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콘텐츠 무단 도용 '관행'
'中은 베끼면 안 돼?'...'내로남불' 태도
창작물 보호 나몰라라
사진=SBS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홈페이지
사진=SBS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홈페이지


《서예진의 프리즘》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현황을 살핍니다. 프리즘을 통해 다양하게 펴져 나가는 빛처럼 이슈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SBS 예능 프로그램이 반복되는 표절 논란에 시름하고 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세 차례 ’표절 논란’에 휩싸인 SBS 측은 항상 논란에 대해 모두 인정하며 고개 숙였다. 반복된 실수는 의도를 의심케 하는 법.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제작진은 사과했다. 최근 웹툰 작가 이말년의 유튜브 콘텐츠 표절 논란에 대해 인정한 것이다. 제작진은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9일 방송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이말년 웹툰 작가의 유튜브 '침펄토론' 영상(2018.11)을 참조했고, 이 부분을 사전에 방송으로 고지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사진=SBS, 유튜브 캡처
사진=SBS, 유튜브 캡처
이날 방송에서 김종민과 지상렬은 '동물의 왕은 사자냐 호랑이냐'를 두고 토론을 펼쳤다. 양측은 서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펼치며 열띤 논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는 과거 이말년이 웹툰작가 주호민과 토론을 할 때 나온 내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제작진은 "이말년 웹툰 작가와 연락하여 과정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향후 '출처 표기'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SBS 예능프로그램의 ‘표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더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SBS, 후지 TV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후지 TV 방송 화면 캡처
’런닝맨’은 과거 두 차례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2015년 12월 6일 방송된 ‘로스트 인 서울’ 편은 일본의 후지 TV 예능 프로그램 ‘VS아라시’의 ‘코로코 바이킹’의 포맷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임형택 PD는 “표절할 의도는 없었으나 결과적으로는 표절이 맞다”고 인정했다.

2019년 4월 28일 방송된 ‘돌아온 유임스본드-1억 원의 사나이’편은 네이버웹툰 배진수 작가의 ‘머니게임’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배 작가는 "설정 및 전개 방식이 너무 유사하여 당황스러웠다"라며 "SBS 측으로부터 사전에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작품이 무단으로 사용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SBS 측은 "배진수 작가님의 '머니게임'을 참고해 변형했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웹툰과 배진수 작가님께 사전에 연락드리지 못한 점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날 네이버웹툰 측은 "예능에서 주요 설정과 스토리가 복제되어 방송됨으로써 작가와 영상 제작자 모두에게 큰 피해가 돌아가게 됐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SBS, 배진수 작가의 '머니게임'
사진=SBS, 배진수 작가의 '머니게임'
하지만, SBS도 예능 포맷을 도용 당하는 몸살을 앓았던 바 있다. 2020년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방송국은 ’정글의 법칙’, ‘판타스틱 듀오’, ‘영재발굴단’, ‘신의 목소리’, ‘미운 우리 새끼’ 등 SBS의 여러 프로그램의 권리를 침해했다.

특히 ‘런닝맨’의 경우 2014년 SBS와 중국 저장위성TV가 공동 제작했다. 하지만 2017년 저장위성TV 측은 중국판 ‘런닝맨’ 시즌 5를 제작하면서 프로그램명을 ‘달려라 형제’에서 ‘달려라’로 바꿨다. 그러면서 더는 SBS와 공동 제작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표절’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SBS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정작 자신들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했기 때문. 무차별 표절이 난무하는 중국의 방송계 실태를 문제 삼기도 민망해진
상황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콘텐츠를 만드는 힘이다. 창작물이 저작권법으로 엄격히 보호되는 이유기도 하다. '영재발굴단', '정글의 법칙'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예능의 지평을 열었던 SBS 제작진의 아이디어가 다시 빛나길 바라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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