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까까오톡≫

'스걸파' 비매너 경쟁 논란
10대 여고생 뒤 숨은 엠넷
'스우파' 쫓다 가랑이 찢어질라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5회/ 사진=Mnet 캡처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5회/ 사진=Mnet 캡처


≪정태건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Mnet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 일부 10대 출연자가 비판의 중심에 섰다. 미션 과정에서 비매너로 경쟁했다는 취지에서다. 출연진을 향한 쓴소리가 거세질수록 판을 깔았던 방송국을 향한 원망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스트릿 걸스 파이터'에서는 '클루씨'와 '스쿼드'의 3차 미션이 그려졌다. '안무 트레이드' 룰을 도입해 각 크루는 상대 크루가 창작한 안무를 수정 없이 안무에 반영해야 하는 미션을 받았다.

클루씨는 스쿼드를 위해 우스꽝스러운 막춤을 준비해왔다. 이를 본 스쿼드 멤버들은 표정이 굳어지며 "이게 안무냐", "짜오신 게 맞냐", "프리스타일한 거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클루씨는 "나름 생각이 있고 생각대로 움직인 거다", "트레이드 안무 3번 갈아엎었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클루씨는 스쿼드에게 안무를 알려줄 때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클루씨는 "너무 많이 알려주지 말자", "(스핀을) 하는 데 나도 1년이 걸렸다. 잘 돌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스쿼드 멤버들은 "화가 났다. '장난 하나?'란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이게 춤인가? 이걸 전략이라고 해도 말이 되나"라고 토로했다. 반면 클루씨는 "일단 이겨야 되니까. 진짜 간절하고 팀을 위해서라도 이번에 꼭 붙어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 팀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스쿼드가 중간점검에서 안무를 선보이자 클루씨는 "테크닉할 때 골반을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스쿼드가 "영상을 여러개 봤는데 안 뜬 부분도 있고 뜬 부분도 있었다"고 반박했고, 클루씨는 "그럼 우리한테 물어봤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맞섰다.

결과적으로 승리 팀은 클루씨였다. 이들의 손을 들어준 댄서 노제는 "(트레이드 구간을) 제외하고 봤을 때 클루씨가 조금 더 역량이 컸다"고 평가했다. 허니제이도 "워낙 개인 기량이 좋은 친구들이어서 조화롭게 융화가 됐다"고 칭찬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클루씨가 상대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없이 비매너로 일관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지나친 경쟁심이 독이 된 모양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처럼 클루씨가 스쿼드에게 수준 낮은 트레이드 안무를 주지 않고도 실력적으로 이길 수 있는 자질을 갖춘 팀이기에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클루씨조차도 승리를 확정한 뒤 "트레이드 안무를 주고 이게 맞나?라고 생각했다. (스쿼드에게) 너무 죄송하고 그래도 열심히 소화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찝찝한 승리였다는 걸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유일하게 스쿼드를 선택한 모니카는 "경쟁이 앞서 나가는 건 맞는데 누군가의 발목을 잡고 올라가는 건 아니다. 자신의 실력으로 가야 한다"며 "누군가에게는 장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진지한 사투다. 목숨을 걸고 한다는 것 이런 느낌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클루씨의 멘토 가비는 "누군가를 상처주고 끌어내리고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가 아니가 클루씨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재밌게 하고 싶은 게 가장 컸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클루씨의 멘토 '라치카' 크루를 향한 비판 여론도 형성됐다. 여고생들의 비신사적인 행위를 어른이자 선배로서 제지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은 가비 등 라치카 멤버들의 SNS에 악플 테러를 가했다. 클루씨 멤버들의 SNS 역시 악플로 도배됐다. 아직 10대 여고생들이 감당하기에는 혹독한 내용이 대다수였다. 일부 출연자의 부모 SNS에도 악플이 달렸다.

비판 여론은 이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연출한 엠넷으로 옮겨 붙었다. "제작진의 기획 의도와는 별개로 충분히 악용 가능한 룰을 도입해 논란의 여지를 제공했다"는 대다수의 의견이 나왔다.

이러한 엠넷의 작법은 처음이 아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를 비롯해 '프로듀스101', '쇼미더머니' 등 엠넷표 경연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출이다. '치열한 경쟁을 극적으로 담아내려는 의도'라는 핑계로 매번 희생양을 만들어내 시청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핀다. 사실상 엠넷의 대표 프로그램 대부분이 경쟁 체제라는 점에서 이미 오래 전 고착화된 작법이다. 출연진을 '먹잇감'으로 바쳐 시청률과 화제성을 노리는 술수에 일부 시청자들은 싫증을 느끼고 있다.

이번 사태가 '스걸파'가 기대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자 제작진이 꺼내든 '무리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제, 아이키, 허니제이 등 파급력을 갖춘 스타를 배출해냈던 '스우파'를 생각하면 '스걸파'는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스우파'가 인기몰이를 할 때 후속작을 빨리 내놓겠다는 욕심의 결과다. '스걸파'가 '스우파' 종영 후 부랴부랴 기획된 탓에 여고생 댄서들의 매력을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부재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스걸파'가 5주째 방영중인데도 제 2의 노제, 제 2의 허니제이가 나오지 않는 이유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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