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선, '너의밤' 종영 인터뷰
"유난히 애착 많이 가는 작품"
"낮은 시청률, 솔직히 아쉬워"
"'골목식당' 걔, 감사한 수식어"
배우 정인선/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인선/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인선이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이하 '너의밤')를 떠나보내는 시간을 가졌다.

4일 오후 정인선은 텐아시아와의 화상인터뷰에서 '너의밤' 종영을 앞두고 있는 소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정인선은 "뜨거운 여름부터 추운 겨울까지 함께한 작품이었다. 사계절을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해프닝도 많았고, 끈끈해졌다. 유난히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었고, 윤주를 만나서 행복했던 몇 개월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대본을 보고 소재 때문에 출연을 망설였다"며 "가수들의 이야기라 내가 혹여나 공감을 못해서 놓치는 부분이 많지 않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감독님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솔직하게 소재가 어렵다고 주저하게 된다고 말씀 드렸더니 그런 부분은 걱정 안 해도 되는 캐릭터라 부담갖지 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잠이라는 소재와 서로에게 치유하고 성장해나가는 스토리도 매력적이었다. 그 부분에 집중하면서 찍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윤주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까지 따뜻한 사람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 윤주한테 배우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며 "따뜻한 것 만큼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찍었다"고 회상했다.

정신의학과 전문의 연기를 소화한 정인선은 "나도 촬영 전날에는 잠을 잘 못 자는 편이다"며 "우리 직업군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잠에 관한 고충을 겪는다고 들었다. 이걸 꺼내서 다같이 얘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는 단순한 접근으로 시작했다. 서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몽유병에 전문적 지식은 없지만 주변에 힐러로 소문이 나있다.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고 에너지를 주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윤주를 만나 그 부분을 확장시키고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장 친한 친구가 의료쪽에서 일하고 있는데 '가장 좋은 건 손길 치료'라고 해준 적 있었어요. '누구도 불가능할 거라고 말한 케이스에 열과 성을 다해 손길이 닿는데까지 관심을 가졌을 때 호전되는 케이스를 보고 다른 무엇보다 손길 치료가 최고'라고 얘기해준 걸 떠올리면서 찍었어요. 그런 전문적인 치료 과정은 없지만 곁에서 애정과 관심을 갖고 비집고 들어가는 부분을 신경쓰면서 하려고 했죠."
배우 정인선/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인선/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선 "또래끼리 찍다보니까 현장이 재밌었다. 촬영하면서 힐링을 받았다. 현장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라 애드리브가 난무해서 재밌었다. 그런 것들이 쌓여서 끈끈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준영과 첫 촬영할 때 등산신이었는데 제일 더웠던 여름날이었다. 로맨스인데 땀을 뻘뻘 흘리며 눈도 제대로 못 떴고, 대사도 까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무장해제가 됐다"며 "루나 친구들과 처음 만났을 때도 너무 덥고 서로 부채질을 하거나 선풍기를 빌려줄 수 밖에 없었던 현장이라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주연 배우 가운데 가장 경력이 길었던 정인선은 "그 친구들이 부담을 느낄까봐 걱정이 됐다. 누나로서 잘 이끌어야 되나 생각했다. 촬영장이 재밌는 놀이터가 될 수 있게 노력했다"며 "괜히 장난도 많이 걸고 실 없는 소리도 처음에는 많이 했다. 조금 지나다보니까 내가 그런 걸 할 필요 없이 모두가 유쾌하고 좋은 친구들만 모였더라. 뭘 하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소통하는 걸 보고 그 뒤부터는 편안하게 몸을 맡기고 재밌게 찍었다"고 말했다.

상대 역인 이준영에 대해선 "처음 리딩한 날 굉장히 유연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 던지느냐에 따라 받아주는 느낌이 다르더라.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연기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합이 정말 좋았어요. 현장에서 각자가 생각해온 그림을 꺼내놓고 리허설하는 동안 장난치면서 맞춰보다가 제일 좋은 걸로 하게 됐어요. 그만큼 대화도 잘 통했고 워낙 유연했어요. 자극도 되고 새로운 그림을 주기도 했죠."

