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막극 '셋' 제작 발표회
PD "조심스럽게 연출"
"상처 보듬는 계기되길"
'셋' 구성준PD(왼쪽부터) 정이서, 소주연, 조인/ 사진=KBS2 제공
'셋' 구성준PD(왼쪽부터) 정이서, 소주연, 조인/ 사진=KBS2 제공


KBS2 드라마 스페셜 2021 '셋'이 성범죄의 아픔을 가진 인물들을 그려내 상처를 보듬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9일 오후 '셋'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중계됐으며 구성준PD, 배우 소주연, 정이서, 조인이 참석했다.

'셋'은 10년간 공중파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온 KBS2 드라마 스페셜 2021 단막극 6편 중 4번째 작품이다. 성범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친구 '셋'이 복수를 위해 12년 만에 다시 모이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3인 3색 배우들의 연기와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의 조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구성준 PD는 두 번째 연출작을 맡은 소감에 대해 "첫 작품 '딱밤'은 모두가 공감하는 대중적 감정과 이야기를 담았는데 '셋'은 소수이고 약자,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 매력적이었다"며 "요즘 남몰래 상처를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셋'을 보고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각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구 PD는 "소주연은 그간 러블리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독립 영화에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셋 중에 가장 일반적인 리액션을 보여주는 사람인데 그걸 표현하는데 좋을 것 같았다"고 답했다.

이어 "정이서가 맡은 역할이 12년간 많이 변한 인물이라 묘한 이미지와 잘 닿아있는 것 같았다"며 "조인은 '모범택시'에서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보리 캐릭터가 화려하고 센 사람의 이미지 같았는데 오히려 순해보이는 배우가 반대로 연기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성 범죄를 다룬 작품에 대해 구 PD는 "실제 사례와 비슷한 지점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성 범죄와 비슷한 지점이 있다. 연출할 때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루려고 했다"며 "가장 신경 쓴 점은 성범죄에 관련된 인물에 대해 미리 재단하고 평가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들의 상처를 오롯이 보여주고 싶었다. 각 인물을 보고 시청자들이 각자만의 생각이 생길 것 같다. 그걸 각자가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내 몫이라고 생각해 최대한 개입을 배제했다"고 강조했다.
'셋' 소주연/ 사진=KBS2 제공
'셋' 소주연/ 사진=KBS2 제공
소주연은 남의 상처에는 도사지만 정작 자신의 상처는 외면하고 부정하는 간호사 김종희로 분한다. 그는 "역사 깊은 KBS 드라마 스페셜을 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는데 이렇게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었다"며 "대본을 받은 순간 안 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인사하자마자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난다. 글이 좋았고, 한 사람이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또래 여성 배우 셋이 모여 나오는 시너지가 잘 담길 것 같아서 좋았다"고 했다.

이어 "처음 액션스쿨을 가봤는데 처음 가봐서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꾀죄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화장을 거의 안 하고 립밤도 안 바르고 머리도 거의 안 만졌다"고 설명했다.

소주연은 액션에 대해 "꼭 배워보고 싶었는데 재밌었다. 발도 삐고 상처도 나고 조인 언니는 발바닥도 다쳤다"고 회상했다. 조인은 "액션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고 해보니까 아쉬운 점이 생겨서 열심히 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정이서는 "나보다는 소주연과 조인이 고생을 많이 했다. 연습하는 걸 보면서 토닥여주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이서는 12년 만에 종장리로 친구들을 불러들이는 오영주 역을 맡았다. 그는 작품의 첫인상에 대해 "무겁고 어려울 것 같았다"며 "집에서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첫 미팅 때부터 '준비하고 있겠다'고 말할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인물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감정에 잘 따라가려고 노력했고 '밀향'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참고했다. 한 인물이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식으로 변하는지 표현하려고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셋' 정이서/ 사진=KBS2 제공
'셋' 정이서/ 사진=KBS2 제공
조인은 밝았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보리를 연기한다. 그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마음이 무거워졌다. 세 친구가 복수를 한다는 마음을 먹는 게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는 의지로 느껴졌다. 현실적이지 않지만 그 마음에 공감이 가서 꼭 출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리 역에 나를 매치하기 힘들었을 텐데 섭외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리딩 때 아역 보리의 배우를 보고 너무 밝고 당차고 예뻐보여서 대본의 의도대로만 표현하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것만으로 인물의 상처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조인은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두 배우가 너무 고맙게도 나와 달리 활발하고 붙임성 좋은 배우들이어서 쉽게 친해졌다. 분위기도 너무 좋고 편했다"며 "경험이 많은 선배님들이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소주연은 "같이 몸 쓰다 보니까 더 빨리 친해진 것 같다"며 "드라마는 1부작이지만 따로 자주 만났다. 촬영장에 가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다. 정이서는 "되게 빨리 친해졌다. 끝에 가서는 서로 눈만 보면 눈물이 나와서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단막극에 참여한 정이서는 "그때와 차이점은 모르겠다. 각 인물을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며 촬영한 기억 밖에 없다. 다른 점은 장르가 바뀐 것 밖에 없다"고 했다.

처음 단막극에 출연한 소주연은 "몸이 더 힘들어야 할 것 같은데 끝나버렸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보여줘야 했는데 아쉬웠다"며 "감독님과 또 같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인도 "짧지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고, 극의 흐름대로 촬영할 수 있어서 연극 공연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정이서는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를 묻자 "로코를 해보고 싶다. 밝은 로코가 있으면 불러달라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다"며 웃었다.
'셋' 조인/ 사진=KBS2 제공
'셋' 조인/ 사진=KBS2 제공
구성준 PD는 "영문 제목은 '속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각 인물의 속죄가 무엇인지, 그걸 어떻게 용서하고 상처를 치유할지 집중해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어 "미술과 음악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집 안에서 오랫동안 신이 이어지기 때문에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장치를 넣었다"며 "액션신에서 배우들이 고생이 많았다. 모니터를 보는데 배우들이 부딪히는 게 너무 아파보였다. 그런 고생이 다 녹아져 있다"고 덧붙였다.

소주연은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액션이 관전포인트인 것 같다"며 "김종태 선배님이 보여주는 악랄한 연기가 실제로도 무서웠다. 배우들의 케미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이서는 "모든 장면이 놓쳐서는 안 된다. 긴장감을 갖고 시청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인은 "1회분이지만 그 안에 새로운 이야기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몰입해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 PD는 "하이라이트는 우리 드라마의 중간 밖에 안 된다. 뒤에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관심을 가져주시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은 오는 10일 오후 11시 25분 방송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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