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호원숙 작가가 돌아가신 어머니인 고(故) 박완서 작가를 그리워했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평생 간직하고픈 글'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고 박완서의 첫째 딸인 호원숙 작가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호원숙 작가는 "글을 쓴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그냥 가정주부였었다. 어머니와 같이 살기도 하고 모시기도 했다. 어머니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었다"며 작가가 된 이유를 밝혔다.

호원숙 작가는 고 박완서 작가의 10주기를 맞아 어머니를 그리는 책을 냈다. 호원숙 작가는 "어머니 소설이나 글에 나오는 음식이나 묘사들이 좋아서 그걸 다시 기록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호원숙 작가가 원래 꿈꾸던 일은 기자였다. 그는 월간지 '뿌리 깊은 나무'에서 편집 기자 생활도 했다. 이에 대해 "신문 기자도 하고 싶었다. 제가 꿈꾸던 일이었는데 어머니가 많이 알려져 있으니, 작가 딸이니까 '저 사람도 글 잘 쓰겠다' 하지 않나. 들어갔는데 정말 못 쓰겠더라. 머릿속으로는 써질 것 같은데 안 써진다. 원하는 글을 쓰는데 어렵더라. 유능하지 못한 기자 생활을 했다. 그래서 제가 어떤 조직에서 유능하지 못한 사람들을 잘 이해한다"고 돌아봤다. 다시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육아를 하면서 지내다가 '박완서의 문학앨범'이 출간되면서 어머니 연대기를 부탁받아 쓰게 됐다"고 말했다.

호원숙 작가는 박완서 작가의 음식 솜씨도 뛰어났다고 전했다. 호원숙 작가는 "어머니는 음식을 하면 맛있게 해야 한다, 정성 들여 해야 한다고 하셨다. 밖에서도 맛없고 성의 없게 한 건 안 드셨다"고 말했다. 기억나는 음식으로는 '섭산적'을 꼽았다. 그는 "제가 첫 아이 출산 때였다. 진통이 온다고 하니 어머니가 방에 들어오라고 해서 섭산적을 해주셨다. 떡갈비와 비슷하다. 섭산적을 구운 식빵에 사이에 넣어서 주셨다. '힘이 있어야 가서 아기를 낳는다'고 하셨다"며 회상했다.

MC 유재석은 "박완서 작가님 작품에는 음식 표현이 생생하다고 하더라. 하나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호원숙 작가는 "어릴 때 여름에는 민어를 먹었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민어를 조리하는 모습을 '그 남자네 집'에서 얼마나 멋지게 표현했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호원숙 작가는 어머니 박완서 작가를 "머리가 굉장히 좋으셨다"고 기억했다. 이어 "200편의 시를 외우셨다고 한다. 변영로의 '봄비'라는 시가 있다. 교과서에도 나와 있지 않는 시였는데 봄비가 올 때 그 시를 읽어주면 봄비 오는 저녁이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한 "봄이 되면 새싹이 올라온다. 그럴 땐 '엄마, 꽃 나왔어' 하고 엄마를 부르고 싶다. 그게 1년 내내 계속된다"며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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