이어 "루나 친구들에게는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초반에 윤주를 연기하다가 에너지가 부족했다. '어떻게 이렇게 계속 밝고 낙천적이지?'라는 생각이 들 때 루나 친구들을 보면 충전이 됐다"고 덧붙였다.

"홍일점이라 처음에는 좋을 줄 알고 시작했어요. 사랑을 듬뿍 받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촬영을 하면 할수록 어느 순간 여섯번째 남자 멤버가 돼있더라고요. 루나 명예 멤버로서 동료애를 받으며 촬영했어요."
배우 정인선/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인선/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인선은 '아역 출신', '골목식당' 등 다양한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항상 따라 다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하나만 있지 않게끔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작품 활동을 열심히 달려왔다"고 답했다.

"어릴 때 운좋게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서 '살인의 추억'의 걔, '매직키드 마수리'의 걔라는 훌륭한 수식어를 얻었어요. 아역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제 수식어가 되기도 했죠. 커서도 작품마다 조금씩 제 꼬리표를 바꿔왔던 것 같고, 그럴 때마다 쾌감을 느끼고 있어요. 최근에는 '골목식당'인 것 같은데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을 때 수식어가 남는다는 걸 알게 돼서 좋아요. '골목식당'에서 일을 열심히 하고 공감을 잘하고 싹싹하고 착한 친구로 저를 기억해주시는데 어떻게 싫겠어요. 하하"

정인선은 루나에서 '최애' 멤버를 골라달라는 요청에 "루나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게 됐다. 사실 많이 놀랐다. 멋있더라"며 "잘 몰랐는데 마성의 매력을 가진 게 윤태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팬이었다면 결국에는 윤태인일 것 같다. 능력치가 좋은데 막말하고 무표정만 지을 땐 멀어졌다가도, 인터뷰할 때 진심을 다해 말하는 걸 보면 다시 좋아지고 회전문처럼 돌고돌아 윤태인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전 덕질 경험이 없어요. 아기일 때 오빠를 따라 H.O.T, S.E.S를 좋아한 것 말고는 없어서 그 부분을 걱정했는데 윤주도 그런 지식이 없어서 다행이었어요. K팝 팬들 사이에서 고증이 잘 됐다고 하는 걸 들었어요. 방송을 보면서 제 스스로는 느낄 수 없었는데 반영이 잘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작진분들께 따봉을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배우 정인선/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인선/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너의 밤'은 호평에도 시청률과 화제성 부문에서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이에 정인선은 "사실 호평을 듣고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성적면에서)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늦은 편성 시간을 원인으로 꼽으며 "본방 다음날 일찍 촬영이 있었는데 방송을 챙겨보고 가니까 다음날 많이 힘들더라. 그 시간에 챙겨봐주시지 못하는 분들의 마음을 잘 알겠고 공감이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럼에도 찾아봐주시고 입소문을 내주시는 분들 덕분에 유입되는 분들이 생겨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찾아보거나 뒤늦게 찾아봐주시면 좋겠다"며 "작품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에너지를 많은 분들이 받고, 유쾌함에 자기도 모르게 힐링하는 경험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강조했다.

'너의밤'의 메시지를 묻자 정인선은 "상처를 갖고만 있다면 치유되기까지 너무 더딜 수밖에 없다. 조금만 더 꺼냈으면 좋겠다. 쓸데없는 말장난이라도 나누려고 하면 나도 모르게 치유를 받게 되고 그 힘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잘 쓰여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픔을 혼자만 갖고 있지 말고, 상처를 치유받고 싶다고 단도직입적으로 하지 않아도 털어놨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정신 없이 몇 개월을 시끄럽게 떠들며 지냈다. 윤주와 너무 좋은 또래 친구들, 스태프분들 모두 유쾌하고 재밌는 사람들을 만났다. 나도 모르게 치유되는 힘을 알려줬다. 많은 분들이 걱정에 휩싸이고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피식 웃게 할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가 하고자했던 목표치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현장에서 받은 위로와 얻은 에너지만큼 전달됐으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힐링을 받은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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