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욱, 박진희, 예지원, 차예련(왼쪽부터) /사진=텐아시아 DB
주상욱, 박진희, 예지원, 차예련(왼쪽부터) /사진=텐아시아 DB
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동물 학대 논란에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배우 주상욱, 박진희, 예지원 등 출연진에게도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출연진도 아닌 차예련도 주상욱의 아내라는 이유로 SNS 댓글 테러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일 주상욱, 박진희, 예지원 SNS에는 "동물 학대 드라마 하차하라" "말 상태 공유해 주세요" "드라마 폐지 원합니다" "낙마 장면 하나 촬영하려고 말 죽인 거 후회 안 하세요?"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이 같은 반응이 나온 건 현재 방영 중인 KBS1 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

앞서 동물자유연대 측은 공식 SNS를 통해 드라마 속 낙마 장면 촬영 당시 말 학대 의혹을 제기하며 영상을 공개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태종 이방원' 속 낙마 장면 촬영 당시 제작진이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와이어를 이용해 말을 강제로 넘어뜨리는 과정에서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지며 말이 넘어질 때 함께 떨어진 배우 역시 부상이 의심될 만큼 위험한 방식으로 촬영됐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태종 이방원' 포스터 /사진제공=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포스터 /사진제공=KBS
이어 "촬영 직후 스태프들은 쓰러진 배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급히 달려간다. 그러나 그 누구도 말의 상태를 확인하는 이는 없다. (말은) 몸체가 뒤집히며 땅에 처박혀 한참 동안 홀로 쓰러져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그 뒤 말의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살아는 있는 것인지, 부상당한 곳은 없는지 알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동물 학대 의혹은 사실이었다. KBS는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립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KBS는 "사고는 지난 11월 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발생했습니다.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KBS는 '사고'라고 했다. KBS는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습니다"며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SNS 등을 통해 국민청원 참여를 촉구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21일 오전 11시 기준 6만 명이 동의했다.
사진=주상욱 인스타그램 댓글 캡처
사진=주상욱 인스타그램 댓글 캡처
많은 이들이 주상욱, 박진희, 예지원 SNS에 해명 요구와 함께 선 넘은 댓글들을 남기고 있다. 특히 주상욱의 아내인 차예련의 SNS에도 "동물 학대하는 드라마 시청률이 높으면 뭐 하나. 저런 드라마에 다시 남편님 안 나오기를" "동물 학대 드라마 찍으신 남편분 때문에 속상하시겠네요. 좀 오래 속상하셔야겠네요" 등과 같은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KBS 시청자 상담실에는 '태종 이방원' 폐지를 촉구하는 글이 게재되고 있다. 제작진에게 직접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은 시청자 상담실 밖에 없다. 이에 출연 배우들의 SNS에 달려가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판의 화살은 배우가 아닌 제작진에게 향해야 한다. 논란이 된 장면에는 주상욱, 박진희, 예지원은 등장하지 않는다. 차예련은 단지 주상욱의 아내라는 이유로 댓글 테러 몸살을 앓고 있다.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으나 선은 지켜야 한다.

한편 KBS는 논란이 된 낙마 장면이 담긴 '태종 이방원' 7회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오는 22일, 23일 방송될 예정인 13화, 14화는 방송 대신 결방을 선택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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