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제작발표회
5년 만에 KBS 대하사극 복귀
"우리 드라마만의 이방원 있다"
'태종 이방원' 주상욱(왼쪽), 김영철/ 사진=KBS1 제공
'태종 이방원' 주상욱(왼쪽), 김영철/ 사진=KBS1 제공


KBS가 1TV 새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을 통해 '사극 명가' 재건에 도전했다.

10일 오후 '태종 이방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김형일 감독, 배우 주상욱, 김영철, 박진희, 선동혁, 김명수, 조순창, 김민기가 참석했다.

'태종 이방원'은 여말선초(麗末鮮初) 시기, 누구보다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하는 드라마다.

이날 김형일 감독은 연출을 맡은 이유에 대해 "KBS 대하드라마가 다른 사극과의 차별점이 주제의식이라 생각한다. 국가와 권력, 정치, 인간을 다룬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방원이야말로 그런 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태종 이방원'이 시사하는 점을 묻자 김 감독은 "기존의 이방원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란 질문이 빠져있던 것 같다. 우리 드라마는 한마디로 이방원이 한 행위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생각하는 이방원은 가장 공적인 인간형이 되려고 한 리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의 혼란기에는 어떻게 해서든 가족들과 살고자하는 의지로 헤쳐나가고, 조선을 건설하고 나서는 가족이란 좁은 테두리 내에서는 만백성의 정당성을 얻지 못한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사사로운 연을 끊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아버지와 형제, 자식들과 수많은 불화를 겪었다"며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석되어도 의도한 바는 아니다. 조금 더 공적인 가치에 둔 리더가 됐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조금이나마 반영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역사 왜곡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지향했던 가치에 대한 문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연구와 자문을 빠짐 없이 체크했다. 그럼에도 드라마는 한편의 해석이다. 또 다른 해석이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렇게 해석했다는 걸 드라마상으로 밝혀야 한다"며 "보통 생각하시는 역사 왜곡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실 게 없다"고 강조했다.
'태종 이방원' 주상욱/ 사진=KBS1 제공
'태종 이방원' 주상욱/ 사진=KBS1 제공
대하사극 공백기가 있었던 지난 5년간 바뀐 드라마 환경에 대해 "많이 달라졌다. 여러 가지면에서 질적으로 확실히 달라진 점을 확실히 느낄 거라 자신한다. 그동안 발전된 제작 기술이 있기에 단순히 했던 드라마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질적 도약을 확실히 하고 있다.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KBS가 할 수 있는 주제의식을 정확하게 지켜나간다면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하우스 오브 카드'나 '왕좌의 게임'도 전혀 다른 시대 배경을 하지만 주제의식은 '태종 이방원'과 같다. 권력과 갈등을 그린다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묻자 김 감독은 "드라마의 시작이 위화도 회군이고 그때 이방원 나이가 22살이다. 형들은 무장인데 본인만 유일하게 문과 출신이다. 22살의 청년이 가족들과 살고자하는 위기에서 어느순간 더 큰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효와 충의 문제 등 모순된 상황이 벌어진다"며 "삶을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가치의 문제를 청년들도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 가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할 것이다. 그런 게 '태종 이방원'에 녹아 있으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주상욱은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이자 조선의 3대 임금 태종 이방원을 연기한다. 그는 "그동안 이방원이 너무 많이 나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지만 '태종 이방원'을 보시면 '내가 아는 이방원은 저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각이 다르다. 인간 이방원의 면모가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반에는 완성되지 않은, 기존의 이방원 보다는 너무 평범한 미완성의 이방원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충분히 비교하면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방원 역에 대한 부담감을 두고 그는 "KBS 대하사극이라는 것만 해도 무게감이 엄청나다. 제작발표회 현장 마저 무겁다"며 "시작할 때 당연히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고, 너무나 큰 도전이다. 기존에 유동근 선배님처럼 대단한 이방원이 많았다. 그 분들을 뛰어넘을 순 없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드라마만의 이방원이 탄생할 거라 생각한다. 지금도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지만 촬영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포스터 속 사진에 최수종과 닮았다는 이야기에 주상욱은 "영광이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며 "내 얼굴이라서 그런지 안 닮은 것 같다"고 웃었다.
'태종 이방원' 김영철/ 사진=KBS1 제공
'태종 이방원' 김영철/ 사진=KBS1 제공
김영철은 조선의 첫 번째 왕 태조 이성계 역을 맡는다. 그는 "'장영실'로 KBS 사극의 막을 내리고 '태종 이방원'으로 다시 뚜껑을 열게 됐다"며 "과거에는 태종 역을 했는데 이번에는 이성계 역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거 김영철은 '나의 나라'에서 똑같은 이성계를 맡았다. 그는 이에 대해 "'태종 이방원'은 기획의도부터가 다르다"며 "방송을 보시면 차이점을 찾아낼 수 있다. '나의 나라'에서의 이성계는 나라를 생각했다면 '태종 이방원'은 가족과 국가를 생각한다. 더 넓고 굵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영철은 "이성계 역할만 세 번째 하고 있다. 이번 이성계는 대본에도 그렇지만 강씨(예지원 분)를 사랑하는 마음을 화면에 담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서 감독님한테 많은 요구를 했다"며 "조선을 개국한 왕이지만 그가 파멸해가는 것도 사랑 때문이다. 잘못된 선택이 왕자의 난도 일으킨다. 그런 점을 구석구석 담아내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표현이 잘 안 되고 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박진희는 방원을 왕으로 만든 실질적 킹메이커이자 조선의 제3대 왕비 민씨로 분한다. 그는 "꽤 오랜만에 사극을 다시 하게 됐는데 좋은 선배님과 멋진 역할, 드라마를 만나 하루하루 감사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며 "팀워크가 시청자 여러분께 전해져서 많은 사랑을 받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씨 역할에 대해 "여러가지 찾아보고 인터뷰도 해봤는데 알면 알수록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매력있는 분이었다"며 "특히 조선이라는 시대에서 다뤄졌던 여성의 이미지가 다소곳했다면 민씨는 고려의 여자라 할 수 있다. 리더십도 있고 강하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액티브하고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연기를 할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반에 나오지 않지만 민씨가 액션을 하는 장면도 있다. 대본을 보며 깜짝 놀랐다. 대하 사극 안에서 이런 장면이 나온다는 게 기뻤다. 단면적인 모습이 아닌 입체적인 캐릭터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나름대로 공부도 하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태종 이방원' 박진희/ 사진=KBS1 제공
'태종 이방원' 박진희/ 사진=KBS1 제공
박진희는 "워낙 대작이라 힘든 촬영이 많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없었다. 나는 대부분 집안에서 남편을 응원하고 함께 상의하고 지략을 짠다. 정작 힘든 장면은 다른 배우들이 하고 있다"며 "이번에 사극을 하면서 처음으로 겨울을 온전히 나고 있다. 야외촬영이 많아서 추위를 걱정했는데 한복이라 껴입을 수 있어서 좋다. 쉬이 넘어가고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이에 김영철은 "민씨가 지금은 멋모르고 편하다는데 이제부터 힘들어지는 역할일 거다. 아직까지는 이성계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역사를 바로 보게 하려면 이 정도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상욱 배우가 조금 더 힘내서 드라마를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동혁은 여진족 출신의 장수이자 이성계의 의형제 이지란으로 변신한다. 김명수, 조순창은 각각 이방원의 형제이자 이성계의 둘째 아들 이방과 넷째 아들 이방간으로, 김민기가 태종 이방원의 셋째 아들 충녕대군으로 분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선동혁은 "다시 한 번 이지란을 해달라는 제의에 당황했다. 구관보다 더 좋은 명관은 없지 않나. 더 잘해야 하는데 아들 역을 맡은 태항호와 케미를 열심히 만들어 가고 있다"며 "오랜만에 하는 대하 드라마라 모두가 열심히 좋은 작품 만드려고 애를 쓰고 있다. 정말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여말선초 이야기를 KBS에서 네 번이나 했다"면서도 "정치적 이야기는 많았는데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없었다. '형제의 난'에 대한 깊은 이야기 질펀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게 가슴에 와닿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도전' 때와 달리 나한테도 아들을 만들어줬다. 실제 역사 속에 나오는 인물이지만 이성계 이방원 부자와 대비되는 게 절묘한
볼 거리가 된다. 기대해주셔도 좋다"고 자신했다.

