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갓파더' 방송화면
KBS2 '갓파더' 방송화면
개그맨 문세윤이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을 만나 즉석에서 오디션을 봤다. 고(故) 앙드레김의 일대기를 그리는 영화에 출연할 수 있을까.

지난 22일 방송된 KBS2 예능 '新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이하 '갓파더') 12회에서는 주현과 문세윤 부자가 곽경택 감독을 만났다.

이날 주현은 문세윤에게 "곽경택 감독을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세윤은 영화 '친구'를 100번 넘게 봤다며 신기해 했다. 이어 문세윤은 "곽경택 감독이 제작비 200억 SF 대작에 들어간다고 한다"며 주현에게 기사를 찾아 보여줬다. 그러면서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네"라며 "아버지 SF영화에 출연할 것 같다"며 김칫국을 마셨다. 그러자 주현은 "우리가 공상 영화에 어울리는 얼굴이냐"고 물었고, 문세윤은 "지금도 약간 우주에서 온 느낌이다. 외계인 같으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계속해서 문세윤은 오늘의 운세를 찾았고, "모든 일이 화끈하게 잘 풀리고 귀인을 만나게 된다"라며 좋은일이 있을 것 같다고 예감했다.

문세윤은 아버지를 변신 시키기 위해 바버숍으로 향했다. 바버숍에 들어선 두 사람은 일반 이발소, 미용실과 다른 분위기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평소 목욕탕에서 2만원에 이발+염색을 한다는 주현은 약 13배 정도 비싼 바버숍 금액에 놀라며 "잘 못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돌아서기엔 늦었고, 주현은 이발에, 염색, 면도까지 모두 마쳤다. 확연하게 달라진 깔끔한 모습에 주현과 문세윤 두 사람 모두 흡족해 했다.

계속해서 주현과 문세윤은 곽경택 감독 사무실을 찾았다. 문세윤은 문 앞부터 펼쳐진 각 종 트로피 등을 보며 감탄했다. 그 순간 나타난 곽경택 감독은 주현과 마주하자마자 90도로 인사 했다. 문세윤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곽경택 감독이 영화계의 대부 아니냐. 아버지한테 깍듯하게 인사하는 걸 보니, 역시 아버지 주현과 배우 주현은 다르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주현은 사무실 상석에 앉고, 곽경택 감독은 조심스럽게 그 옆에 앉았다. 문세윤은 "아버지 사무실 같다"고 말했고, 곽경택 감독은 "정말 잘 어울리신다"며 웃었다.

곽경택 감독은 "'친구' 때 주현 선생님게게 출연을 부탁 했다. 워낙 모시기 어려웠던 분이었다. 처음엔 거절 하시더라. 삼고초려까진 아니지만 이고초려까진 했다. 이후 저녁 한 번만 먹어달라고 했고, 저녁 먹고 나서 출연을 결정 하셨다"고 비화를 전했다. 이어 곽경택 감독은 "예전에 선생님이 TV 드라마에서 칼을 차고 나온 적이 있다. 그 이미지가 너무 세게 남았다. '친구' 때 유오성 아버지 역할이 목소리, 눈빛 하나에 모든 것이 다 나와야 해서 선생님을 꼭 캐스팅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곽경택 감독은 "아직 못하고 있는 작품이 있지 않나"라며 고(故) 앙드레김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언급했다. 주현도 알고 있다는 듯 거들며 "진짜 그 역할은 하고 싶었다. 아쉽다"고 말했다. 애초 곽경택 감독은 이 영화에 주현을 앙드레김 역할로 캐스팅 하려고 했다.

이에 문세윤은 "저도 개그 프로그램에서 앙드레김 선생님을 많이 따라 했었다"며 즉석 성대모사를 펼쳤다. 곽경택 감독은 "정말 잘한다"며 놀랐다. 그러자 문세윤은 "어린시절은 제가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곽경택 감독은 "체중감량도 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문세윤은 "당연하죠"라며 자신만만 했다.

문세윤은 과거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등에 출연한 적이 있다. 이 사실을 안 곽경택 감독은 즉석에서 오디션을 제안 했다. 문세윤은 의욕과 달리 연기 기술이 부족했다. "대가리에 구멍내고 옷 벗어버릴까"라는 대사를 치는데, 수차례 지적을 받았다. 곽경택 감독은 "어 그게 아니라"라며 난감해 했다.

보다못한 주현은 "표현에 바이브레이션을 줘라. 소리만 질러 버리면 맛이 안 산단 말이다"라며 직접 연기 시범을 보였다. 이에 곽경택 감독은 "선생님은 그렇게 대본을 보기만 해도 툭 나오시냐"며 감탄했다. 주현은 "55년 동안 이것만 했는데 뭘. 난 아직도 매일 연기하는 꿈을 꾼다. 곽경택 감독이 좋은 감동을 남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면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곽경택 감독은 "제가 시나리오 쓸 때 회장님 역할이면 저도 모르게 주현 선생님을 떠올린다. 최근 쓰는 작품도 선생님 생각하면서 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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