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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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만’ 무감한 시한부 안은진을 향한 시청자들의 응원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한 사람만’의 세신사 표인숙(안은진)은 굴곡 많은 인생을 그저 견디며 살아왔다. 중년 세신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젊어 “힘이 좋다”는 이유로 손님이 모여들자 거센 시기를 받아도, “때 밀지 말고 컴퓨터 쓰는 일 하라”는 할머니 육성자(고두심)의 걱정에도, 별다른 감정의 동요는 없었다.


어떤 상황에도 무감한 건 그녀만의 생존 방식이었다. 그렇다 보니, 죽음을 선고 받았을 때 조차 “슬픔, 두려움 분노, 뭐든 하나는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떤 감정을 골라야 할지 몰랐다”며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인숙에게도 계기는 있었다. 이혼 후, 가수의 꿈을 좇는 아빠 표강선(장현성)은 어린 딸을 버리듯 엄마 육성자(고두심)에게 맡겼다. 싫다고 해야 아들 부부가 같이 살까, “네 자식 니가 키우라”던 성자의 눈엔 들어온 건 시뻘게지도록 주먹을 꽉 쥔 인숙이었다.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인숙은 화가나도, 슬퍼도, 무서워도, 아파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참았다. 뇌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암세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으로 그녀를 괴롭혀도 신음 한번 내지 않고 참았다.

‘아침의 빛’에 들어간 이유도 제일 싼 호스피스에서 남은 시간을 버리며 살 심산이었다. 하지만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 아닌 사는 곳 아침의 빛의 따스함은 조금씩 인숙에게도 스며들었다. “시간이 가는 걸 질기게 보기만 하면서 버리고 싶어요”라던 그녀가 호스피스 ‘녹색광선’ 방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강세연(강예원), 성미도(박수영)를 만나 내면에 있는 분노를 표출해보고, 처음으로 ‘우리’가 된 기쁨에 웃음도 지어 보이며 눌러 뒀던 감정을 하나씩 꺼내 보이고 있는 것.

달력에 X 표시를 하며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던 인숙은 따뜻한 아침의 햇살을 받으며 내일의 소중함도 느꼈다. 미우나 고우나 운명을 함께하게 된 세연, 미도와 함께 “소망을 상징하는 진짜 천국의 녹색”이라는 바닷가의 녹색광선도 같이 보러 가기로 약속했다. 삶의 변방에서만 서성거렸던 그녀에겐 이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이러한 인숙의 짠한 사연에 시청자도 반응했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이 무섭지만 할머니 앞에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하고 그저 참아내는 인숙에 마음이 찢어진다”, “‘아침의 빛’에서 세연, 미도와 함께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인생의 단 ‘한 사람’을 만나 남은 시간을 버리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며 응원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는 것. ‘아름다운 만남, 행복한 동행’이라는 아침의 빛 슬로건처럼 그 곳에서의 일상을 통해 다채로운 감정을 배워 나갈 인숙의 여정이 기다려진다.

제작진은 “언제나 삶에 무감했던 인숙은 아침의 빛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어떤 감정을 골라야 할지’ 배워 나간다”며 “어두운 끝이 아닌 새로운 빛을 향해 가는 인숙의 여정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한편 ‘한 사람만’은 매주 월, 화 오후 11시 방송된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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