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면 달 생각하고'
기발한 상상력 돋보이는 '퓨전 사극'
'유승호표 사극' 부활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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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면 달 생각하고’ 유승호, 이혜리, 변우석, 강미나 4명의 청춘이 '금주령' 정면 대응에 나선다.

20일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연출 황인혁 / 극본 김아록) 제작발표회가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날 황인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승호, 이혜리, 변우석, 강미나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주령의 시대,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과 술을 빚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밀주꾼 여인의 ‘아술아술’ 추격 로맨스. 기발한 상상력이 가미된 퓨전 사극이다.

이날 황인혁 PD는 ‘금주령’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작품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가상 공간인 조선 후기 18세기를 무대로 배우들을 비롯해 4명의 청춘들이 금기에 반기를 드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다”며 “장르적으로도 여러가지가 나오기에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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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령’이라는 소재와 더불어 사극과 술이 결합한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금주령’이란 아이템 자체가 신선하다.

“‘금주법’ 하면 1920년대 미국 금주령 시대를 먼저 떠올리는데 우리나라 역사에도 조선시대 내내 간헐적이긴 하지만 시행해 왔다. 금주령이란 설정이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족쇄가 된다. 금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남는 드라마를 생각했다. 젊은 청춘들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따라가 봤다.”

공영 방송이란 틀에서 술을 다루는 방식의 충돌은 없었을까. 황인혁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공영 방송이라 술을 잘 다루거나 못 다루는 건 아니라는 것. 더욱이 술이 소재이자 모티브는 되지만 술 자체에 대한 드라마는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술에 대해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관점이나 의도된 성향이 있지만, 중요한 건 술을 못 마시게 했을 때의 상황이다. 특별히 음주를 권하는 내용은 쉽지 않겠지만, 우리 드라마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다루기 때문에 술에 대한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 드라마의 완성도에서 플렛폼은 중요치 않다. 똑같이 드라마적 재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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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는 유승호, 이혜리, 변우석, 강미나 4명의 청춘이 등장한다. 황인혁 PD는 이들을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싱크로율’을 우선 순위로 꼽았다.

“캐스팅 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싱크로율이다. 그 전 작품들에서 배우들의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려고 노력했다. 촬영에 임하는 자세나 진중함이 모두 좋아서 연출자로서 뿌듯했다.”

유승호는 극중 올곧은 시골 선비 ‘남영’ 역을 맡았다. 4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그는 ‘유승호표 사극’이란 수식어에 대해 민망해 하면서도 “그간 쌓아온 데이터를 잘 활용해 이번 작품에서도 열심히 했다”며 기대감을 안겼다.
배우 유승호./사진제공=KBS
배우 유승호./사진제공=KBS
유승호는 “어느 정도는 비슷한데 남영이란 캐릭터는 철저히 그런걸 지키려는 성격이고 저는 그런 걸 따르긴 하지만 유도리 있게 잘 헤쳐나가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혜리는 “남영이란 캐릭터와 유승호 배우의 침착함, 차분함, 올곧음이 일맥상통하게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실제 유승호와 캐릭터의 유사성이 굉장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혜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는 날품팔이 아씨 ‘강로서’ 역을 소화했다. 백 냥 빚을 갚기 위해 쌀로 술을 빚어 금을 만들려는 꿈을 갖고 있다.

처음 작품을 접한 이혜리는 “제목이 강렬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정적인 느낌도 있고, ‘무슨 얘기를 하고싶은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서정적인 제목에 비해 촬영에 들어가니까 쫓고 쫓기는 신도 많았고 액션이라던가 코미디 신도 많아서 보시는 분들이 제목과 같은 면은 저희의 우정과 사랑 얘기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다른 장르의 면모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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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은 모자랄 것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날라리 세자인 ‘이표’ 역으로 분했다. 전 작품에서 ‘꽃선비’로 열일했던 그는 세자로 신분이 급상승 한 터. 변우석은 “일단 집이 커져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의 ‘이표’에 대해 표정이나 제스처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특히 능글맞은 면이나 반항적인 모습들을 잘 표현하고 싶어 그 부분에 대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강미나는 병판택 무남독녀 ‘한애진’ 역을 맡았다. 그는 “애진이의 매력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이라며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더불어 첫 사극 도전에 대한 소감으로 그는 “처음에 사극이라는 단어가 주는 걱정이 컸다”며 “좋은 배우분들과 좋은 스태프, 감독, 작가님이 잘 이끌어 주셔서 편하게 촬영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더불어 차기작도 KBS와 함께하는 그는 “어떻게 하다보니 하게 됐는데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야죠”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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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황인혁 PD는 네 배우의 장점을 언급했다. 그는 “유승호는 가식이 없다. 다른 작품에서만 접하고 같이 일을 한 적은 처음이라 조심스러웠는데, 한결같은 모습으로 촬영에 임해줘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보여줄 게 너무 많은 친구다. 사이사이 보이는 유연함이 많이 표출되길 바랬고, 실제로 그것이 표출돼서 극이 다양해 졌다”고 말했다.

이어 “혜리는 에너지의 여왕이다. 그런데 저 밝음이 남을 배려하려는 밝음이 많아서 더 예뻤다”며 “진중함도 있고 촬영장에 임하는 태도도 밝음으로만 치부하기엔 진중한 면이 많이 보여서 혜리란 배우를 잘 캐스팅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변우석은 초반에 얘기를 많이 했다. 이표란 캐릭터가 독특한 탓에 저를 많이 찾아왔는데 캐스팅에 있어서 우려한 적은 없다. 본인이 걱정을 많이 했다. 훌륭하게 해내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강미나는 정말 진중하다. 생각한 것에 2배 3배 이상 준비해 온다. 제가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옵션을 준비해 오는 배우다”라고 말했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오늘(20일) 밤 9시 40분 첫 방송된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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