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제작발표회
김수현 "첫 OTT 작품 부담 돼"
차승원 "김수현, 자기 것을 하면서 남도 챙기는 사람"
'어느 날' 단체./사진=조준원 기자
'어느 날' 단체./사진=조준원 기자
"사건이 끊이지 않아요. 한명의 배심원이 되도 좋을 것 같고, 김현수 캐릭터가 되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배우 김수현이 26일 오후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어느 날'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관전 포인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김수현, 차승원, 김성규와 이명우 감독이 참석했다.

'어느 날'은 평범한 대학생에서 하룻밤 사이 살인 용의자가 된 김현수(김수현 분)와 진실을 묻지 않는 밑바닥 삼류 변호사 신중한(차승원 분)의 치열한 생존을 그린 8부작 하드코어 범죄 드라마. 영국 BBC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원작으로 한다.
'어느 날' 이명우 감독./사진=조준원 기자
'어느 날' 이명우 감독./사진=조준원 기자
이명우 감독은 "사람이 살다 보면 경찰서에 끌려가고, 사법제도 앞에 서야 하는 상황이 간혹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법에 무지한 사람들이 겪게 되는 안타까운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을 통해 사법제도의 정의가 무엇인가 되짚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작을 보고 나서 가슴이 먹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는 이 감독. 그는 "원작이 주는 힘과 메시지가 강렬했다. 이런 드라마를 다시 만들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리메이크 기회가 주어졌을 때 사법화를 한국화 시키기가 만만치 않았는데 작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눠서 한국적인 이야기로 잘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감독들이라면 여기 있는 배우와 너무 하고 싶을 것"이라며 "작품을 처음 기획하고 대본을 뽑을 때 머릿속에 생각하는 배우들이 있다. 힘들겠지만 이 역할을 이 배우가 하면 너무 좋겠다는 배우들을 모셔서 너무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김수현이라는 대배우가 가진 흡입력과 집중력, 차승원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유연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쿠팡플레이 첫 시리즈를 연출한 소감을 묻자 이 감독은 "요즘 방송 시장 환경이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글로벌 브랜드 OTT가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우리의 기술과 자본이 들어가 있는 쿠팡플레이가 한국을 대표하는 OTT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팡플레이의 첫 시리즈를 잘 열어서 꾸준히 회자가 되는 역사적인 첫 페이지를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느 날' 김수현./사진=조준원 기자
'어느 날' 김수현./사진=조준원 기자
김수현은 평범한 대학생에서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가 된 김현수 역을 맡았다. 김수현은 "현수로서 최선을 다해서 결백했고, 너무너무 억울했고, 서러웠고 상처받고 휘둘렸다. 그리고 성장했다"고 밝혔다.

김수현은 "원작을 감명 깊게 봤기 때문에 현수가 가진 매력을 내가 소화하고 싶었다. '어느 날'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각 인물이 가진 정의가 충돌하는 소용돌이"라고 설명했다.

첫 OTT 작품에 도전하는 김수현. 부담감은 없었냐고 묻자 "부담감은 매 작품, 나이를 먹을 때마다 사라질 수 없는 것 같다. 발전된 모습에 대한 부담감이라던가 당장 전작과의 비교가 될 수 있는 부담감도 항상 있다. 그런 게 필요하다고도 생각한다. 원동력이 되니까"라면서 "나는 쿠팡 와우 회원이라 무료로 시청이 가능한 상태"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장 분위기에 대해 김수현은 "이렇게까지 억울했던 적은 없었다. 이렇게까지 남자들이 많았던 현장이 없었다. 어마어마했다"고 말했다.

연기하는데 고충은 없었냐고 묻자 김수현은 "결백하고, 억울하고, 휘둘리고, 상처받는 과정이다 보니 그걸 표현하는 부분에서 감정이 섞일 수밖에 없다. 감정신이 계속되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컸다"고 밝혔다.

교도소서 연기한 소감에 대해서는 "무대의 효과라고 하는데, 먼지로 분위기를 잡다 보니 코가 자꾸 막히고 콧물이 났다"고 말했다.
'어느 날' 차승원./사진=조준원 기자
'어느 날' 차승원./사진=조준원 기자
차승원은 진실보다 자신의 생존이 중요한 생활형 변호사 신중한으로 분한다. 차승원은 "이 작품을 하게 된 건 이명우 감독님 때문이다. 예전에 같이 작업하면서 좋았던 추억이 있어서 연기의 정서를 잘 어루만져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차승원은 "원작을 보고 외피는 얼음장같이 차가운데 내피는 용광로처럼 뜨거운 드라마더라. 상반됨에서 오는 깊이감이 좋았다. 한국의 감성과 시선에서 바라보는 결로 버무려줘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차승원은 덥수룩한 수염, 정리되지 않은 장발, 수더분한 차림새로 외적인 변화도 꾀했다. 그는 "땅에 달라붙는 생활감이 있는 캐릭터라 야인 같은 비주얼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가 이런 외형적인 모습을 한 적이 없더라"며 "머리를 쪽매는 비주얼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제대로만 잘 붙는다면 캐릭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시도했다"고 밝혔다.

18살 차이가 나는 차승원, 김수현. 차승원은 김수현과의 호흡에 대해 "안 까탈스럽더라. 자기 것을 하면서 남을 편하게 하는 게 힘들다.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데 그걸 하더라. 이 친구가 그래서 김수현이구나를 느꼈다"고 칭찬했다.

김수현은 "차승원 선배님과 호흡이 잘 안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있었는데, 첫 대본리딩 현장에서 인사를 드리면서 이미 서로 좋아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현장에서도 끊임없이 농을 즐기더라"고 덧붙였다.
'어느 날' 김성규./사진=조준원 기자
'어느 날' 김성규./사진=조준원 기자
김성규는 교도소의 절대 권력자이자 법 위에 군림하는 인물인 도지태를 연기한다. 김성규는 "나는 원작을 보진 못했다. 대본을 봤을 때 좋았던 건 누구나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메시지나 주제의식도 있지만, 속도감 있게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재밌었다"고 말했다.

계속된 악역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김성규는 "악역에 대한 부담은 없다. '어느 날'에서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다. 그전에 맡았던 역할들하고는 다른 지점이다. 교도소 안에서 권력을 쥐고 있다. 그전까지 하이에나였다면 이번에는 사자로 나온다"고 밝혔다.

캐릭터를 위해 근육을 만들었다는 김성규는 "외적으로 대단히 벌크업을 하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교도소 분위기가 있어서 관리를 했다. 도지태가 오랫동안 교도소에서 자리잡는 사람이라 보이는 부분에 있어서 운동을 쉬지 않고 했다"고 말했다.

김성규는 "김수현이 힘든 촬영인데도 많이 챙겨줬다. 덥고 쾌쾌하고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손선풍기를 대주더라"며 김수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어느 날'은 11월 27일 0시 첫 공개되며 매주 토, 일요일 만나볼 수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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