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BS2 '살림남2' 방송 화면.
사진= KBS2 '살림남2' 방송 화면.
전 축구선수 이천수가 3일 동안 방에서 칩거한 이유가 밝혀졌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2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는 이천수가 새 살림남으로 등장했다.

이날 복층 자택 2층에서 홀로 생라면을 먹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이천수의 모습이 담겼다.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대부분 혼자 방에서 TV를 보며 지낸다는 이천수. 그는 1층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큰딸 주은이가 한 행동 때문에 삐져서 1층에 안 내려가고 있다. 3일 동안 방에만 있었다. 화장실도 있고, 외로운 것 빼고는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아내 심하은은 이천수가 삐진 이유에 대해 "지인이 주은이와 자전거를 같이 타주기로 약속해서 아이가 신났다. 근데 갑자기 남편이 덩달아 신나하면서 장비를 착용하고 내려오더라. 주은이가 안 간다고 했더니 지인들도 있는데 '야이씨 나도 안 놀아!'라고 말하며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잘 삐지고, 삐지면 방으로 가곤 한다. 예전에는 장문의 편지도 보내보고 달래도 봤다. 근데 언젠가부터 버겁고 쌍둥이 낳고 나서부터는 너무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사진= KBS2 '살림남2' 방송 화면.
사진= KBS2 '살림남2' 방송 화면.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뒤 몰래 1층으로 내려가던 이천수는 결국 딸에게 발각됐고, 컴퓨터 방에서 기분 전환을 하려고 했다. 그때 이천수는 바람이 불어 열린 창문에 밀려 모니터가 바닥에 떨어져 깨진 것을 보고 아내 이름을 크게 부르며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한 번도 안 쓴 170만 원짜리 모니터다. 두 달에 걸쳐 세팅한 후 이제 써야겠다 마음먹었는데 넘어져 있었다. 너무 기분이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도 안 하면서 문을 왜 열어놓는 거야? 집안일 하는 사람이 저걸 체크 못 하고 뭐하는 거야"라고 소리쳤다.

이에 심하은은 "나 이방 들어오지도 않아. 문 안 열었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언성이 점점 높이지자 심하은은 아이들 앞에서 고성을 지르는 이천수의 태도를 지적했지만, 이천수는 “너네가 잘못했으니까”라고 화를 냈다.

이천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생각 없이 뱉는 스타일이고 말을 하면 '야'를 붙이게 되더라. 이게 버릇"이라고 말했다. 심하은은 10살 딸 주은에게 “아빠는 운동만 했던 사람이잖아. 운동선수들 안에서 의사소통할 때 표현이 강한 거다. 그걸 계속 우리한테 얘기하는 거니까 이해를 하는데 아빠도 그걸 고쳐야지. 우리도 아빠랑 대화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어 이천수 방을 찾은 심하은은 "기분이 나쁘면 망설임도 없이 '너네'라는 말을 해버리더라. 그러면 아이들이 겁먹는다"고 지적했다. 이천수는 "나도 외롭고 힘들다. 너네는 나를 생각조차 안 한다. 3일 동안 여기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관심 있었어?"라고 소리쳤다.

심하은은 “한 번쯤은 주은이하고 대화도 하고 소리 지르는 것도 줄여봐라. 주은이도 싫다고 하지 않나. 상처 받는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천수는 “내가 몇 번이나 그랬다고 그러냐”고 발끈했고, 심하은은 “10년 되어 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결국 심하은은 방을 나와 눈물을 쏟았고, "남편의 말투 때문에 제가 느끼는 오만가지 감정이 상처가 된다"고 밝혔다.

이천수는 "한 지붕 밑에 살지만 두 가족이라는 느낌이 든다. 나는 가족에게 스며들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 나만 생각하는 남편이 아닌 소통 많이 하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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