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써클하우스' 방송 화면.
사진=SBS '써클하우스' 방송 화면.
고등학교 시절 최고 전교 5등까지 올랐던 배우 한가인이 수능서 400점 만점중에 380점 맞았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써클 하우스'에서는 '무한경쟁사회'를 주제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주역인 쇼트트랙 국가대표 이승훈, 곽윤기, 이유빈, 장재원이 출연했다.

이날 한가인은 "요즘 경쟁이 너무 일찍 시작된다. 솔직히 6살이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나. 그런데 엄마끼리도 아이들을 비교하는 게 있어서 불붙는 게 있다. 우리 아이도 동네에서는 ‘정말 잘 한다’ 소리 듣는데 대치동에 가면 ‘어머니 너무 늦었어요’라 하니까 내가 늦었나, 뭐 시켜야 하나 고민된다"라며 주제에 공감했다.

한가인은 자신 역시 승부욕이 강하다며 "난 그냥 '졌다'라는 말이 싫다. 그래서 승부 자체를 피한다. 지면 분하다. 내기도 싫고, 운동도 싫고. 그래서 골프도 절대 못 친다. 지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기록과 관련 없는 혼자 하는 운동만 한다"라고 밝혔다.

남편 연정훈한테 지는 건 더욱 용서가 안 된다는 한가인. 그는 "신혼여행으로 칸쿤을 갔는데 너무 덥더라. 아무것도 할 게 없어서 호텔 1층에 탁구대가 있길래 남편과 탁구를 친 적이 있다. 나는 잘 못 치는데 남편이 자꾸 내가 못 받게 멀리 치고, 더운데 멀리서 공을 가져오게 하고 자꾸 웃는 거다. 나중엔 내가 뚜껑이 열려서 화를 냈는데도 남편이 계속 웃어서 탁구채를 내려놓고 방으로 올라갔다"라고 일화를 전했다.

이어 "신혼 때는 게임을 많이 하지 않나. 난 철권을 잘 못 하는데, 남편은 잘한다. 내가 지면 남편이 계속 웃는다. 그래서 새벽에 미친 듯이 혼자 연습한 뒤 아침에 일어나 남편과 다시 게임을 붙었다. 내가 이길 때까지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SBS '써클하우스' 방송 화면.
사진=SBS '써클하우스' 방송 화면.
23살 어린 나이에 결혼 것 역시 여배우들과의 경쟁이 싫어서였다고. 한가인은 "나와 비슷한 나이 또래에 비슷한 역할이 들어오는 배우들이 있지 않나. 어릴 때는 그 배우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내 경쟁자인 것 같다고 느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경쟁자라고 생각 안 하는데"라며 "나는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러지는 성격이라 그냥 이 리그에 참여를 안 해야겠다 싶었다. 그냥 빠져서 순위에 올리지 않겠다는 생각에 빨리 결혼했다. 경쟁하는 게 싫고 내가 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고 내가 받아들이기도 너무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한가인은 너무 잘하고 싶고 너무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100이 아니면 90~60은 안 한 거 같은 거다. 80~70점을 맞느니 0점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자기를 지키는 방어기제"라고 분석했다.

한가인은 악플을 보고 상처 받은 기억도 털어놨다. 그는 “어느 날 아침에 우연히 기사를 찾아봤는데 ‘언제적 한가인이냐, 아줌마 들어가 살림이나 해라’ 라는 악플을 봤다. 저녁에 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지 생각해보면 아침에 그 이야기를 들었지 깨닫게 된다. 사람들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 안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은근히 오래 날 지배 하더라”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악플은 굉장히 많은 마음의 상처를 남긴다. 몸의 부상보다 더 심할 수 있다. 아무리 마음이 단단한 사람도 악플을 보는 순간 글귀가 머리에 기억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가인은 사연을 읽던 중 수능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그는 시험만 앞두면 예민해진다는 사연을 듣고 "내가 쓴 사연인 줄 알았다. 나는 수능본 지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한 달에 한 번은 수능보는 꿈을 꾼다"라고 공감했다.

"공부 못하지 않았다"는 한가인은 "나는 솔직히 수능 마지막 문제 풀고 내가 다 맞은 줄 알았다. 그래서 '내일 만점자 소감 뭐라고 하지?'라 생각했는데 채점해보니 몇 개 틀렸더라. 400점 만점에 380점"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실제로 한가인은 ‘도전 골든벨’ 출신으로 최고 전교 5등까지 오른 우등생. 졸업 후 경희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입학했다.

한가인은 "몇 년 동안 공부하고 고생한 게 단 하루에 결정 난다는 생각이 어린 마음에 힘들었나보다. 아직도 그 후유증을 겪고 있다"라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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