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희, 지소연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송재희, 지소연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배우 송재희가 아내 지소연이 자책할까봐 아이를 갖지 말자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1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송재희, 지소연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아온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오은영 박사는 송재희와 지소연에게 "아직도 신혼?"이라고 물었다. 지소연은 "결혼 5년 차"라며 아직도 신혼이라고 답했다. 오은영 박사는 "두 분이 눈빛을 주고 받는 게 굉장히 다정하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송재희는 "저만 좋아하는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송재희는 "연애 없이 바로 결혼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첫 눈에 반해서 미친 사람처럼 '결혼을 하자'고 했다. '사귀지도 않는데 무슨 결혼이냐'고 해서 바로 사귀자고 했다. 연애를 못하고 결혼 준비를 바로 했다. 결혼 전에 연애를 할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재희, 지소연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송재희, 지소연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에게 2세 계획에 대해 물었다. 송재희는 "사랑하고 우리가 마음으로 아이를 갖고 싶은 때가 되면 3년 정도 지났다. 최근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민이 있는데 사람들 앞에서 해도 될까. 불편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지소연은 "저는 제가 노력으로 할 수 없는 고귀한 천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송재희 역시 "우리의 힘으로는 안 될 수 있는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송재희는 "우선 병원에서 난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험관을 통해서 아이를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지소연은 "믿기지 않았다. 아닐 것 같았다. 나는 다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송재희는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내가 당황한 걸 봤다. 아내와 고민에 대해 이 방송에 나오기로 마음을 먹고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이 펼쳐쳤다"고 했다. 지소연은 "'나 임신인가?'라는 상상과 희망을 가진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송재희는 "아내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여자의 몸이 제일 힘들 수 밖에 없다. 약도 그렇고 수면 마취를 한다. 기다리고 있는데 아내에 대한 걱정과 또 실패가 될까봐 그런 상태였다. 평소와 비슷한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이 길게 느껴지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 시간이 너무 지옥 같더라. 그때 확실히 알았다. 아이가 아니라 아내를 원한다는 걸"이라며 "솔직히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난임이라는 게 노력이 부족한 것도 사라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그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먹먹하고 안타까울까 싶다. 병원에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땠는지?"라고 물었다. 지소연은 "저보다 더 오랜 시간 힘들어하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서 이야기 하는 게 조심스럽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주사를 맞는 걸 싫어한다"며 "매일 매일 맞아야 하는 기간이 있고 희망을 가졌다가 안 되면 절망했다가 체념했다가 또 다시 그 시기가 오면 반복하는 것들 그 안에서 내 마음을 지켜야할까 나도 걱정했다. 오빠도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들이 많았다"고 답했다.
송재희, 지소연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송재희, 지소연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송재희는 "시험관을 하면 직접 주사를 놔야한다고 하더라. 처음 주사를 놨던 때가 기억이 난다. 어떻게 놔야 덜 아프겠어라고 생각했다. 본인이 놓는 거 보다 내가 낫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며 "놓는 저도 맞는 이 사람도 현실인가 싶더라. 최근에 주사를 많이 맞아야 했다. 그때 아내 배를 봤는데 멍이 들어있더라. 마음이 아프더라. 처음으로 저한테 '힘들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또한 송재희는 "아내를 더 생각하게 되더라. 우리 둘의 문제인데 혹시라도 본인에 대한 자책을 하지 않을까 그런 것 때문에 바보 같이 내가 악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 우리 둘이 살고 싶다. 완전 끝까지 악역을 해야겠다고 했다. '사실 아이 갖고 싶지 않다. 우리 둘이서 재밌게 살자'고 말했다. 아내는 '오빠 때문에 안 갖는 거야'라고 하길 바랐다. 그런데 어덯게 쉽게 포기하냐고 하더라.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아내가 겪고 있는 마음이 힘듦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지나친 배려심 때문에 부부간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너무 배려해서 아파할까봐 절대 피해가면 안 되는 주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를 안 하는 편이다. 부부 관계에 있어서 핵심적인 문제들에 대해 소통을 안 한다. 너무 많이 배려해서 아파할까 걱정하지만 결국 그것 때문에 서로 아프다"고 설명했다.

송재희는 "아내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거나 내 말이나 행동이 아내를 더 힘들게 할까봐 말을 거의 못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지소연은 "난임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아 두려움이 컸다. 주변으로부터 정보가 쏟아지면서 생기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런 내 자신을 남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며 "남편은 내 일에 대해 나보다 더 슬퍼하고 공감한다. 어떤 때는 위로가 되지만 괜한 걱정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혼자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과정들이 외로운 싸움인 게 힘들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지소연은 "순리보다는 사명이라는 게 느껴졌다. 혹시나 우리한테 천사가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아이들을 만날 생각이 있다고 남편에게 이야기 했다"고 했다. 또한 "오빠와 함께하기 때문에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를 들은 송재희는 "힘들고 더는 못 하겠다 싶으면 언제든지 이야기 해야된다"고 말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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