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재화' 제작발표회
곽선영 "KBS 단막극 참여 영광"
"한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
'보통의 재화' 곽선영 최연수PD 김나연/ 사진=KBS2 제공
'보통의 재화' 곽선영 최연수PD 김나연/ 사진=KBS2 제공
'대세 배우' 곽선영이 KBS2 드라마 스페셜 '보통의 재화'를 통해 단막극으로 돌아온다.

17일 오후 '보통의 재화' 기자간담회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개최됐으며 최연수PD, 배우 곽선영, 김나연이 참석했다.

'보통의 재화'는 불운의 아이콘인 것도 모자라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아버린 보통 아닌 여자 김재화의 인생 우기 탈출기를 다룬 드라마다. 배우 곽선영과 최대훈, 김나연의 신선한 조합과 여운을 안길 전개를 예고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최연수 PD는 "공황장애를 앓게 된 김재화라는 여자가 그 이유를 찾는 이야기"라며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해서 슬픈 건 아니다. 최대한 모두가 즐겁게 보실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최 PD는 "내가 성숙해지고 싶은 미성숙한 사람이라 이런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다"며 "대본이 재밌었다. 일상과 상담실을 오가는 에피소드와 포맷이 신선해서 눈길이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화가 매력적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느낌이었다. 이상하고 독특한데 보다보면 사랑스럽고 매력이 있었다"며 "마치 내 이야기 같았다. 처음에는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재화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들 공감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PD는 "내가 그랬듯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제목을 '보통의 재화'라고 지었다"며 "재화가 공황장애를 극복해나가려고 애쓴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제목에 담았다"고 밝혔다.
'보통의 재화' 곽선영/ 사진=KBS2 제공
'보통의 재화' 곽선영/ 사진=KBS2 제공
곽선영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그는 "처음에는 독특하고 개성있는 마스크를 생각했다. 작가님이 생각한 사람은 동명이인 배우 김재화였다. 이 드라마를 맡을 때 참고한 게 영국 드라마인데 보통 배우들이 보편적인 미의 기준을 벗어나 있다. 강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를 찾았는데 그렇다고 곽선영이 캐스팅 리스트에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연히 곽선영이 드라마 미팅하는 영상을 보는데 내가 생각한 모습과 너무 다르더라. 엄청 조곤조곤 말하고 내성적인 것 같은데 독특하고 귀여웠다. 하지만 너무 잘나가는 배우라서 빠르게 포기했다. 단막극은 예산이 한정적이다. 그런데 제작 PD님과 곽선영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재화를 보니까 곽선영이 계속 떠올랐다. 주변에서 다 안 된다고,이미 차기작이 정해져 있을 거라고 말렸지만 밑져야 본전이니까 대본을 넣었는데 '하고 싶다'고 칼답이 와서 같이 하게 됐다. 엄청 신났다. 원래는 캐스팅을 비밀로 하는데 나는 자랑하고 다녔다"고 덧붙였다.

김나연에 대해선 "다들 희정이 역할로 발랄한 친구들을 생각했는데 나는 다운된 사람으로 생각했다"며 "김나연을 만났는데 '정변의 아이콘'처럼 내가 상상한 희정이의 모습이었다. 촬영을 하면서도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상상 밖의 연기를 한다. 앞으로 미래가 더 기대되는 친구"라고 칭찬했다.

곽선영은 자신이 연기한 김재화에 대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을 겪고 하루하루 잘 성장해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보통의 우리같다"며 "불운의 아이콘처럼, '머피의 법칙'이 발생하는 인물처럼 그려지지만 우리가 항상 겪는 일이다. 그만큼 가까운 인물이고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대본 자체가 재밌었다. 남에게 싫은 소리하지 않고 배려하면서 살고 있다고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러질 못한다.
모순적인 모습이 인간적이어서 끌렸다"며 "인물들 각자가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져서 정말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가했다. 나조차도 항상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배우들이 KBS 단막극은 꼭 하고 싶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드라마 스페셜이고, 역사도 깊어서 참여한다는 자체가 영광스러웠다"며 "작업하는 내내 행복했다. 추위와 비 떄문에 고생했지만 화기애애하게 작업했다"고 밝혔다.

연기할 때 신경쓴 점을 묻자 "대본에 충실하면 크게 애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본의 완성도가 있었다"며 "상대 배우 복이 많은 것 같다. 최대훈 선배, 김나연 양 모두 인물로서 만나줬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답했다.

