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바다' 이무생 인터뷰

"공유보다 한 살 어려, 사석에서는 형이라 부르기도"
"나는 내 목소리 좋은지 모르겠다"
"제작자 정우성? 마인드 놀라워"
'고요의 바다' 이무생./사진제공=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이무생./사진제공=넷플릭스
"목소리 좋다? 섹시하다? 하하. 저는 제 목소리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께 감사드려야 할까요?"


5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배우 이무생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에서의 발성 호평에 부끄러운 듯 이렇게 말했다.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중 이무생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는 보안 팀장 공수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 이후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난 이무생. 그는 "'부부의 세계' 이후에 쉼 없이 작업을 했는데 방송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나 역시 빨리 뵙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무생은 ‘고요의 바다’ 출연 이유에 대해 "감독님, 작가님을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너무 신선해서 기대가됐고, 당장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고요의 바다'는 공개 후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는 상황. 이에 이무생은 "나 역시 호불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라며 "'고요의 바다'가 SF 장르지만, 그 안에서의 인간 군상들과 감정선도 있기에 나는 재밌게 봤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건 그만큼 이야기할 게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니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열린 건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불호 평가에도 '고요의 바다'는 현재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TOP10에 안착해 있다. 이무생은 "그만큼 많은 분이 봐주셨다는 거니까 좋은 일인 것 같다. 순위보다는 작품 자체에 매력이나 색깔들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부담감이요?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설레임과 기대감이 컸어요."
'고요의 바다'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근미래와 달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라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무생은 "상상력을 많이 발휘해야 하는 게 힘들긴 했다. SF 장르라 CG도 상상하며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작품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런 작업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힘들었다기보단 설렜고, 경험을 쌓고 성장하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이무생은 "딱딱한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공수혁의 부모님 역시 군인이라는 꿈도 군인이고, 태어날 때부터 군인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설정을 두고 인물을 만들어나갔다. 그래서 말투나 마음가짐, 몸의 자세들을 군인스럽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말투는 다나까 체를 썼다. 몸은 군대를 다녀왔기 때문에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체화시키는 과정을 거쳤다. 총을 사용하는 장면이 많아서 총을 빼고 넣고 하는 연습도 많이 했다"며 "처음에는 총집이 빡빡해서 잘 안되더라. 총을 쓰는 순간이 많으니까 연습을 많이 했는데, 나중에는 헐거워지더라. 진짜 군인들은 이렇게 연습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나와는 맞닿는 부분이 거의 없다. 난 FM적이지 못하다. 조금 닮았다고 하면 나도 고지식한 면은 조금 있는 것 같다. 좋아하는 것, 하고 싶어 하는 것들은 하려고 하고, 개인적인 신념은 밀고 나간다"고 밝혔다.
'고요의 바다' 이무생./사진제공=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이무생./사진제공=넷플릭스
극중 공수혁의 동생 공수찬은 월수에 감염돼 달의 기지에서 사망한다. 동생의 죽음을 경험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무생은 "그런 상황은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그런 경험을 했더라면 임무에 충실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이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너무 감정적으로 대처한다면 이후에 상황을 과연 끌고 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나는 여기서 공수혁이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 버전의 감정선을 찍었고, 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군인의 모습을 보이는 연기가 최종적으로 선택됐다"고 말했다.

죽음을 맞이한 결말에 아쉬움은 없냐고 묻자 이무생은 "배우로서는 죽는 게 아쉬울 수 있지만, 공수혁은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했을 것 같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임무에 가장 충실한 게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바로 총을 쏠 수 있었던 모습이 개인적으로 멋졌고, 그게 공수혁을 빛나게 만든 게 아닌가 싶다. 멋진 선택이고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서 아쉽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공유, 배두나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나와는 한 살 차이다. 내가 동생"이라고 웃으며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다. 너무 편하게 다가와 줘서 사석에서는 누나 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너무 털털하고 배우들, 스태프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너무 좋은 배우들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무생이 본 정우성은 어떤 제작자였을까. 이무생은 "제작자로서의 마인드가 놀라웠다. 쉬지 않고 현장에 계시더라. 배우들의 고충도 잘 캐치해줘서 정말 감사했고, 그러니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요의 바다' 이무생./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고요의 바다' 이무생./사진제공=에일리언컴퍼니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묻자 이무생은 "우주복 신발이 있는데, 그 신발이 군인이고 활동적이야 하다 보니 고무 느낌으로 유연성 있게 만들어졌다. 고무다 보니 푹신푹신해서 우주에서 뛰는 것처럼 통통거리며 뛰게 되더라. 처음에는 편한 것 같았는데 너무 푹신하니까 발에 무리가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또 이런 장르의 드라마나 영화가 나온다면 그런 부분을 참고해서 발전된 신발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 같이 힘드니까 서로 더 으쌰으쌰 하자는 기분이 생기더라고요. 혼자보다는 둘이 낫고 셋이 나은 것처럼 함께하니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무생은 현재 오는 2월 방송 예정인 JTBC 새 드라마 '서른, 아홉' 드라마 촬영에 한창이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진석이라는 역할을 맡았다. 정찬영(전미도 분)에게 첫눈에 반하는 인물이다. '고요의 바다'와는 17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올해 목표요? 건강함을 유지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배우로서는 지금 촬영 중인 작품을 잘 마무리 짓는 거요.(웃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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