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출연자 논란 먹고 큰 연애 예능
'솔로지옥' 송지아(위부터), '나는솔로' 정자, 영철/ 사진=넷플릭코리아 유튜브, SBS플러스 캡처
'솔로지옥' 송지아(위부터), '나는솔로' 정자, 영철/ 사진=넷플릭코리아 유튜브, SBS플러스 캡처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져온 비연예인 연애 프로그램의 인기몰이가 장기화되고 있다. 그만큼 출연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평가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극과 극 반응이 나오지만 프로그램의 인기는 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지옥'은 지난 2일 전세계 넷플릭스 TV쇼 스트리밍 톱10위에 진입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 중 최초 기록이다.

미국 예능 '투 핫 투 핸들' 한국판으로 알려진 '솔로지옥'은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진 아홉 남녀의 솔직하고 화끈한 연애 리얼리티쇼다. 총 8부작으로 지난달 18일 처음 공개된 뒤 15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톱10에 올랐다.

오늘(3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솔로지옥'은 전날인 2일 124점으로 전세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솔로지옥'은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스트리밍 1위를 차지했다. 홍콩에서는 2위, 대만·말레이시아에서는 3위, 인도네시아·모로코에서는 4위에 올랐다. 서구권인 캐나다에서도 7위를 기록했다.

SBS플러스·NQQ 예능프로그램 '나는 솔로'도 인기몰이 중이다. '나는 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이팅 프로그램. 남규홍 PD, 나상원 PD 등 과거 SBS '짝'으로 호흡을 맞췄던 제작진이 내놓은 새 연애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7월 첫 방송 이후 8주 연속 0%대를 기록하던 시청률이 최근에는 2%에 육박했다. SBS플러스와 NQQ 두 채널로 분산된 시청률을 합하면 훨씬 높은 수치가 나타난다.

'나는 솔로'는 극사실주의를 표방하는 만큼 1기 영철과 정숙, 2기 영수와 영숙이 실제로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나는 솔로'(왼쪽)', '솔로지옥' 포스터/ 사진=SBS플러스, 넷플릭스 제공
'나는 솔로'(왼쪽)', '솔로지옥' 포스터/ 사진=SBS플러스, 넷플릭스 제공
돌싱들의 연애 프로그램도 각광받고 있다. MBN '돌싱글즈2'는 최근 커플들의 최종 선택 결과를 공개하면서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지난 방송된 '돌싱글즈' 11회에서는 2부 평균 시청률 5.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돌싱글즈2'는 이혼을 경험한 출연자들이 돌싱빌리지에서 단체로 시간을 보낸 후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해 동거에 돌입하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는다. 돌싱이기에 이성을 대할 때 나타나는 미묘한 감정선이 많은 공감과 깨달음을 안긴다.

2022년에도 연애 리얼리티의 인기를 이어갈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환승연애'를 선보였던 티빙은 올해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나는 솔로' 역시 시즌을 거듭하면서 더욱 현실적인 데이트를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연애 프로그램의 인기가 뜨거워질수록 출연자들의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연예인처럼 이들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가 없기에 방송 안팎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나는 솔로' 4기 영철(가명)은 방송에서 상대방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호감을 느낀 정자(가명)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지만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례한 언행으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피해자인 줄 알았던 정자가 특정 커뮤니티에서 '나는 솔로' 출연진을 험담하고, 방송 내용을 스포해 계약 사항을 위반한 의혹이 불거지며 상황은 반전됐다. 특히 그가 운영 중인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남성 혐오적 단어를 사용한 전력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정자는 사과 영상을 올렸고, 영철도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정자는 제작진에게 화살을 돌렸고, 영철은 정자를 뺀 반쪽 사과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 가운데 제작진은 불이 옮겨 붙고 있는 데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나는 솔로' 정자(위)와 '솔로지옥' 최시훈/ 사진=유튜브, 인스타그램 캡처
'나는 솔로' 정자(위)와 '솔로지옥' 최시훈/ 사진=유튜브, 인스타그램 캡처
'솔로지옥'에 출연 중인 탤런트 출신 의류사업가 최시훈은 유흥업소 접대부 출신이라는 루머로 곤혹을 치루고 있다. 앞서 그는 '솔로지옥'으로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으나, 해당 의혹이 불거지며 웨이보 실시간 검색에 1위에 올랐다.

이에 최시훈은 3일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요즘 '솔로지옥'으로 많은 관심을 받다 보니 여러 루머가 생기는 점 마음 아프다"며 " 저는 호스트바선수(오리)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살면서 나쁜 일 한번 안 하고 착실하게 살아왔다"며 "이 루머에 대해서는 제 목숨을 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해명문은 중국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비연예인 연애 프로그램의 출연자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커플 매칭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채널A '하트시그널'도 출연자들의 학교 폭력, 폭행 전과, 음주 운전 등으로 각종 잡음을 빚어낸 바 있다.

반면 빛을 본 이들도 상당수다. '솔로지옥'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유튜버 프리지아(본명 송지아)는 프로그램 출연 후 팔로워 수가 급증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 '하트시그널'은 배우 송다은, 임현주, 방송인 오영주 등의 연예계 활동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낸 바 있다.

비연예인 연애 예능프로그램은 출연진의 신선한 매력과 새 조합에서 나오는 묘한 긴장감이 높은 몰입도를 자아낸다. 그만큼 출연자들의 개성과 존재감이 프로그램 흥망을 좌우한다. 이에 따라 일부 출연진은 프로그램의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반대로 프로그램이 이들을 갉아먹으며 인기를 끌어올릴지 모른다. 수많은 데이트 프로그램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양측이 '윈윈'하는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