곽선영은 "재화가 안 좋은 일에 닥치지만 긍정적으로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많다. 밝은 면이 부각될 수 있도록 연기했다"며 "나도 재화와 같은 역경, 고난, 불운을 어제만 해도 겪었다. 물건을 꺼내려고 서랍을 열었다가 떨어뜨려서 그걸 줍다가 부딪혔다. 이런 불운을 통해 배운다"고 했다.
'보통의 재화' 김나연/ 사진=KBS2 제공
'보통의 재화' 김나연/ 사진=KBS2 제공
김나연은 안희정 역에 대해 "중학생 2학년이지만 어른인 척을 한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학교폭력 피해자가 되고 이상한 아줌마를 만나면서 꼬여버렸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오디션을 통해 대본을 처음 보게 됐는데 내 이야기 같았다. 나도 아직 어리지만 '어리다'는 이야기를 듣는 건 나도 싫다. 그 점이 비슷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며 "감독님도 너무 예쁘시고 감독님 같지 않으셔서 같이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KBS 단막극으로 공중파 데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드라마 스페셜이 유명하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기뻤다. 드라마 촬영은 처음이었지만 너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그래서 별로 힘들지 않고 즐겁게 촬영을 마쳤다"고 말했다.

김나연은 곽선영에 대해 "너무 많이 배려해주셨다. 힘들어하는 것 같으면 앉아 있으라고 해주시고 핫팩도 주셨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되게 힘이 됐다"며 "연기할 때도 맞춰주셨다. 너무 감사했다"고 설명했다.

곽선영은 "숫자로 따져보니까 나이차이가 꽤 많이 나더라. 극 중 나이도 그 정도 차이나서 오히려 도움이 됐다"며 "극중 희정이가 어른스러운 아이인데 내가 촬영장에서 봤던 나연 양도 어른스럽고 차분했다. 재화가 희정이를 감싸주고 싶으면서도 의지하는 마음이 생겼듯이 나도연기자대 연기자로서 의지했다. 극중에 까불까불한 모습이 많았는데 그걸 나연 양이 많이 눌러줬다. 내가 도움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최대훈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연륜을 무시할 수 없다는 느낀 현장이었다. 꽤 오래전부터 공연을 함께해온 사이인데 내 연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데 크게 한 몫 했다"며 "그래서 인물을 만드는 게 어렵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인생 우기'를 맞은 시기가 있냐는 질문에 김나연은 "어리지만 나한테도 나름의 고민이 있다. 시험이라든가 친구들의 관계가 전부지만 나한테는 잠도 못 잘 정도의 고민이다"며 "그럴 땐 드라마를 질릴때까지 본다. 밤을 새워 피곤해서 쓰러지겠다 싶을 정도까지 드라마를 본다. 이러다보면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뭐라도 해야겠다'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때부터 움직인다"고 답했다.

곽선영은 "나도 '그럴수도 있지'라는 마음으로 잘 지나가려고 한다. 예를 들면 중요한 물건이 깨졌으면 접착제로 붙인다. 그때 '아깝다'는 생각보다 '접착제를 사놓길 잘했다'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보통의 재화' 곽선영과 김나연/ 사진=KBS2 제공
'보통의 재화' 곽선영과 김나연/ 사진=KBS2 제공
최연수 PD는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나로 잘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보시고 나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누구보다 내가 나를 아껴줘야하는데 이뤄야 할 것, 지켜야 할 게 많아지니까 나를 뒷전으로 놓고 살아간다"며 "드라마를 보시고 나를 보듬어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곽선영은 "등장인물에게서 나와 비슷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며 "나를 돌아보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드라마다. 그것이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김나연은 "등장인물과 내가 얼마나 비슷한지 생각하면서 보시면 재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PD는 "'보통의 재화'는 사람의 감정에 포인트를 맞추고 싶었다. 시청자들이 재화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정을 느껴줬으면 좋겠다"며 "표정을 담는 컷이 많은데 그걸 주목해주면 좋을 것 같다. 곽선영의 가장 큰 강점은 얼굴 표정이 너무 좋은 배우다. 눈에서 빛이 난다. 재화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라 그 점을 신경써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김나연은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보실 거다. 힘들 때 생각날 수 있는 드라마다. 꼭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곽선영은 "방송시간이 늦고 금요일이라 피곤하시겠지만 재밌을 거다. 16부작으로 만들면 좋겠고 70분이 아까우실 것"이라며 "두고두고 보고 싶을 정도로 밀도 있는 드라마"라고 자신했다.

'보통의 재화'는 17일 오후 11시 35분 방송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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