀 기대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저한테 편하게 이야기 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고두심은 "어느새 든든하게 성장한 아들, 지금 이 순간이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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