김민기는 "첫 사극인데 좋은 선배님과 과분한 역할을 만나 영광이다"고 밝혔다. 그는 "위대한 업적을 가진 분을 연기한다는 게 과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선배님들의 연기에 절대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배우면서 하겠다"고 다짐했다.
'태종 이방원' 김민규(왼쪽부터) 선동혁, 주상욱, ,김형일 감독, 박진희, 김영철, 김명수, 조순창/ 사진=KBS1 제공
'태종 이방원' 김민규(왼쪽부터) 선동혁, 주상욱, ,김형일 감독, 박진희, 김영철, 김명수, 조순창/ 사진=KBS1 제공
오랜만에 사극으로 복귀한 조순창은 "셋째 아이가 자폐를 가지고 있어서 잠정 은퇴하고 시골로 내려갔다. 발달 장애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드려록 노력하고 있었다"며 "내가 가진 재능이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조금은 발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기회가 닿는 다면 열심히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려던 차에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역할을 제안해주셨다 사극은 얼굴이 많이 가려지기 떄문에 잘생겨보이기도 한다.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낙마 사고를 겪었다는 조순창은 "말에 대한 공포증이 생겼다. 그런데 형들이 제일 덩치가 큰 막내를 '너는 가장 늦게 타라'면서 걱정을 해주신다. 온몸으로 사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화도 회군의 한 장면을 찍으려고 김영철 선배님이 비를 두 시간 정도 맞으셨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심혈을 기울여 매 장면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수는 "나도 과격해보이지만 유연한 편이다. 내가 본 이방과 인물도 그런 유연함이 있는 것 같다"며 "2년이라는 임기를 맡았던 정종의 유연함을 닮아가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항상 첫 방송을 앞두면 설레고 두렵다. 이방원의고민을 따라가시면 많은 시사점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주상욱은 "보통 걱정 반, 기대 반인데 이번에는 기대가 크다.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도 열심히 촬영할테니 끝까지 지켜봐달라"고 자신했다.

선동혁은 "'용의 눈물'은 159부작인데 우리 작품은 32회다. 훨씬 압축돼 있고 훨씬 빠르다. 이 시대 흐름하고도 맞는 드라마"라며 "내가 40년간 대하드라마를 했는데 정말 기대해도 좋다. 각 배역 캐스팅이 의미도 있고 상황을 전개하는 과정도 종래 대하드라마와는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수는 "국가라는 공적 질서, 가족이라는 사적 질서, 명분과 실리에 대한 이야기다"며 "촬영하는 곳이 관광지인데 방역 수칙을 준수하다 보니까 다가오시는 분들과 소통하기 어렵다. 시간 관계상 자리를 뜨는데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다. 그만큼 주의하면서 촬영하고 있으니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달라"고 부탁했다.

'태종 이방원'은 오는 11일 오후 9시 40분 첫 방송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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