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오예≫
KBS 거르고 MBC 가는 유재석
엇갈린 '2021 연예대상' 행보
과거 'KBS 연예대상'에 참석한 방송인 유재석/ 사진=텐아시아 DB
과거 'KBS 연예대상'에 참석한 방송인 유재석/ 사진=텐아시아 DB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KBS 거르고 MBC 가는 유재석…엇갈린 '연예대상' 행보

방송인 유재석이 '2021 KBS 연예대상'에 불참한다. 대외적인 이유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들었지만 '2021 MBC 방송연예대상'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유재석은 25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리는 '2021 KBS 연예대상'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앞서 그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재택치료를 마치고 지난 21일 활동 복귀 소식을 알렸지만 '2021 KBS 연예대상'에는 최종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유재석은 지난 18일 열린 '2021 SBS 연예대상'에도 불참했다. 당시에는 재택치료 대상자로 분류돼 물리적으로 참석이 불가능했다. 반면 '2021 KBS 연예대상'은 그가 활동 가능한 시기에 열리는 데도 참석이 불발됐다.

방송가에 따르면 유재석은 코로나19 위험을 이유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자가격리에서 해제됐지만 병마와 싸운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라 KBS도 그를 설득시키기 어려웠다.

하지만 유재석은 대상 수상이 유력한 MBC 방송연예대상에는 참석할 전망이다. 그의 엇갈린 행보는 각 방송사 출연작의 성적에 따라 갈렸다.
'컴백홈' MC 유재석/ 사진=KBS 제공
'컴백홈' MC 유재석/ 사진=KBS 제공
유재석은 올한해 MBC '놀면 뭐하니?'에서 맹활약해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된다. 반면 KBS는 유재석에게 후보 자격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 4월 '컴백홈'을 통해 1년여 만에 친정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씁쓸한 성적표를 받고 10회 만에 물러난 탓이다.

총 10부작으로 종영된 '컴백홈'은 스타의 서울살이 첫걸음을 시작한 보금자리로 돌아가 그곳에 현재 살고 있는 청춘들의 꿈을 응원하고 힘을 실어주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종영한 '해피투게더' 제작진과 유재석이 의기투합해 많은 기대를 모았다.

준비 기간만 1년이 넘었고, 유재석은 제작발표회에서 "장수프로그램이 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KBS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고 남다른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세대를 아우르겠다는 출사표가 무색하게 많은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다. 토요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최고 시청률은 4.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그치고 말았다. 그렇게 유재석은 당초 약속된 10회만 소화한 채 또 다시 친정을 떠나고 말았다.

1991년 KBS 공채 개그맨 7기로 데뷔한 유재석은 현재 친정에서 출연 중인 작품이 없다. '컴백홈'도 10부작에 그쳐 KBS에서의 활약이 미미하다. 이에 유재석은 2019년, 2020년에 이어 3년 연속 'KBS 연예대상' 대상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과거 'KBS 연예대상'에 참석한 방송인 유재석/ 사진=KBS 제공
과거 'KBS 연예대상'에 참석한 방송인 유재석/ 사진=KBS 제공
그럼에도 유재석이 '2021 KBS 연예대상'에 참석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컸다. 그가 지난 10년간 지상파 3사에서 받은 연예대상만 따져도 7개에 달한다. 앞서 열린 '2021 S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가 이 자리에 없으니 어색하다"던 지석진의 말에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이유다. 유재석이 시상식에서 수상은 물론, 동료들의 수상을 축하하고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대중에겐 친숙하다.

그동안 유재석은 자신의 수상 여부와 상관 없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으로 많은 방송인에게 귀감이 돼왔다. 그가 수상 욕심이나 대상 후보 제외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추기 어렵다. 유재석은 압도적인 인기, 호감 이미지와 별개로 시상식 성적만 보더라도 트로피를 초월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에 유재석의 2021년 시상식 일정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KBS를 건너뛰고 MBC로 넘어가는 모양새가 그간 그가 보여준 행보와는 괴리감이 들어서다.

유재석의 불참은 지상파 3사 시상식의 추락한 권위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이기도 하다. 과거처럼 그가 활약할 수 있는 무대가 제한적이었다면 한해를 마무리하는 방송국의 잔치에 참석을 고사할리가 만무하다. 하지만 현재 유재석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놓여져 있다. 친정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공개석상에서 부진했던 작품의 악몽을 되새길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유재석의 '2021 KBS 연예대상' 불참을 두고 누가 더 아쉬운 상황인지를 살펴보면 납득이 가능하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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